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 주간 담화] “하나 된 믿음으로 평화와 생명의 길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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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 2025-01-06 09:41:37 수정일 2025-01-07 11:38:26 발행일 2025-01-12 제 3425호 2면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 ‘너는 이것을 믿느냐’ 제목 담화 발표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김종생 목사, 이하 신앙과직제)는 2025년 일치 주간(1월 18~25일)을 맞아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 11,26)를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했다.
신앙과직제는 “일치 주간을 맞아 다양한 전통과 신앙을 고백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맺고 있는 친교를 드러내고 그리스도의 뜻인 완전한 일치라는 지향으로 함께 기도하고 있다”며 “올해 일치기도주간 자료집은 니케아 신경이 완성된 지 1700년을 기념하며 이탈리아 보세 수도공동체가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신앙과직제는 “325년 열린 니케아 공의회는 삼위일체 신앙을 고백하며 ‘저희는 (…) 믿습니다’로 시작하는 신경을 완성했다”며 “이는 믿음의 일치를 선언하고, 다양성과 갈등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지체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고 오늘날도 그리스도인들은 니케아 신경의 바탕 위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분투하며 창조 세계의 보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앙과직제는 이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 그리고 12.3 비상계엄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 등 너무나 어려운 사회적·경제적 상황은 이제 우리 인류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심판의 소리처럼 다가온다”고 지적하며 “1700년 전의 그리스도인들이 ‘너는 이것을 믿느냐’는 주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슬픔을 감내해야 했을지 다시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물음에 “주님은 부활이요, 생명이시니, 우리도 거듭거듭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겠습니다”라 답해야 한다고 권고한 신앙과직제는 “믿음의 공동 유산에 초대받은 일치 주간을 통해 켜켜이 쌓아온 우리의 하나 된 믿음과 실천이 혼동과 갈라짐의 시대 속에서 평화와 생명의 길을 여는 기적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전했다.
신앙과직제는 담화와 함께 일치 주간 8일간의 매일 기도 지향을 안내하고 기도 봉헌에 동참해 줄 것을 청했다. 올해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는 1월 23일 오후 7시 서울 마포 한국정교회 서울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열린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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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치 주간’을 맞이하며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250106500248
입력일 2025-01-06 17:26:13 수정일 2025-01-07 13:26:44 발행일 2025-01-12 제 3425호 23면
교회는 매년 1월 18일부터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인 25일까지 한 주간을 ‘일치 주간’으로 지낸다. 다양한 전통과 신앙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그리스도의 뜻, 즉 ‘완전한 일치’를 지향으로 함께 기도하는 시기다
올해 일치 주간은 더욱 특별하다. 모든 교회가 일치하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초의 보편 신앙고백인 니케아신경이 완성된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의 해이기 때문이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는 올해 일치 주간 담화에서 “니케아신경의 시작인 ‘저희는 (...) 믿습니다’는 ‘나’의 믿음과 ‘당신’의 믿음이 동일하다는 의미”라며 “믿음의 핵심은 우리 모두 삼위일체에 속해 있다는 것이고 오늘에도 이 믿음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2025년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에서 올해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임을 상기시키며 희년이 교회 일치에 힘쓰는 기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천주교와 정교회, 개신교 등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를 중심으로 교회 일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교파를 불문하고 많은 신자에게 ‘교회 일치’는 여전히 먼 이야기로 여겨진다.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깊은 이해를 통해 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노력은 부족한 현실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같은 그루터기에서 뻗은 수많은 가지다. 비록 가지로 나뉘어 있지만 그렇게 갈라진 교회가 일치를 위한 걸음에 여전히 나서는 것은 곧 교회의 근원을 다시 찾아나가는 사명임을 되새기는 일치 주간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