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말을 못한다지만, 온몸으로 눈으로 말하는 그 연기를 보셨다면
어찌 감동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말이 주인공인 영화는 있었습니다.
그 영화들도 충분히 감동을 주었지요.
하지만....
거대한 전쟁터에서 싸우고 죽고 뛰고 달리고 다치고 터지는 그 가운데에서 펼쳐지는
전투말 워 호스의 이야기는 가슴을 울립니다.
'워 호스'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말 조이와 소년 알버트의 우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알버트는 우연히 '조이'가 태어나는 광경을 보게 되고
또 우연히 아버지가 밭을 갈 말로 조이를 사오게 됩니다.(물론 조이는 일을 잘 하게 생긴 말은 아니었구요.)
아버지는 자존심 대결로 번진 말 경매에서 엄청나게 높은 가격을 주고 조이를 들여오게 된 거죠.
어쨌든 알버트는 조이를 길들이게 되고
그 누구도 하지 못한다고 했던 돌투성이 밭을 조이와 함께 갈아내게 됩니다.
그러나...쏟아지는 폭우로 순무 농사가 망하게 되어 밀린 임대료를 결국 내지 못해...
조이는 영국군 기마대 군마로 징집되고, 알버트는 조이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군대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조이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죠.
영국군 손에서 다시 독일군 손으로, 다시 평범한 시골 소녀의 손으로, 또다시 영국군의 손으로 오면서 조이는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킵니다.
노 맨즈 랜드에서 철조망에 온몸이 칭칭 감겨있는 조이를 구하기 위해
영국군이 백기를 들고 다가가는 장면, 독일군이 절단기를 들고와 조이의 몸에 감긴 철조망을 함께 끊는 장면은...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긴 하지만....(크리스마스 전날, 참호전에 지친 양쪽의 군사가 잠시 전쟁을 잊고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
한 마리 말을 구하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이던 그들이 함께 힘을 모읍니다.
어찌보면 너무 뻔한, 결말이 훤히 보이는 영화일지 몰라도(온갖 역경을 헤치고 만난다는...)
스토리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
다리를 다쳐 죽을 상황에 처한 조이...
독가스로 인해 눈 치료를 하고 있던 알버트가 예전에 조이를 길들일 때 사용하던 휘파람 소리를 내자, 조이는 주인을 향해 뚜벅뚜벅 지친 다리를 이끌고 갑니다.
* 경치도 아름답고요.
수백 마리의 말이 도열해 싸우러 나가는 장면도 멋집니다!
그보다 더욱 멋진 것은 살아 있는 진짜 말의 연기입니다.
사랑한다는 몸짓, 걱정된다는 몸짓, 위로하는 듯한 눈빛....등등이 일품입니다!
* 번쩍번쩍! 화려한 영상, 현란한 CG가 존재하지 않는 영화!
스토리가 정적이라고 졸음이 온다고 하는 악평도 있지만 마음을 흔들어 놓는 영화!
* 누가 뭐래도 저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가 가슴에 와 닿네요!
첫댓글 보고 싶은데 마음이 아파서 망설이는 영화입니다~~~그래서 결국 워낭소리도 못 보고...흑
이 영화는 그래도 해피엔드^*^ 알버트가 조이의 등에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맨 아래 사진), 그 장면은 정말 멋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