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노채 하우징쿱(Housing Coops) 대표이사, 한국주택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개척가!
-주택에 가치·문화 그리고 인간의 정(情)이란 옷을 입히다!
(이종식 기자) 협동조합(協同組合)이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한데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경제조직을 말한다. 조직이 자발적이고, 운영이 민주적이며, 경제활동의 목적이 조합원에게 봉사하며 나아가 지역사회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활동과 구별화 된다.
이러한 의미 그대로를 한국주택문화 분야에서 협동조합정신을 실천에 옮기며, 새로운 주택문화를 써내려 가고 있는 기노채(Kee, Rho Chae) 하우징쿱 이사장을 만나 주택협동조합을 통해 색다르게 진행되는 주택주거문화운동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하우징쿱(Housing Coops)이란 단어 그대로 주택협동조합을 말한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2011년 9월에 처음으로 주택과 건설업분야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과 같이 포럼(www.hcoop.or.kr)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약 5년 정도 48차 정기포럼까지 진행해 오고 있다. 이 포럼은 건설, 인테리어, 설계, 도시재생, 리츠(REITs)를 포함한 모든 건설부동산에 관련된 전문가들의 강의와 토론을 하는 포럼이다. 여기서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주택협동조합을 연구하고 시작하게 되었다.
▲ 주택협동조합이 기존의 주택분양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일반분양은 주택에 입주자들이 맞추어야 하는 기성복이라면 제가 설명하는 하우징쿱의 주택은 자기수준과 취향에 맞는 옷을 재단해 입는 ‘맞춤복’에 비유될 수 있다. 입주자모집에서 일차 심사를 해 주거공동체와 어울릴 수 있는지 판단한다. 왜냐하면 완공 전까지 통상 50번이상의 입주자모임을 통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설계와 분위기를 만들어 가기에 처음부터 입주자들의 성격과 취향이 비슷한 세대원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건축가도 수상경력이 있는 검증된 분들에게 의뢰를 하니 평범한 건물을 거부한다는 점이다. 주택이라는 가치와 문화에 현대적 실용성과 하우징쿱만의 철학인 인간공동체라는 인간의 정(情)을 가미한 건축미를 겸비해 디자인한다.
세 번째로 가격면에서 저렴하다는 점이다. 토지는 급매물이나 경매을 통하여 구입하거나, 임야나 전답을 구입해 택지로 변경해 진행하기에 개발이익은 하우징쿱이 아닌 조합원에게 돌려준다. 우리는 수수료만 받으면 된다. 결과적으로 대지의 거품이 없기에 가격이 저렴하다.
네 번째로 공사이익도 인근의 빌라업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에 하우징쿱은 고급주택 분야에서 평판이 있다. 기본자산이나 신용도 있고 부채는 없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어느 정도 품격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라서 공사업체의 품격으로 보증된다 할 수 있다.
주택협동조합의 장점에 주거공동체(Community)를 융합한 ‘대가족형 주택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주택개념 제시하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택분양의 현황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곳이 8개이고, 오늘 설명할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은 9차 사업이다. 상반기에 5개가 완성되고 연말까지는 나머지가 완성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제주에서도 2차 사업이 준비 중이다.
특히, 이번에 분양하는 용인 고림동은 여러 면에서 특별하다.
우선 토지를 경매로 매입해서 진행하기에 토지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그런데다가 여기는 토지의 특성을 아주 잘 살려 요즘 한참 뜨고 있는 테라스하우스 형태로 집을 짓는다. 앞집의 옥상을 자기의 정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테라스하우스’는 공동주택의 편리함과 단독주택의 쾌적함을 모두 갖추고 있기에 인기가 높다. 세대 당 실내 25평(아파트 34평과 비슷함)에 텃밭 겸 테라스가 약 18평정도 있으며 분양가격은 2억4천만원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구조는 방3, 거실2, 욕실2, 5Bay. 복층에 도시가스 난방이며, 각 세대 LG에코 환기시스템을 설치하여 요즘 큰 걱정거리인 황사와 미세 먼지에 의한 걱정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모델하우스는 따로 없다. 그러나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말로는 비슷한 조건의 주변 시세에 비해서 상당히 저렴하다고 한다.
그러기에 입주자 모집이 본격 시작되면 입주 경쟁이 치열할 듯하다.
하우징쿱 주택협동조합의 입주자 선정 방식은 아주 독특해서, 먼저 입주 가구 수보다 많은 입주 예정자를 모집한 다음 여러 번의 모임을 갖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만으로 입주자를 최종 선정한다. 그러기에 서로 잘 맞는 사람들로만 이웃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 현재 입주자 모집 중인 용인 고림동 테라스하우스 조감도) ▲ 이 일을 하게된 계기라면?
주택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다. 먼저, 공급자위주에서 수요자위주로 바꾸고 싶었다. 개발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고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 다음에 Community(주거공동체)개념을 주택에 적용해보고 싶었다. 서로 입주전 설계시부터 자주 만나니 완공 후에는 가족같이 지낸다. 층간소음문제 같은 이웃간의 문제가 생길 수 없다. 그러니 주거생활이 즐거워지고 삶도 행복해진다. 삶이 행복해야 모든 일이 잘 된다.
그리고 도시 속에서 풍기는 천편일률적 제품이 아닌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 시켜 실용성에 미적 감각을 녹여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 주거공동체의 예를 설명한다면? 집을 지을 때 여유가 있는 분은 자기집값을 착공 전에 완불해서 형편이 어려운 다른 입주들에게 빌려준다. 나중에 저렴한 이자와 원금을 받지만 건축자금을 모르는 이웃에게 빌려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여기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주택안에 공유되는 공동체시설을 만든다. 단독16채가 있는 제주도의 경우, 별도의 공동체시설이 있어 그곳에서 식사나 파티를 하고 집회나 영화를 같이 본다. 공동체주민 뿐만 아니라 인근주민도 공유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약 3천권소장)도 있어 공부나 회의실로도 사용한다. 이렇게 하우징쿱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간다.
▲ 분양방식은 어떻게 하는지? 보통 2가지 방식이 있다. 일반분양방식과 주택협동조합방식이 있다. 주택협동조합형식은 법인이 주택을 소유하고 출자한 사람이 법인에게 임대차형식으로 빌려 써는 방식이다. 조합장(이사장)과 조합원으로 구성되며 내부표준규정을 만들어 관리된다. 주택을 파는 것과 들어올 사람도 주거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총회승인으로 규정되어 있다.
▲ 하우징쿱의 개념이 외국사례가 있는지? 원래 주택협동조합은 유럽에서 시작됐다. 19세기 중반이후 자생적인 소비자 협동조합이 등장한 것이 기원이고, 한국은 품앗이가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실질적인 주택협동조합은 20세가 국가정책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도시화나 전쟁 같은 재난을 거치면서 주택이 많이 부족해지고 그에 따른 질병과 같은 사회적문제가 생기게 되니 국가재정으로 공공임대주택으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공공과 민간이 혼합된 비영리주택조합이 설립되고 각종 세제혜택을 지원해 많이 활성화 되었다.
주택협동조합이 유럽의 경우 5%정도(별도로 사회주택은 9%정도 공급) 보급이 되었으나 우리의 경우 주택이 완공되면 없어지는 한시적인 주택조합은 있었지만, 주택협동조합은 없었다. 최근에 공공임대주택이 6%정도인데 이는 다른 개도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이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많이 저조한 편이다.
▲ 이사장님의 주택에 대한 철학은? 돈보다는 하고 싶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다소 어려운 중산층이하를 대상으로 주택에 가치와 문화를 부여하여 ‘행복한 주택’을 만들고 싶은 것이 나의 철학이다. 이러한 생각은 대학교 다닐 때부터 가지고 있었든 꿈이었다.
학교 다닐 때 수업시간에 설계한 작품이 ‘구로동 벌집개선’에 대한 것이었다. 그때당시 구로동에는 사실 서울서 밀려난 빈민들이 많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설계란 멋있고 예쁘고 예술적인 것이 대세인데 이런 설계를 했으니 성적이 D가 나왔다.(웃음) 개인적으로 주택이라는 것이 꼭 멋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 절박한 사람들은 따뜻하게 누울 공간이 필요한데 이것을 해결하는 게 건축이 아닌가 생각했다. 졸업 후 대기업도 다녔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이러한 설계를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후 제 사업이 자리 잡히면서 그때 품은 꿈을 ‘주택협동조합’방식으로 풀어 나가게 되었다.
지금 8차 사업까지 공적인 지원 없이 진행해왔다. 사업규모는 200억이 넘는다. 건축은 84년도부터 해오고 있고, 내 사업은 15년 정도 되었다. 주택협동조합은 5년 정도다. 사전 연구시간3년을 제하면 실제사업은 2년 정도 되었다. 올해는 8~10개 사업을 예상하고 있다.
주택협동조합 기노채 대표이사와 본지 이종식 기자
▲ 이러한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한마디로 ‘신뢰’입니다. 신뢰할 만한 사람이고 업체인가가 중요한 자산이죠! 예를 들면 먼저 입주한 사람들이 잘 살고 있고, 그분들이 스스로 홍보해 분양이 되니 광고비가 거의 없다. 그리고 먼저 입주한 사람이 현물을 담보로 입주하길 원하는 이웃에게 돈도 빌려 준다. 이는 지금의 정서상 신뢰가 없으면 힘들다. 그리고 개발비가 거의 없이 저렴하니 서로 입주 할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 앞으로 이사장님의 바램이 있다면? 두가지가 있다. 첫 번째가 옛날 우리네가 살아온 방식인 ‘대가족형 주택협동조합’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지방에 빈부보다는 나이별 계층(30대부터 60대까지)이 섞여 있는 대가족형 구조의 협동조합 마을형태다. 나이별로 비슷하게 섞이면 거의 갈등 없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건강한 대가족형 공동체가 형성된다. 이러한 공동체에 귀농이나 일자리 지원 같은 공공의 지원이 되어 궁극적으로 ‘직업과 주택 그리고 공동체마을’을 연결하는 대가족형 협동조합을 만들어 보고 싶다.
두 번째가 건설기능공 문제다. 우리나라에의 사회적문제점 중에 기능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건설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심하다. 이러한 편견은 결국 건설노장시장에 신규인력공급이 줄게 되고 점점 우리 건설업 노동자들은 노령화되어 가고 있다. 그 근본에는 사회적 편견과 더불어 사회적 보상이 너무 형편이 없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건설 노동자의 정규직 비율이 85%이상이다. 나머지 계약직도 정규직과 별차이 없이 대우를 받는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은 기능직을 직접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똑같이 대우를 해주는 것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저의 회사에서는 직접고용을 통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소속감을 높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더 좋은 인력이 유입되고 더 좋은 집을 짓게 되니 소비자의 더 만족을 좋을 수밖에 없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취재·정리=이종식 기자]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 이사장 •서울특별시 SH공사 비상임이사•아틀리에건설주식회사 대표이사 •서울특별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1984)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 마케팅전공, 수석• 건축시공기술사 (1993) •새건축사협의회 선정 제1차 건축명장 수상 (2012) •경기도건축문화상 사용승인부문 동상 수상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