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종사형 열녀들이 남긴 기록의 양상 및 의미에 대해 논하시오.
김간의 〈열녀송씨전>에는 이 여성은 남편이 죽으니까 “응당 죽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자기가 응당 죽어야 하는 이유를 또 스스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남편이 죽었구나. 그럼 나도 죽어야지.”라고 이야기를 하고, 결국은 자기 목을 매서, 그것도 상복의 띠로 목을 매서 손을 단정히 맞잡고 자살을 하는데 아주 단정하게 죽은 것으로 그린다. 그래서 자살의 상황에서도 두려움이라든지 고통이 없고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단정하게 죽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임헌회가 쓴 〈열부유인이씨전>을 보면 머리칼을 잘라 태워서 남편 바르게 하고, 넓적다리 베어서 구워서 먹게 한다. 하지 않은 일이 없었다고 나온다. 그래서 ‘손가락을 잘라 생혈을 넣으면 산다.’ 아니면 ‘넓적다리를 베서 그 고기를 먹게 하면 산다.’이런 이야기들이 있었기 때문에 여성들이 정말 남편이 죽을 것 같은 마지막 순간에 이런 여러 가지 일을 했다. 그래서 자기 신체를 훼손해가면서 열을 수행하고, 상분이라는 남편의 변을 맛보도 한다. 그래서 어떤가 살피고, 손가락 자르고, 넓적다리 베고, 이렇게 하면, 넓적다리 베면 사실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죽는 거로 연결이 되는 그런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한경소의 〈박열부전>에는 여성은 사실 죽는 걸 말리기도 하는 분위기 속에서 단도로 자기 목을 찔러서 결국은 열을 수행하는 종사를 하는 여성이다. 그런데 어머니가 지켰는데 숨소리가 이상해서 보니까 칼을 쥐고 땅에 엎드려 있는데, 온몸이 다 피로 젖었는데 목에서, 구멍 3개에서 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 여성이 자기 턱 밑을 3번 칼로 찔러서 자살을 시도한 것이다. 그런데 그게 목숨이 안 끊어지면서, 거기서 숨이 새면서 나는 소리였던 거다. 그래서 어머니가 너무 기가 막혀 하면서 딸을 보게 되는 것인데, 이 딸은 또 자기가 빨리 죽는 게 청산 과부인 딸을 오래 보는 것보다 어머니도 그게 더 낫지 않겠는가 생각을 한다.
남성 문사들이 쓴 열녀전이 이렇게 굉장히 여성들이 고통도 내색하지 않고 너무 당연히 자연스럽게 거의 기계화된 것처럼 열을 척척 수행한 것으로 그려지는데, 그러면 여성들 자신은 어떠했는가? 열녀 자신들의 기록을 한번 보면 열녀가 죽기 전에 쓴 유서에서 알 수 있다. 심재덕의 부인 김씨가 친정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 그야말로 애고애고, 절통절통, 통악통악, 한심한심, 그러면서 자기 쓸데없는 잔명이 대의를 쫓는다는 거다. 여러 가지로 애고애고, 절통절통, 통악통악, 여러 가지 감탄사들이 나온 것을 보면 감당하기 힘든 자신의 운명에 대한 원망이 보인다. 반복, 감탄, 이런 게 많은 것은 감정이 정말 얼마나 소용돌이치는가가 이 열녀 자신의 글을 통해서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