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콘세르바레(Conservare)’에는 ‘보존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여기서 추측할 수 있듯 컨서버토리는 무언가를 보존하고 전수하는 장소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컨서버토리는 음악가,음악교육가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입니다. 원래 이 개념은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습니다. 베네치아에 고아원이 생기고 16세기부터는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는데, 간혹 고아원을 콘세르바토리오(Conservatorio)라 부르곤 했습니다. 고아원의 주인인 교회는 무엇보다 음악 교육을 중요시 했고, 그래서 이 개념은 음악 교육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의미로 확장됩니다. 그때만 해도 교회에서 여성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콘세르바토리오의 소녀들만큼은 소년들에 뒤지 않게 일찍부터 최고의 작곡가들로부터 훌륭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곳에서 최초의 전문 여성 가수들이 길러진 셈이죠. 그러자 부모들이 아예 음악 교육을 위해 자녀를 이곳에 맡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면서 이 기관은 본래의 자기 의미를 상실하고 맙니다. 이제 콘세르바르티오, 즉 컨서버토리는 고아원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음악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을 합니다.
그리고 파리(1759),프라하(1811),빈(1817),라이프치히(1843),베를린(1850),상트페테르부르크(1862)등지에 유명한 컨서버토리들이 생겨납니다. 독일의 컨서버토리는 대부분 음악대학으로 바뀌었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컨서버토리들은 주로 아마추어의 음악 교육을 담당하거나 대학 진학을 위한 준비 과정을 기르칩니다. 그렇지만 마인츠의 페터 코르넬리우스 컨서버토리,함부르크 컨서버토리,프랑크푸르트의 독토르 호흐 컨서버토리처럼 여전히 전문 음악인을 양성하는 곳도 있기는 합니다. 한편 이탈리아,프랑스,미국,스위스 등지에서는 음악 전문 교육기관을 여전히 컨서버토리라고 부릅니다. 보스톤의 뉴잉글랜드 컨서버토리나 볼로냐의 파드레 마르티니 컨서버토리처럼 말이죠. 컨서버토리안에 음악학 박사 과정이 있으면 베를린 예술대학교나 빈 음악대학교처럼 대학으로 명칭이 바뀌는 독일어권의 경우와는 다르지요. <출처:쾰른음대,‘클래식 음악에 관한101가지 질문_0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