아쉬웠던 서울국제마라톤을 마치고 이번 설악그란폰도 대회에 초점을 맞추며
바이크 타는 시간을 많이 늘렸다
이번 설악에서 첫 번째 목표는 어렵겠지만 당연히 `타켓ONE` 보다 빨리 들어오기
두 번째는 대회 참가자 상위10% 내 완주하기, 세 번째는 10언더로 완주
결과먼저 말하자면 18분여 차이로 첫 번째 목표는 실패, 2~3째는 목표 초과 달성
(사실 첫 번째 목표는 내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상의 기록을 작성하고 `타켓ONE`은
컨디션 난조로 최저의 기록을 내야 성립된다고 생각함)
오늘 저녁은 운동 안하지?? 하며 아내가 묻는다
벌써18년차 생활체육인 뒷바라지 하는 아내는 스케줄을 꿰고 있다
오늘저녁은 쉰다고 말하자 저녁상 메뉴가 평소와 다르게 내가 좋아하는
각종 채소와 스테이크, 맥주1병이 식탁에 놓여있다..^^
자는둥 마는둥 새벽 3시기상하여 준비하고 약속장소 도착
임고무님과 창규형님, 준한형, 동범과 만나 목적지 상남체육공원으로 출발~~
차안에서 안전하게 완주를 결의하며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이 새벽에 도로는 자전거를
싣고 달리는 차로 가득~
홍천휴게소 도착, 여기도 벌써 수많은 라이더들로 북적거리고 주차장은 자전거 전시장 분위기~
아침식사를 못 먹을 위기에 있었으나 경험 많은 고무님이 예상 못 할 일이 발생된다는 말씀에
동범씨가 집근처 김밥을 사오는 기지를 발휘, 무사히 아침식사 해결~
차량통제 관계로 집결지인 체육공원과 다소 떨어진 곳에 주차 후 바로 준비하고 자전거로
스타트라인으로 이동
역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축제분위기~~
시작 총성이 울리며 일제히 촤~르르르르 체인 돌아가는 소리가 내 심장을 자극하고 심박이 올라간다.
자~ 시작이다 이번 레이스 전략은
쉬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업힐은 강하게~ 다운힐은 천천히~
첫 번째 업힐 살둔재 가볍게 넘기고 본격적인 업힐 구룡령 까지는 물 흐르듯 단체 라이딩
보급에서는 바나나 2조각, 에너지바2개 후다닥 챙기고 바로 구룡령 다운힐,
머릿속에는 천천히를 외치면서~~
막바지 즈음 뒤에서 현중형님!! 하며 지나가는 정화를 웃음으로 화답하며 보낸다.
경사도에 있어 최고 업힐인 조침령, 여기서부터 속도를 올리며 사람들을 추월~
터널을 지나 쓰리재까지는 비슷한 팩을 만나서 무임승차
쓰리재 업힐 에서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2번째 보급 역시 바나나2조각, 에너지바1개, 이온음료 보급후
인사하는 윤자를 뒤로하고 후다닥 튀어 나감.
쓰리재 다운힐은 급 헤어핀으로 경사도 심하고 급격하게 꺾어 있어 집중, 또집중 하며 다운
여기서 자동차 사고로 보이는 대형사고로 3대가 대파 되어 있고 안전요원들이
속도를 줄이라는 사인을 계속 주고 있어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에 손이 더 간다.
자동차 사고든 자전거 사고든 사고 나면 이미 늦다는 걸, 방어운전등 다치지 않게 집중하는 것 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됨.
스페셜 보급인 한계령 전 보급에서도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바나나와 이온음료 보충후 출발
여기 한계령 업힐에서 마지막 승부를 던지며 더 강하게,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최대한 공격적으로 공략
정상 2km남았다는 사인판이 나올 때부터 더급격한 경사가 나오면서 나도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않은가 정상이 얼마 안 남았다는데
조금더 조금더을 외치면서 전진에 또 전진 드디어 정상 탈환~
당연히 쉬지 않고 바로 다운힐~
한계령 다운힐 때는 바람이 좌, 우측 바람과 돌풍을 동반하며 나를 괴롭힌다 최대한 자세를 낮추며
자전거와 동체가 되다시피 만들며 힘겹게 내려옴
초집중과 긴장을 하느냐 설악의 장엄하고 수려한 산세를 살피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앞으로 남은 리버스구룡령 까지는 지루하고 완전 맞바람 코스라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운 좋다면 같이 라이딩 할 라이더가 있을 꺼라 생각했으나 적합한 라이더가 없어서
차라리 언덕이 빨리 나오기를 바라며 외로운 독주를 할 수밖에 없었다.
맞바람이 생각보다 강하다 물도 바닥 난지 오래였지만 근처마트에서 보충하려다
시간이 아까워 보급지까지 참기로 하고 바람을 안고 간다.
`바람아 아무리 불어봐라 나는 멈추지 않고 전진 한다`
이즈음 오른발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 한다 자전거 타면서 허리, 목, 어깨는 통증이 있었지만
발바닥(클릭부근) 아픈 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고 페달에 힘이 전달이 안돼 왼발로만 페달링~
간신히 보급소에 도착하여 물 보급 과 대기 하고 있는 구급차에 있는 파스를 뿌리며
셀프 발맛사지를 하고 최대격전지 리버스구룡령을 향해 출발
여기서 남아있는 모든 힘을 쏟아놓으리라 각오를 다지면서 오르기 시작
친절하게도 정상이 얼마 남았다는 사인이 17km부터 보인다
이건 의욕이 생기라고 만든 건지 꺽으려고 만든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너무 크게 만들어 놔서 안 볼 수고 없고 그냥 즐기기로 마음을 고쳐 먹고
1km 간격으로 있는 사인을 보며 카운터다운을 한다
앞으로 10km, 9km, 5km, 3km 마침내 1km 앞에 정상이 있단다
그리고 정상이 보이고 같이 오르던 라이더와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하고 마지막 보급에서
물보충, 콜라 연속3잔, 그리고 바나나2조각, 오렌지1조각, 에너지바2개 챙기고
시계를 보니 라이딩 한지 7시간 30분이 막 지나감
남은거리 약 48km 정도이고 다운거리만 10km정도 되니 단순계산으로는 평지로 남은거리는38km,
잘하면 8시간대 골인이 가능하다 그래 해보자!!
타켓one는 그림자도 못 보겠지만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생김
리버스구룡령 다운힐, 마침 바람도 심하게 불지 않아 공격적인 다운이 가능하여 고고씽~
무사히 내려와 이제부터는 낙타등 코스로 작은 언덕과 내리막이 계속이어지고
바닥에는 5km마다 표시가 되어있어 시계를 보며 1초라도 줄이려는 생각에 기어는
무겁게 놓고 달려서 그런지 이내 허벅지에 경련이 생긴다
마실 물도 부족하지만 허벅지에 물을 뿌려가며 달래면서 바람을 가른다
`대체 기록이 뭐길래 대체 그숫자가 뭐길래` 하며
마음 한편으로는 천천히 가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음을 다시 먹는다
`닥치고 페달이나 밟아!! 심장이 터지나 허벅지가 터지나 해보자면서..`
남은거리 500m 전, 웃음이 절로 나온다 크크 무사히 해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드디어 작은억덕 위에 골인지점, 나도 모르게 환호를 지르며 골인~~
이짦은 희열을 위해 장장9시간을 달려나 보다 총 달린 시간은 8시간53분
이보다 행복할 순 없다~~
기록증 받고 샤워하러 가다 명선형을 만나 기숙총무님의 낙차 소식부터 듣는다
아~ 이런, 작은 부상이길 기원하며 창규형님과 동범씨가 걱정이 된다.
한계령 다운힐에서 측바람이 엄청난지라 한순간 콘트롤 실수라도 하면 바로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바심 나는 시간이 흘러흘러 무사히 전원 완주했다는 소식에 비로소 안심이 된다.
귀가전 편의점에서 맥주2병사서 한잔하려는데 아들이 옆에 앉는다.
오늘 뭐하셨어요? 얼굴이 까맣게 그을렸다면서,
난 아무말 없이 지옥과 천당을 다녀왔다고 하면서 기록증을 내보인다.
아들녀석 아무반응 없이 아까운 맥주나 축낸다.
아들아~ 아빤 오늘 정말 행복 했단다, 아무렴 이런게 행복한 삶이지.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늘 운동의 고통을 줄기는 감사님
사람마다 즐기는 포인트가 다른것 같죠
전, 익스트림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요~
고통 후에 오는 희열 ~~
쪼금 이해가 되네요~형님~ 수고하셨어요.
🎉🎉무사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즐길줄 아는 형님이 자랑스럽습니다^^
항상 라이딩 전날에는 불안에 떤다우.ㅠ
나갈때 처럼 들어올때도 아무일 없길 바라면서~
시현씨도 첫 대회에 무사완주 축하해~
@김현중 감사합니다~형님이 하라고 하신대로 명심해서 할수 있었습니다.^^
수고하고 고생했어요. 혼자서 완주하니까 재미는없네요. ㅎㅎ
내년에는 같이가야할듯합니다.~~
명선형, 나의 영원한 타킷~
평생 못 잡겠지만 그래도 형만 보고 달려갈 겁니다~^^
김감사님 대회 직전 조언이 피와 살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주신 슬리퍼를 신지 않으려고, 이 악물고 한숨과 눈물나는 업힐에서 절대 안장에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창규형님에 불굴의 의지는 엘리트선수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늘 안전하고 즐거운 운동 즐기시길~^^
고생하셨습니다~^^
일들이 많은 설악그란폰도....
즐기는 라이더가 진정 챔피온 입니다
감사님은 즐길줄 아시는분 최고십니다~!!
혜민이 보면 늘 생각이 나는 단어 '위풍당당' 특히 잔차 타는 모습은 전장의 장수같은 느낌~
고마워 혜민!!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당신 글보면 기분이 좋아지던데 ㅎ
우리 행복해지도록 많이 노력하자~
같이 가서 너무 감사한 감사님~~~ㅎㅎ
너덜너덜 해진 몸 둥아리 샤워실 알려주고
세면도구 다 챙겨주고, 올때 운전도 해주시고~~~
감사 했습니다. 내년에도 함께 해효~^^
위트, 재치 넘치는 동범씨~
그란폰도 완주로 원풀이 했으니 앞으로 전진만~~
목표하신 기록 완주 축하드립니다.
너무 생생하고 내가 타는 듯한 후기 감사합니다.
나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생활체육에 대한 열정 다시한번 감동 받습니다.
현중씨 화이팅!
형님,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슴다~^^
감사하구요
과기대에서 조깅하고 막걸리 한잔하시죠~
오~우 후기도 공격적이야!
축하 합니다. 그란폰도를 이렇게 멋지게 할불면 메디오는 어떻게 하라고!~
나! 김현중이야~~^^
초지일관 석현형~
고맙습니다~
닥치고 페달이나 밟아!
역시 형님의 캐릭터는 무타협~!
엄청나게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왔군요~
멋집니다!!
ㅎ 치열한 전투라~딱 맞는 표현이네
이상하게 올해는 같이나가는 시합이 없네~
이제는 따라갈 수도 없는 사람이지만
고성아이언맨 5언더 축하하네~^^
작년에 함께 했던 형님과의 설악 추억 올해도 같이 갔었어야 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내년에는 꼭 함께해요^^
모범 철인 현중형님 짱~~~!
지나서 생각해보니 작년 설악이 더 추억에 남는 것 같아~~^^
대단한 우리 전식!!
사실 이번 설악에서도 문득문득 전식이 생각이 나더라구
내년에는 같이 가자구~
귀한 기록증을 몰라보는 아들 ㅎ
내조하는 아내분을 보며 반성해 봅니다 ㅎ
실감나는 후기 감사드리며
축하드려요^^
저희집 보다 총무님 댁이 더 화목해 보입니다
가족 모든분이 운동을 즐기는 잖아요
저희집은 와이프가 정적인 사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