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러시아 국민 음악파의 <5인조> 중의 한 사람인 보로딘 은 오페라 「이고르 공」에서 보인 것 같이 동양적인 요소가 강한 사람으로서 특이한 존재이다. 완성된 작품은 극히 소수이지만 그의 작품은 러시아 음악의 명작으로 손꼽히며, ‘러시아5인조’중에서 가장 빨리 국제적으로 알려진 작곡가이다. 그가 관현악을 위해서 쓴 곡은 3곡의 교향곡과 1곡의 스케르초 외에는 이 곡뿐이다. 이 곡은 그로서는 꼭 대표작이라고는 말할 수 없으나 소박한 가운데서도 한 폭의 풍경화를 전개하여 보이는 수법은 표제가 가르키는 스텝(시베리아 등지에 있는 나무가 자라지 않는 초원 )지대의 정경을 잘 그려 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 작곡의 경과 1880년은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로 2세의 즉위 25주년으로 여러 가지 축하 행사가 거행되었다. 그 중에는 황제의 재위 중에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을 곁들여서 활인화(活人畵)로서 상연하려는 계획이 있었고, 러시아의 12인의 작곡가에게 각 장면의 부수음악을 의뢰했는데, 이 곡이 바로 그 중의 하나이다. 이 곡의 원제는 단순히 「중앙아시아에서」로 되어 있으나, 서유럽에서 연주할 때에 번역된 제목에 「초원Steppes」이란 말이 첨가되었다. 수법상으로는 리스트의 교향시를 바탕으로 한 표제음악이며 1881년에 보로딘이 바이마르로 리스트를 방문했을 때, 이 곡을 존경해 오던 대작곡가에게 헌정하였다.
▲ 초연 1880년 4월 8일에 가수 레오노바가 주재하는 페테르스부르크의 음악회에서 거행되었다. ▲ 악기 편성 플루트 2, 오보에 ,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 2, 바순 2, 콘트라바순,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 팀파니, 현5부
■ 해설 러시아어의 원제는 단순히 「중앙아시아에서」로 되어 있으나, 악보의 속표지에는 곡의 내용을 설명하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망막한 중앙아시아의 모래땅의 초원에서 평화로 운 러시아의 노래가 신비한 울림으로 전해 온다. 저 멀리서 말과 낙타 의 발굽 소리에 섞여서 동양의 가락의 독특한 멜로디가 울려 감돈다. 아시아의 대상(隊商)이 다가온다. 그들은 러시아병의 호위를 받으며 끝없는 사막의 길을 안전하게 나아가는 것이었다. 가까이서 이윽고 멀 리 사라져 가는 러시아인의 노래와 아시아인의 가락이 잘 어울려서 하 나의 신비한 하모니를 이룬다. 그 메아리는 차츰 초원의 공기 속으로 사라져 간다.」
2/4박자, 알레그로 콘 모토의 템포로 일관하여 단조로운 스텝(모래 초원)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넓고 끝없는 중앙아시아의 초원을 나타내는 음악이 두 명의 제1바이올린으로 솔로로 시작되어, 플루트와 오보에에 이끌려서 클라리넷이「느슨한 러시아의 민요」를 부르고 , 이 선율이 호른으로 되풀이 된 후에 사라지면 첼로와 비올라의 피치카토로 말이나 낙타의 말발굽 소리가 표현되어 대상이 다가왔음을 암시한다. 여기에 관악기가 가세하여 여러 가지 음들을 만들어 내는 사이에 잉글리시 호른이 투르케스탄풍의 「동방의 노래」를 연주하고, 여기서부터 바이올린의 E음의 지속음은 합주가 되어 또 계속된다.
일단 발굽 소리가 높아지고,「러시아의 노래」가 화성적으로 처리되어 나타나고, 마침내 전 합주에 의한 당당한 행진곡으로 변한다. 행진의 발자국 소리와 발굽 소리가 대조적으로 울리고 다시 「동방의 노래」가 첼로를 수반한 잉글리시 호른으로 연주되고, 이어서 바이올린의 유니즌이 고조하여 이것을 반복하고 비올라와 첼로의 유니즌으로 이어진 다음에 오보에가 「러시아의 노래」, 바이올린이 「동방의 노래」를 연주하고 대위법적으로 어울려서 곧 전 합주로 발전하여 ‘하나의 하모니’를 만든다. 다시 피치카토에 의한 발굽 소리와 「러시아의 노래」의 동기가 들려오면서 곡은 조용해지고 카라반은 먼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간다. 최후에 pp로 플루트가 「러시아의 노래」를 연주하여 곡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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