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의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우리는 이번 베트남대통령 방한에 대하여 지난날의 관계가 어떤 것이었든 양국의 미래를 향한 발전과 협력 차원에서 그의 방문을 환영하는 바입니다.그러나 작금 언론에 보도된 김대중 대통령님의 소위 "베트남 참전 유감"제하의 기사를 접한 우리들의 심정은 이 나라의 최고통치지와 이 정권이 우리 참전 전우들에 대하여 어떤 시각과 사고를 갖고 있는가를 생각할 때 착잡함을 넘어 충격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유공자 입법화나 권익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짐작케 하는 것 같아 더욱 허탈감을 느끼게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베트남참전전우는 경제적으로나 안보면에서 나라의 형편이 아주 어려웠던 1964년부터 8년 6개월간에 걸쳐 32만여명이 참전하여 5,000여명의 전사자를 남기고 개선하였는바, 이때의 참전 명분은 분명 '민주수호를 위한 십자군'의 역할이었으며 당시의 우리의 전쟁목적은 월맹 국가의 전복도 아니요 오직 자유민주주의 월남공화국내에서의 대 게릴라전에서의 체제수호를 지원하는 역할이 없이었음은 이미 주지하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6.25전쟁시 UN군의 지원을 받은 과거를 갖고 있는 민족으로서 파병의 당위성을 논하지 않더라도 우리들의 월남 참전으로 인하여 주한미군의 월남 배치를 위한 철수를 막았고 경제적으로도 해외로의 진출을 위한 활로 개척의 시초가 되었음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대통령님은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씀했습니다. 당시 월맹군은 휴전협정을 위반한 전복세력이었고 우리는 이들로부터 민주체제 보호를 위한 전쟁이었다면 이것이 베트남 국민에게 고통을 준 것이고, 그 이후 탄생한 정권에 "미안하게 생각"할 일인지요?
6․25 전쟁시 우리나라가 망했으면 모든 참전들이 북한정권에 대하여 미안하게 생각하고 그 침략에 대하여 위로를 드려야 할 일인가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라 사료됩니다.
수 만 명의 참전 전우들이 전상의 후유증에서 신음하고 있고 후세들의 혼사길 마저 지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불순세력들은 용병이니 양민학살이니 하는 논리로 목숨을 걸었던 우리들을 매도하고 있는 처지에서 대통령님의 사과 내용은 40년 식민통치를 자행했던 일본 정부의 사과문보다 더한 굴욕으로 여겨진 전우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아프게 하였습니다.
이에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다음 사항을 질의하오니 우리 전우들의 궁금함이 해소될 수 있도록 명쾌한 답을 주실 것을 간청드리는 바입니다.
(질의 내용)
1. 베트남전 파병은 용병인가, 정의의 십자군이었는가? 당시 한국의 파병이 용병이었다는 일부 주장이 대두되는 시기에 대통령님의 진실한 견해를 밝혀 주십시오.
2. 용병이었자면 당시 이를 주도했던 책임자들은 처벌돼야 하고 우리들의 훈장은 박탈돼야 하며 정당한 파병이었다면 공개적으로 용병을 주장하는 자들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처단돼야 하지 않는지요?
3. 5․18 피해자들이 국가유공자로 예우받도록 여당에서 추진중인데 대하여 파월전우들에 대한 적정한 보상 요구와 처우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지요?
2001. 8. 25.
32만 참전전우를 대표하여
전 주월사령부 초대사령관 채 명 신
전 주월사령부 2대사령관 이 세 호
존경하옵는 채명신, 이세호 前 주월사령관님 座下
평소 尊敬하는 두 분 사령관님께서 보내주신 書翰은 잘 받아 보았습니다.
軍의 元老로서 국가안위와 軍을 위해 항상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보내주시는 激勵와 聲援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두 분 사령관님을 비롯한 32만 참전장병들의 국가에 대한 忠誠과 犧牲에 대하여 敬意를 표합니다.
먼저 금번 베트남 국가주석의 訪韓시에 베트남 국가주석이 먼저 "과거 한국군의 참전으로 베트남 국민들이 고통을 받은 불행한 시기가 있었다"고 言及하였으며, 이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데 대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는 바, 사과를 하였다는 언론의 보도는 잘못 인용된 것입니다. 그리고 1998년도에 대통령님께서 베트남 방문시에도 "한-베트남 양국간에 한때 불행한 과거가 있었으나 양국이 이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씀 하신 바 있습니다.
이는 1965년 당시의 베트남전 파병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며,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감에 있어서 양국간에 일시적으로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해야 한다는 차원의 原論的인 말씀이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質疑하신 내용에 대해서 答辯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 당시 한국의 파병이 傭兵이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견해를 물으셨습니다. 사령관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1964년 베트남 정부와 미국정부는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베트남전선은 한국전선과 직결되어 있다"는 國家安保的인 측면과 "한국전쟁시 참전한 우방국에 보답한다" 는 차원에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베트남에 파병을 결정하였습니다.
한국군은 공산세력의 침략을 받아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던 자유우방의 요청에 의해 이들을 지원함은 물론, 공산세력의 팽창을 저지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베트남전에 파병된 것이기 때문에 파병의 目的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었음은 再論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傭兵이란, "原則이나 理念에 의하지 않고 個人的인 利益을 쫓아 전투에 종사하는 者"를 의미하는 것으로, 파월한국군은 당시 베트남 정부의 요청에 따라 공산주의 침략전쟁을 물리치기 위해 파병된 자유우방의 동맹군으로서,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국가의 命에 의해 참전한 國民의 軍隊였으므로, 傭兵이라는 일부주장에 대해서는 一考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둘째 : 공개적으로 傭兵을 주장하는 자들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處斷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이에 대한 견해를 물으셨습니다.
월남전 파병이 傭兵임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단체나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 極少數에 불과하고, 또한 그들의 의견은 당시의 安保狀況과 時代的 요구를 度外視한 있을 수 없는 잘못된 생각이며, 도저히 黙過할 수 없는 표현이라는데 국방부도 同感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로서는 국민과 장병들에게 베트남전 參戰의 진정한 의미와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올바르게 周知시킴은 물론, 앞으로 더욱 관심을 기울여 모독적(冒瀆的)인 傭兵 주장이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가일층 노력할 것입니다.
참전용사의 명예훼손과 관련하여서는 베트남전 참전단체에서 法的인 대응을 하신다면, 국방부에서도 가능한 모든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 파월전우들에 대한 적정한 補償 요구와 處遇에 대한 견해를 물으셨습니다.
국가보훈처에서는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전사하였셨거나 傷痍를 당한 국가유공자(고엽제 후유증 포함)와 그 유가족에 대해서 보상금 지급, 교육․의료․취업보호와 대부 및 주택알선지원 등 각종 예우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00년에는 7급의 輕傷痍者를 신설하였고 2001년에는 '武功榮譽수당' 지급 제도를 마련하였으며 基本年金 등의 보상수준을 향상하였습니다.
아울러,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들에게는 수당지급, 國費加療, 子女敎育 및 就業保護 등 각종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연구결과 고엽제 질병으로 확인된 "성인형 당뇨병"을 고엽제 후유증으로 추가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으며, 향후 국내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인정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일반 참전군인에 대해서는 보훈병원 이용시, 본인부담 진료비의 50% 감면과 葬祭보조비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00년도에는 생계보조비 지급제도를 마련하였고, 2001년에는 영천 호국용사묘지 安葬을 개시했으며, 임실 묘지를 완공할 예정입니다. 또한, 2002년도에는 수도권 護國勇士 墓地 추가조성 추진과 노후생활 지원방안 등을 강구해 나갈 계획입니다.
물론 이러한 禮遇水準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조국을 굳건히 지켜낸 분들에 대한 配慮라고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두 분 사령관님들과 생각이 같습니다.
앞으로도 국방부는 국가의 안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신 베트남전 참전용사의 名譽宣揚과 福利增進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항상 軍을 사랑하시는 두 분 사령관님의 軍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어린 충고를 부탁드리며, 32만 참전용사 여러분들의 健勝하심을 祈願 드립니다.
2001 년 10 월 4 일
國 防 部 長 官 金 東 信 謹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