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
부처님의 전생이 그려져 있는 본생담에서 설산동자가 수행중 어느 험한 산의 바위아래서 명상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노래소리가 들려 들어보니 어떤 싯귀를 읊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무상하며 이것은 생멸의 이치다 '
'제행무상 시생멸법 <諸行無常 是生滅法> '
공부를 하다 눈이 번쩍 뜨였다.
붓다의 가르침이다 말이야,
그래 주위를 살펴보니 주위에 아무도 없어
부처님은 고사하고 사람도 하나 없고 신도 하나 없어, 짐승도 하나 없어 !
설산동자는 이 말이 마음에 깊이 꽂혀서 다음 구절을 기다렸다.
기다리다 못해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누구신지는 모르나 그 다음의 구절을 마저 가르쳐 주십시오.’
한참 후 나찰귀신이 나타나서 말했다.
‘그 법구는 내가 부른 노래인데 다음 구절 말을 하려니 배가 고프고 힘이 없어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소.’
설산동자는 물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드시겠소?’ 나찰은 말했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의 뜨거운 피만 먹소.’ 설산동자는 말했다.
‘그렇다면 법을 듣기 위해서 내 몸을 공양하리다. 그런데 내가 듣고 죽어야지 죽은 뒤에는 설해줘야 소용이 없으니 먼저 설해주시오. 내 약속은 지키리다.’
이렇게 먼저 듣고 난 뒤에 죽어서 뜨거운 피를 공양드리기로 하고 들은 것이 다음의 구절이다.
’생과 멸이 다 소멸하고 나면 그 소멸의 고요함이 즐거움이다.'
'생멸멸이 적멸위락<生滅滅已 寂滅爲樂>.'
이 게송을 듣고 난 설산동자는 깨달음을 이루고 크게 기뻐하였다.
그러나 혼자만 알고 목숨을 마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생각이 들어 여기 저기 바위벽에다 써서 두고는 높은 바위에 올라가서 약속을 지키고자 몸을 날려 나찰귀신에게 공양하였다.
설산동자가 몸을 던지자 나찰이 제석천으로 변해 동자를 살리고 미래 세상에 반드시 성불할 것임을 칭송한다
깨달음의 싯구 하나를 듣기위해 목숨을 바치는데 기꺼이 아끼지 않았다.
부처님처럼 생로병사의 일대사를 해결하겠다는 간절한 마음 하나로 보리수 아래서 곰곰이 생각하신 것이나
설산동자가 이 한소절의 게송을 듣고 깨달음의 환희에 더 이상 몸이라는 물질에 얽매이지 않았음도 모두
간절함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매사에 간절하게 그리고 지극하게 임하면 그것이 기도이고 수행일 것이다.
매일 매일이 새로운 시작이고 끝이라 하지만
이 한해를 시작하는 정초에 지극한 마음으로 곰곰이 생각하며 출발하게 되다 보면 우리의 한해는
달라져 있으리라 확신해본다.
정초를 맞이하며
일화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