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18일 목요일 단기사회사업 ‘버베나’ 14일 차
오전 10시 이영화 팀장님께서 윤리적 딜레마와 관련하여 실습 교육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윤리적 딜레마 중 인권과 관련된 딜레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년에 직원은 8시간, 이용인들은 4시간씩 인권교육을 받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리적 딜레마는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서비스 실천과정의 난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딜레마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이용자의 욕구와 보호자의 욕구가 다를 때 어떻게 할지가 가장 고민되었습니다. 이럴 땐 장기 계획과 관련된 객관적 자료를 철저하게 준비해서 보호자를 설득하고 이용자의 욕구를 최우선으로 개별 서비스 이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느 사회복지기관을 가던 윤리적 딜레마는 존재하기 때문에 실습생인 저희에게는 아주 유용한 교육이었습니다.
오후 2시 민경 씨의 욕구 중 하나인 ‘종이접기’를 하기 위해 자원봉사실에서 만났습니다. 민경 씨가 색종이 색깔을 쉽게 고르실 수 있도록 색깔별로 책상에 가지런히 놓아두었습니다.
“민경 씨가 저번에 학, 거북이, 하트, 비행기, 배 접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뭐부터 접을까요?”
“거북이”
“거북이 무슨 색으로 접을까요?”
색깔별로 둘러보며 고민하다가 연두색을 고르시더니 “이거 하자! 어떻게 하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저희가 먼저 해보고 알려드릴까요?”
“아니요. 혼자 할 수 있어요!”
색종이로 거북이를 접는 방법이 너무 어려워서 도중에 그만두고 하트를 접기 시작했습니다.
“아 거북이 힘드네...”
“민경 씨 다른 것부터 할까요?”
“네, 하트는 할 수 있어! 쉬워요.”
하트 하나를 뚝딱 만드시고 “봐요, 나 진짜 할 수 있어요. 근데 거북이가 안돼요!”라고 말씀하시며 아쉬워하십니다.
다음으로 배, 비행기, 공을 접었습니다. 저희가 알려드리지 않아도 직접 동영상을 찾아보시면서 종이접기에 재미를 느끼셨는지 쉬지 않고 접으셨습니다. 하나씩 만들 때마다 “정민경 화이팅!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민경 씨가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기분이 좋았습니다. 종이접기 하나로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종이접기를 마치고 여행계획을 세웠습니다. 여행 당일에 비가 오지 않길 바랐지만 도와주질 않습니다. 여행 당일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합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폭염이면 폭염인대로 진행하고 싶지만 대전 오월드와 계곡이 실외이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더 유의해야 했습니다. 비가 오면 놀이기구는 일부 운영을 중단하고 계곡은 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계획을 다시 세우기로 합니다.
“민경 씨 여행 당일에 비가 와서 다른 곳도 생각해둬야 할 것 같아요.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으세요? 민경 씨가 가고 싶은 곳!”
“음...잘 모르겠어요. 찾아볼게요.”
“대전 오월드는 당일에 놀이기구가 전부 운영되긴 하는데 비가 와서 걱정이에요. 괜찮으세요?”
“괜찮은데, 우비 입으면 돼요.”
“그럼 원래 예정대로 대전 오월드 가는 걸로 해요. 그런데 계곡은 비가 오면 물이 불어나서 위험할 것 같아요. 계곡을 못 가게 되면 따로 가고 싶은 곳 있을까요?”
민경 씨가 핸드폰으로 찾아보시다가 두 군데를 골라서 보여주셨습니다. 한군데는 여행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한군데에 대해서 더 찾아보았습니다. 다른 한군데는 홍성에 있는 과학관인데 부모님 댁과 가깝기도 하고 민경 씨가 가고 싶어 하셔서 여행 둘째 날에 갈 예정입니다. 민경 씨가 좋아하시는 사진도 많이 찍어드리면서 하나씩 추억을 쌓아나가려 합니다.
여행 첫째 날은 대전 오월드에서 놀고 그 근처 숙박시설에 묵기로 했기에 대전 오월드와 가까우면서도 홍성과도 가까운 곳으로 정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민경 씨와 함께 여러 숙박시설을 검색해보다가 조건에 맞고 외관이 좋은 곳을 찾았습니다. 민경 씨에게 숙박시설 내부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여쭈었습니다.
“민경 씨 여기 어때요?”
“좋은 것 같아요.”
민경 씨가 좋아하는 TV도 있고, 부모님과 편히 주무실 수 있도록 침대가 있는 방으로 예약했습니다. 저녁은 숙박시설에 있는 바비큐장에서 민경 씨가 좋아하시는 삼겹살을 먹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요일에 여행 때 필요한 물품을 사러 지역사회로 나가기 때문에 어디로 갈지 정하기로 합니다.
“민경 씨가 옷 구경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복지원 근처에 있는 퍼스트빌리지 어때요? 가보신 적 있으세요?”
“네, 가봤어요. 지금 입고 있는 옷도 거기서 샀어요!”
“그럼 여기 갈까요?”
“좋아요.”
“가서 뭐 사고 싶으세요?”
“옷이랑 모자랑 핸드폰 물 안 들어가게 하는 거 사고 싶어요.”
“방수팩 말씀하시는 거죠?”
“네, 그거. 방수팩이요.”
“놀이기구 탈 때 비오니까 우비도 사야 하는데!”
“내일 가서 같이 찾아봐요! 안 팔면 다른 곳에서 사면 되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네, 근데 내일 언제 나가요?”
“내일 언제 갈까요? 언제가 괜찮으세요?”
“점심 먹고 가요. 근데 내일 카페 열어요.”
“그럼 카페 끝나는 시간 맞춰서 1시 30분에 출발할까요?”
“네!”
여행을 계획하는 것에 차질이 생겨서 다시 계획을 세워야 했지만, 이는 민경 씨가 직접 여행지를 찾아보고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민경 씨가 직접 할 수 있게 거들어 주고 스스로 찾게 도왔습니다. 내일은 점심 식사 때 민경 씨의 둘레 사람을 만나 인사하고 여행 관련 정보를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려 합니다. 성모복지원 내 관계있는 사람부터 찾아다니며 인사하고 그 후에 천천히 지역사회로 나가 두루 인사하려 합니다. 인사 다니면 민경 씨와 지역사회의 복지 바탕이 살고 이런저런 복지가 이루어진다 했습니다. 인사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과 보고 듣고 느끼고 알게 되는 것이 사회사업 실마리이고 밑천이라 했습니다. 항상 ‘저희가 어떤 존재인지, 뭐 하는 사람인지, 사회사업가 노릇 어떠해야 하는지, 어찌해야 사회사업가답다 할 수 있는지’ 되새기며 마지막까지 근본 있는 사회사업가이고 싶습니다.
첫댓글 앞서 이야기 했듯! 지나고 나면 많은 것을 하였다고 생각하실겁니다. 벌써 함께한날이 남은 날보다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 남은날은 취소 앞으로도 민경씨의 둘레사람으로 함께 해주실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