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사람이
악인이 당하는 보복을 목격하고 기뻐하게 하시며,
악인의 피로 그 발을 씻게 해주십시오.
[시편 58:10]
시편 58편은 '저주시'에 속한다.
통치자, 힘 있는 자들, 권력을 쥔 자들이 정의를 행하지 않고 온갖 불의를 꾸민다.
오로지 그들은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위해 폭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입으로는 온갖 감언이설로 자신들이야말로 정의를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혹자는,
온갖 불의가 행해지는 현실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는 일 뿐이라고 한다.
이런 이들은 폭력의 악순환을 들먹이며 불의에 항거하려는 모든 시도를 비판한다.
그리하여 결국, 불의한 자들과 한 편이 되어 불의한 현실을 방기한다.
예수는 "예'와 "아니오"가 분명한 분이셨다.
불의한 자들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사탄의 자식들, 저주받을놈들,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최상급의 욕설을 날려버리셨다.
그리스도인들은 '그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다.
'그 길'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길이다.
그런데,
불의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도 "예'와 "아니오"를 미루고, 기도만 하겠다고 한다.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의 폭력에는 침묵하면서 불의한 자들과 맞서 싸우는 이들을 책망한다.
한 예를 들어본다.
'내 손으로 앙갚음하는 것은 일시적인 만족감을 줄지 모르나 두고두고 아픔이 됩니다. 오히려 그것은 더 큰 악행을 불러옵니다. 내 손으로 매듭을 풀려 하다 보면 더 단단하고 더 많은 매듭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성경에도 기록하기를 '원수 갚는 것은 내게 달렸으니, 내가 갚겠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하였습니다....악에게 지지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김영봉- <시편의 사람> pp.211,212].'
참으로 아름답고 은혜스러운 미사여구다.
기복신앙이나 개인구원에 집착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좋은 말씀이겠다.
통치자에 해당하는 불의한 자들은 귀를 막고 자신이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산다.
그들 주변에는 늘 간신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이 행하는 불의한 일들을 정의로운 일인냥 착각한다.
설령, 인식한다고하더라도 합리화시킨다.
의로운 사람이
악인이 당하는 보복을 목격하고 기뻐하게 하시며,
악인의 피로 그 발을 씻게 해주십시오.
이 기도는 바람이다.
그것을 이루려면 행동해야 한다.
불의와 직접 싸우지 않으면서 어떻게 불의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가?
최소한,
"예"와 "아니오"라도 제대로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