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스토리지』 –장성희 극본집 (도서출판 지혜, 2024)
1. 작가 소개: 장성희
현재 극작가, 연극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1992년 《한국연극》 연극평론 추천, 1993년 《월간 객석》 예음상 연극평론 부문 등단으로 평론가의 자리에서 리뷰와 장문의 평들을 썼다. (2006년~2009년 〈한국일보〉 ‘장성희의 막전막후’ 공연 리뷰 연재)
1996년 국립극장 대본 공모 창극 부문 입상, 199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극작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무대 위 발표한 희곡들을 네 권의 책으로 묶었다.
『장성희 희곡집1』(평민사), 『꿈속의 꿈』(애플리즘), 『미스터리 쇼퍼』(연극과 인간), 『그림자의 눈물』(지혜)
그 밖 서울예술단 대표 레퍼토리로 손꼽는 〈잃어버린 얼굴 1895〉, 허균과 서자들의 실패한 혁명 이야기를 다룬 가무극 <칠서>, 박물관문화재단 제작 뮤지컬 <백범> 대본을 창작했다.
스리랑카 그림책을 재창작한 아동극 <우산 도둑>은 우수 레퍼토리로 정착되어 2024년 8월 초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재공연된 바 있다.
대사가 갖는 문학성에 대한 탐구가 희소해지는 연극계 현실 속에서 우리말의 구어성에 대한 세공과 천착을 이어가고 있다.
2. 책 소개
『스토리 스토리지』는 극작가 장성희의 다섯 번째 극본집이다.
역사에서 취재해 허구를 입혀 창작한 팩션 스토리 <원세 이야기>, 청소년 관객을 위한 창극 대본 <옛날 옛적 구렁덩덩>, 환경생태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담은 스토리 <십장생아, 다 어디로 갔니>를 담았다.
<원세 이야기> 는 1926년 절도범 김원세에 대한 당시 <동아일보>의 단신 기사에서 출발한다. 1884년 갑신정변 실패로부터 40여 년이 흐른 1930년대 어느 해, 누군가는 김옥균을 소년 내각의 설익은 무리를 이끈 수장으로 기억하고, 누군가는 아시아의 평화를 주창한 선구자로 우상화하는 시절이 되었다.
어느 날 소매치기를 하다가 잡힌 소년 김원세는 자신을 김옥균의 손자라고 주장한다. 자신은 로마에서 잠시 살았는데 현해탄에서 투신자살한 윤심덕과 김우진이 사실은 살아남아 로마에서 악기점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하여 당시 저자 거리의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김원세는 단순한 소년 절도범으로 밝혀진다. 원세의 돌발적인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일본제국주의 지배 아래 식민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증폭시킨다.
<옛날 옛적 구렁덩덩>은 창극 대본 형식으로 쓴 것이다. 2021년 출판한 아동극본집 『그림자의 눈물』(지혜) 속 <메아리방의 비밀(공연명 미녀와 야수)>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창극을 선보인 바 있다. 같은 모티프를 가지고 청소년 관객을 품을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우리 설화 중에서 <미녀와 야수>와 유사한 ‘구렁이 신랑 이야기’를 가져와 성장과 구원 서사를 입혔다. ‘옛날 옛날 먼 옛날 어느 마을에’로 시작하는 이야기의 원방성(遠方性)을 소리극에 맞는 대사로 살리면서 생명에 대한 착취와 파괴 등 오늘날 우리 삶의 중요한 이슈를 담아내고 있다.
<십장생아, 다 어디로 갔니>는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형식을 빌려 쓴 이야기이다. 우리 삶에 깃들어있는 ‘오래된 미래’를 떠올리며 시청각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생태파괴와 환경문제, 욕망 추구와 소비자본주의의 폐해 등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장차 손맛을 담은 애니메이션 작화를 염두에 둔 작품이다.
---장성희 극본집,『스토리 스토리지, 도서출판 지혜, 값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