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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이유 없이 복통‧변비‧설사… 밥 먹으면 화장실로 달려가 이학진(64) 씨는 요즘 밥을 먹기가 두렵다. 밥을 먹고 나면 갑자기 찾아오는 복통 때문이다. 어떤 때는 괜찮다가도 빈도가 심한 날이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 쓰는 일이 생길 때면 이런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화장실에서 변을 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 씨는 그저 스트레스로 인한 가벼운 소화불량으로 넘기다가 최근 들어 그 빈도가 잦아져서 병원을 찾았다. 주치의는 이 씨에게 ‘과민성 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최근 과민성 장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노인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꼴로 ‘과민성 장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뚜렷한 원인 없이 반복되는 복부팽만감과 복통, 설사, 변비 같은 배변습관의 변화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기능성 위장관질환이다. ◇변비‧설사 반복되고 복통 유발 과민성 장증후군의 유형은 ‘복통 우세형’, ‘변비 우세형’, ‘설사 우세형’ 등으로 나뉜다. 며칠 주기로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복통과 복부 팽만이 계속되면 ‘복통 우세형’으로 분류된다. 이들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장내 가스의 생성이 증가하는데, 식이섬유나 올리고당이 배제된 식사를 하면 증상이 호전되고 가스 배출이 감소된다. 두 번째는 ‘변비 우세형’이다. 대개 이같은 환자들은 변비 증상과 함께 변이 토끼 똥처럼 둥글거나 연필처럼 가는 모양으로 나온다. 아랫배가 아프다가도 대변을 보고 나면 거짓말처럼 통증이 없어 진다.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수용성 섬유질과 수분을 흡수할 수 없는 불용성 섬유질 섭취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박정호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암 및 장 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50세가 넘어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과민성 장증후군은 재발률이 무척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의 원인을 찾고, 피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한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약물과 생활습관 교정으로 치료 또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자극은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초래해 장내 감각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의 경우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가 더욱 많다. 무엇보다 과민성 장증후군을 피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가령 특정 식품군을 섭취할 때마다 배변이 달라지거나, 복통이 나타난다면 그 식품군을 먹지 않는 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