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현대차그룹-세종학당재단-K모빌리티 브릿지 재단, 맞춤형 한국어교육 업무협약 체결… 2028년까지 협력사 130곳 확대
대한민국 산업현장에서 이주노동자는 이미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동력이다. 국내 외국인 취업자 수가 110만 명을 돌파하며 공장과 농어촌은 이들의 노동력으로 지탱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생산성 지표 이면에는 언어 장벽이라는 거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작업 지시를 오해하고, 위험 경고판을 읽지 못해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통째로 위협해 왔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일터는 그 자체로 시한폭탄"이라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정부와 대기업이 마침내 응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월 19일, 현대자동차그룹, 세종학당재단, 케이모빌리티(K-Mobility) 브릿지 재단과 손을 잡고 제조업 분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직무·안전 중심 맞춤형 한국어교육'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이주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산업 현장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민관 합동 프로젝트다.
그동안의 외국인 한국어 교육은 주로 일상 소통이나 문화 이해에 치중되어 있어, 당장 거친 소음이 가득한 공장 현장에서 쓰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표지판 하나, 수칙 하나를 잘못 이해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제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던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에 개발되어 있던 농업·어업·마이스(MICE) 분야의 특수목적 교재에 더해, 제조업 산업 현장에 특화된 '직무·안전 중심 한국어 교재'가 새롭게 개발·보급된다. 기계 작동법, 위험 상황 대피 요령, 현장 필수 전문 용어 등이 고스란히 담길 예정이다.
이 새로운 시도를 위해 각 기관은 명확한 역할 분담 체계를 갖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특수목적 한국어교육의 전반적인 정책 수립과 행정적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세종학당재단은 전 세계에 한국어를 전파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교육 콘텐츠 개발과 교육과정 설계를 전담한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그룹은 대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해 이 사업 모델을 총괄 기획하고 필요한 추진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케이모빌리티 브릿지 재단은 교육이 필요한 실제 제조기업들을 발굴하고 연계하여 현장 교육이 겉돌지 않고 원활하게 흘러가도록 돕는다.
현대차 협력사 130곳 시작으로 전국 확산…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의 새로운 이정표
이번 프로젝트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로드맵을 따라 움직인다. 올해 현대차그룹의 협력사 20여 곳을 대상으로 제조업 현장 한국어교육을 시범 운영한 뒤, 현장의 피드백을 반영해 2028년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최종적으로는 협력사 130곳의 외국인 노동자 1,300여 명에게 맞춤형 교육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특히 이번에 개발되는 모든 교재와 콘텐츠는 '공공저작물'로 전면 개방된다. 이는 현대차그룹이라는 특정 대기업의 울타리를 넘어, 대한민국 전역의 영세 제조업체와 소규모 공장에서도 비용 부담 없이 외국인 노동자 안전 교육에 이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조치다. 정부는 향후 관계 부처와 협의를 통해 다양한 산업군 전반으로 이 수혜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지역 공장'의 안전이 곧 '대한민국'의 사회통합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소통 능력은 특정 공장이나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조업이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대한민국에서, 외국인 인력의 안정적인 정착과 산업재해 감소는 국가 경쟁력 및 사회통합과 직결되는 거시적 과제다. 말이 통하지 않아 다치거나 소외되는 노동자가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과 갈등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이번 사업은 전 세계 87개국에 뻗어 있는 252개소의 세종학당 연계망과도 맞물린다. 한국 입국을 준비하는 현지 노동자들에게 미리 제조업 맞춤형 언어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제조 현장 전반에 걸친 '안전 한국어' 보급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산업현장에서의 한국어 소통 역량은 노동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이번 협약이 외국인 노동자의 안전과 직무 적응을 돕고, 우리 산업의 생산성과 사회통합에도 기여하는 민관협력의 위대한 모범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출처 : 모자이크(https://www.imosa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