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다음은 동아일보 2021.09.07. 통단 광고이다. 문자·언어 정책의 오류와 왜곡의 절정을 보는 듯하다. 이 광고의 주체인 효대학원대학교 설립자이자 총장인 최성규 목사는 인천순복음교회를 개척한 인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 대변인이었나(2013년)"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해선 '역사적 필연(2012년)‘
이라는 광고 발언에서 보다시피 최목사는 반공·극우 성향의 인사이다. 2016년에는 박근혜 정권의 대통령 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에 발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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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孝)’는 황하문명 한자문화권에선 매우 상징적이고도 압축적인 글자 또는 단어이다(아래 자료 참고). 뜻글자인 한자의 (창제)원리와 유학 철학이 담긴 글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글의 ‘효’와 영어의 ‘HYO’만 가지고는 본래의 의미를 전달할 수 없다. ‘효’라는 한글로도 얼마든지 의미가 전달된다고 하겠지만 이는 한자 문화권에서 오랜 세월 ‘孝’의 내용과 개념이 통용되고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효’라는 한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HYO’처럼 발음기호일 뿐이다.
네이버 영어사전에 효(孝)는(formal) filial duty(take good care of one´s parents)로 나와 있다.
세종임금이 한글을 발명한 것도 ‘訓民正音’이라는 뜻에서 보다시피 같은 문자(한자)에 대한 중국과 조선의 발음이 달라 우리 식 발음기호를 만든 것이다. 우리 말의 70%가 한자어인 이유이다. 전세계에서 뜻글자와 소리글자를 같이 쓰는 나라는 한자문화권의 여러 나라들이지만 한국만이 유일하게 뜻글자와 소리글자(발음기호)가 일체가 되어 사용한다.
한자의 발음기호로 로마자나 주음부호 , ‘가다가나 히라가나’를 쓰는 중국과 대만 일본은 글자와 발음이 따로 따로이다. 그래서 우리의 경우 소리글자이자 발음기호인 한글만 쓰더라도 그 속에 이미 오랜 세월 사용해온 뜻글자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위 광고에 등장하는 ‘효(HYO)’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지만 이런 사고를 한다는 것 자체에 경악을 해야 할지 개탄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이다. 이 지경이면 우리 나라 문자·언어 는 더 이상 자기 정체성이 없다. 다시 말해 ‘이것 저것’ ‘되는 대로’ ‘끼리끼리’ ‘막’ 갖다 붙여 쓰면 되는 것이다. 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한글을 오염시키고 타락시키는 짓이 아니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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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孝'는 子(아들 자) 위에 爻(본받을 효)를 넣어 천지자연의 이치와 부모의 사랑을 ‘본 받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부모가 늙으면 자식이 봉양한다는 뜻으로 老의 匕(人의 변형으로 등이 굽은 모습을 표현)字 대신에 子를 넣어 효도를 나타냈다.
(출처 : 『家苑 천자문 大觀 총서」 中1권 570p)
아래 글은 『家苑 유학경전 易解 또는 대관 총서」 곳곳에 나오는 내용이다. --------------------------------------------------------------------------------- 學 : 천지자연의 이치와 인륜의 법도를 본받아 배운다.
學을 파자하면 臼(절구 구, 어린 아이의 머리모양) + 爻(본받을 효) + 冖(덮을 멱) + 子(아이 자)로 이루어져 있다. 學이란 글자에서 爻의 의미를 살펴보면,
① 허신은 설문해자에서는 “爻는 사귐이니, 역대성괘의 여섯 효가 초효부터 끝까지 음효 양효가 교차함을 나타냄이라(交也, 象易六爻頭交也)”고 했다. 爻는 주역의 효(양효− . 음효--)를 뜻한다. 효 3개를 조합하면 ☰ ☱ ☲ ☳ ☴ ☵ ☶ ☷ 등의 소성괘(小成卦) 8개가 생기며, 소성괘 8개가 안팎으로 짝을 지으면 6효로 이루어진 대성괘(大成卦) 64개가 생긴다.
② 주역 십익전(十翼傳)의 하나인 계사하전(繫辭下傳)에 “爻也者는 效天下之動者也라(爻는 천하의 움직이는 것을 본받음이라.)”했다. ‘天下之動’은 천지자연의 운행(運行, 움직여 감, 움직여 행함)을 뜻하며, 천지자연의 움직임은 음양의 교차(交叉, 사귐)에 의해 생긴다. 즉 爻는 음양의 사귐에 의해 이루어지는 천지자연의 운행의 이치를 본받는다는 뜻이다.
③四書·三經 주석서를 통해 유학의 체제를 정립한 송(宋)나라 시대 유학자인 朱子(주자)는 논어 주석에서 ‘學’을 ‘效(본받을 효)’라고 해석하였다. 이는 學의 臼안에 있는 ‘爻’를 지칭한 것이다.
④ ‘爻’ 를 乂(음과 양의 사귐)와 乂(다스릴 예)로 보더라도 ‘음양의 사귐 즉 천지자연의 운행을 따라 다스림’을 뜻하며 ②의 의미와 같다. 爻라는 글자 역시 易의 이치와 연관되어 있는 글자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學은 단순히 ‘배울 학’이 아니라 어린아이인 兒(아이 아)의 머리(臼) 속에 (나쁜 것이 들어가지 않도록) 잘 가려서(冖) 사람의 자식(子)으로 자라도록 천지자연과 인륜의 법도를 본받아 배우도록 한다(爻)‘는 의미가 담겨 있다.
‘爻에 子와 攵(칠 복)’으로 이루어진 敎(가르칠 교) 역시 ‘아이(子)를 고무진작(鼓舞振作)시켜(攵) 천지자연의 이치에 따른 인륜의 법도를 본받게(爻) 가르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敎와 學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글자가 孝(효도 효)인데 여기서 孝는 곧 效(본받을 효)와 같은 뜻이다. 즉 황하문명권에서는 인륜의 법도 중 孝를 으뜸으로 보았기 때문에 孝와 效의 관계를 같은 맥락으로 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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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언어의 국적 불분명 시대이다. 영어가 아무리 국제 공용어라고 하지만 국내 주류신문(종합일간지) 매체의 무분별한 영어 단어 사용은 독자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켜 주지 않는다. 차라리 영어를 국내 공용어로 지정하여 원문을 사용하던지 하지 불명확한 영어의 우리 말 발음을 그대로 표기하는지 모르겠다. 의미 전달이나 의사소통에 방해가 된다. 언어,문자 사용이 전달하고자 하는 개념과 뜻을 분명히 해야 하는데 오히려 혼란과 혼돈만 불러 일으킨다. 문자,언어의 혼란과 혼돈은 개념과 뜻의 혼란과 혼돈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사회 전체의 의사소통의 혼란과 혼돈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아래 제목은 신문 지면별 상단 제목이다. 정확한 개념과 뜻이 내포되어 있는 漢字를 왜 쓰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