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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임도 숲길도 대부분 포장된 길이 많아 산길에서도 흙길을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비가 오면 흙이 흘러 관리 어려움으로 포장을 하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올해 첫번째 여름길로 몇년 전 기분좋게 걸었던 태기산 임도를 선택해 다녀왔습니다.
전체 구간이 흙길이랍니다. 이미 몇 차례 내린 비로 일부 구간에서는 흙이 씻겨 내려가 작은 돌멩이가 드러난 곳도 있지만 여전히 맨발로 걸어도 좋은 흙길에, 빗물이 적당히 배어있는 촉촉한 마사토 흙길은 발걸음에 아삭거리는 상쾌한 리듬을 붙여 놓은듯했습니다.
초록을 향해 가는 우거진 숲은 한창 청년의 푸르름으로 가득하고, 풀섶 위로 파고든 햇살은 아직 숨겨두었던 연초록빛을 드러내게 해 유려하게 휘어진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초록 명도를 달리한 한 폭의 풍경화 같은 길에 개다래꽃의 은근한 향까지 숲길에 뿌려 놓았더군요.
장마비를 예고하는 짙은 구름이 햇볕을 가려준 시원한 길, 뼈져리도록 맑은 계곡에 발도 담구고, 길에 지천으로 깔린 질경이도 뜯어보고, 첫 맨발걷기 시도에 땀도 흘려보고,,,,늘 걷는 길임에도 또 새로운 추억을 담아온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
횡성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 짙은 구름 낀 하늘이 스쳐갑니다.
이미 장마가 시작되어 어제도 비가 내렸고, 오늘은 광주지역에 폭우, 내일도 하루 종일 폭우가 예보된 가운데, 용케도 비가 없는 날 다녀왔습니다. 오전 강수확률 50%로 예보된 태기산은 짙은 구름만 끼었을 뿐 비는 오지 않아 다행히 시원한 여름길이였습니다.
태기산 임도길은 횡성숲체원을 통과해 시작됩니다. 입구에서 단체 사진 하나~~
이미 초여름 꽃들도 대부분 지고, 벌써 여름꽃인 능소화가 곳곳에 피기 시작할 즈음인데 지각생인듯 산딸나무꽃 한 그루의 응원을 받으며 걷기 시작입니다.
숲체원을 떠나 임도 들머리~
탐방로 안내판이 시작을 알립니다.
오늘 걷는 임도의 정식 명칭은 횡성군청 홈페이지에 <Eco 800 태기산 트레킹로> 입니다. 이름이 길어 편하게 태기산임도로 많이 부르더군요.
태기산임도는 안내판 상에 6번 국도와 영동고속도로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청태산은 이 안내판에는 표시가 없으며 영동고속도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는데도 탐방로 안내판 이름에 청태산이 포함되었네요.
임도로 들어서며 바로 길 좋다는 감탄이 흘러나옵니다.
부드러운 솔가리가 덮인 보실보실한 흙길이 맞아 줍니다.
평일이기도 해서인지 다른 팀은 없는 우리 만의 전세를 낸 길이였네요.
<Eco800 태기산 트레킹로>는 첩첩산중 강원도 오지의 태기산에 5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무지막지할 정도로 산을 둘러 임도를 만든 덕분에 해발 800m 부근에 조성된 고도편차가 거의 없는 완만하니 걷기 편한 흙길 임도입니다,
해발 800m는 사람이 가장 안락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고도라 합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트레킹을 한적하고 호젓하게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명품 트레일입니다.
코스 거리는 15km 내외로 숫자로는 제법 길어 보입니다만 걷기 편하고, 완만하고 돌이 거의 없는 어느분 표현대로 '비단길 같은' 임도 흙길이라 피로감도 적습니다.
오늘은 비가 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지 걷기에 적당할 정도로 물기가 남아있어 마사토 같은 흙길에 발을 놓을 때마다 아삭아삭하는 리드미컬한 소리가 따라 오네요 ^^
저는 개인적으로 세 번째 걷는 길인데 여전히 관리가 잘 되어있는 명품 숲길입니다.
한번의 약한 오르막 외에 완만하다시피 평탄하며 돌이 거의 없는 흙길이여서 걸음에 긴장감이 적습니다. 개운하고 산뜻하게 걸은 후의 적당한 피로감을 기분좋게 즐길 수 있어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난이도가 쉬운 길입니다.^^
비포장길은 비가 내리면 흙이 흘러내리며 골이 파이고 옹벽이 파손되기도 하여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있지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숲길에서도 흙길을 만나기가 흔치 않습니다.
6월 들어 몇 차례가 강우가 내렸는데 그 흔적이 오늘 임도에도 남아 있네요.
잔돌이 돌촐된 곳이 몇 곳 있고, 물골이 마르지 않은 촉촉한 흔적이 남아있는 곳은 포실포실한 고은 흙이 모여있어 흙장난 유혹도 생겼습니다.^^
임도로 들어서며 평소 흙길에서 맨발걷기를 즐기시는 깜지곰님은 바로 맨발로 걷기를 시작하셨어요.
너무너무 좋아하시는 깜지곰님 감탄에 리카님, 케이트님도 주저주저 하다가 드뎌 맨발에 합류하셨답니다 ^^
저도 맨발 유혹이 내내 뒤따랐지만 무릎이 시원치 않은지라 참았어요.^^;;
길이 편한 만큼 발걸음에 긴장감이 없어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게 임도의 단점이기도 합니다만, 오늘 참석하신 분들은 길가 야생화를 비롯해 주변 경관을 즐기며 걷는 분이 많아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야생화가 큰 군락을 이루지는 않아 언듯보면 꽃이 많지 않은 듯 했지만 꽤 여러 종류가 피어 있더군요.
위에서 아래로 노루노줌, 분홍색이 짙은 노루오줌, 엉겅퀴, 초롱꽃입니다.
꽃만 아름다운게 아니였어요.
잎이 무성히 덮힌 연둣빛 풀섶도, 엽선이 뚜렷하게 청년 잎사귀가 된 나뭇잎들도 꽃 못지않은 아름다움이였답니다.
피로감이 몰리지 않게 자주자주 쉬며 수분과 에너지도 보충합니다.
내어놓으시는 여러 종류에 마치 간식 파티하는 듯, 입이 즐거운 시간입니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유려하게 휘어지는 길,
나뭇잎 사이로 힐끔힐끔 사라져 가는 모습들,
자작나무, 낙엽송 등등 아름들이 나무들이 도열한 길을 스쳐가는 모습들,,,,
모두모두 마음을 빼앗는 아름다움이였습니다 ^^
동행이 있어 든든한 길이기도 하고~
길에서는 처음 만난 분과도 오랜만에 만나는 분과도 얘기 동무가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함께 걸어도 혼자 걷는 듯 나만의 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홀로 걷는 듯
함께 걷는 길
함께 해서 좋은 길입니다...^^
같은 듯, 비스한 듯, 다른 길,,,,,
그래서 찍고, 또 찍고~~ㅎㅎ
태기산 임도길에서 여러 야생화를 만났지만, 특히 개다래, 쥐다래의 꽃을 볼수 있어 압권이였어요.
함께 살펴보고 꽃 이름을 배우고~~^^
쥐다래는 꽃이 작고 냄새도 미약해 꽃을 대신해 잎사귀가 흰색, 또는 분홍색으로 화려하게 변색해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일종의 '호객' 을 하는 덩굴 식물이랍니다.
개다래나무, 쥐다래나무, 묵다래나무, 말다래 등등,,,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요.
흔하지만 벌과 나비가 꽃을 발견하기 어렵듯이 변색한 잎사귀는 많이 보이지만 꽃을 보기는 정말 힘들더군요.
계절도 맞아야 하고, 꽃이 잎겨드랑이에 달리면서 땅바라기까지 하고 있어 잎에 가리고, 꽃이 작으니 나무가 가까이 있어야 볼수 있어 지금까지 두어 번 부실한 모습의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오늘은 바로 길가에 꽃이 지천입니다.
처음에는 어디선가 은근한 꽃 향기가 숲길에 퍼져있는데 꽃은 보이지 않아 무슨 꽃일까 했어요.
한참을 걷다 쥐다래나무 주변에서 향기가 흐른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꽃 하나하나는 향기가 진하지 않은데 나무 개체수가 많고, 지금이 제철인듯 나무마다 꽃송이가 엄청 많이 달려 작은 향이 모여 숲길에 향기를 가득 담았네요.
오늘 개다래.쥐다래나무의 꽃을 실컷 본 것만으로도 행복한 길입니다 ^^
육산이다보니 흘러내리는 것도 돌이 아니고 황토에요.
맨발걷기를 하는 분들이 어쩌다 보니 한 곳에 모이셨네요~ㅎ
자극이 너무 심한 분은 양말을 신고 걷기도 하며 꽤 오래 걷다가 힘이 들어 다시 신발을 신으니....양탄자가 깔린 길을 걷는거 같다 하시네요. 일명 '운탄자'~~~ㅎ
트레킹화의 위력을 오늘 톡톡히 절감하신 듯~~~^^
개체수는 적지만 하나 둘 계속 만나는 야생화들~~
초록색 풀섶에 짙은 주홍빛을 띤 털중나리꽃이 환호를 받았습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산길에 핀 주홍빛 나리꽃을 좋아했던터라 지면을 많이 할애하는 편파적 편집을 합니다.ㅎㅎ~
자동차 바퀴 자욱을 비켜 지천으로 자라는 질경이도 오늘의 관심 식물~~
친정엄마가 질경이묵나물을 맛있게 해 주신 기억이 있는데 음식점에서도 이 나물은 거의 안나오더군요
.
쑥은 가끔 뜯으시던데 질경이는 아무도 관심대상이 아니였어요.
그런데 오늘 케이트님이 질경이를 몇 잎 뜯어 간장절임을 해 본다 하시길래 이왕이면 많이 뜯어서 묵나물 만들라고 다들 한 움큼씩 뜯다보니 한 봉지가 되었네요. 저 먹을 양은 뜯어 드렸습니다.ㅎㅎ~~
꿀풀, 개망초, 개치수염, 관중
쉬고, 또 먹고~~^^
오늘은 12분의 회원님이 단촐하게 걸었습니다.
앞에서 길을 잡아주신 마도로스님 감사합니다~~^^
음~~
길 너무 예쁘다~~
사람이 꽃 같아요~~~^^
개망초꽃도 이제 피었는지 줄기부터 꽃까지 청초함이 한 몫합니다~~
졸졸졸~~
물소리도 들리고, 작은 물길이 우거진 숲섶 사이로 보이기도 합니다.
작고 앙증스레 흐르는 작은 물길을 흐리는 분들~ 맨발걷기 하는 분은 좋겠다~~~^*^
낙엽송(잎갈나무) 열매도 오늘 처음 보았어요.
자연 발화된 어린 낙엽송이 우리 키 만큼 커 열매도 잘 보이네요.
오늘은 하늘이 흐려 덥지 않고 걷기에 좋은 조건입니다만 나뭇잎이 울창하게 가리고 있어 해가 난다해도 그늘길입니다.
길가를 덮은 숲섶, 숲을 비집고 들어온 햇빛이 낮은 풀섶에 까지 얹혀 연두빛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숲길입니다.
윗줄은 미역줄나무꽃과 열매를 변하는 과정,
아랫줄은 조록싸리꽃
홀대 받는 개망초꽃도 분위기 있답니다....
우리는 지금 Eco 800 태기산 트레킹로를 걷고 있습니다.
숲체원에서 시작해 6번국도 접점을 향해 걷고 있어요. 15.2km를 걸었는데 딱 반이 되는 위치네요 ^^
태기산 정상부의 풍력발전기입니다.
저 곳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있는데, 언제 한번 걸어볼까요?~~^^
그런데 언제 회색빛 하늘이 파랗게 바뀌었네요.
오전 9시~11시까지 50% 강수확률 비는 오지 않고 덕분에 시원한 길을 걸었습니다^^
안보이던 남자 분이 한 분 더 합류하셨네요~
버스를 6번국도에 세워두고 태도사님이 역방향으로 걸어왔는데 어찌나 걸음이 빠른지 우리가 걸은 것 만큼 걸어오셨어요. 반갑게 맞이주시고 다시 한번 간식 파티~~ ^^
꿀풀, 큰뱀무꽃,
물레나물, 계란후라이 같은 싱싱한 개망초꽃
민가가 두어 채 있던 삼거리
이곳에서 방향을 아래 민가 쪽이 아닌 오른쪽 오르막길로 이어집니다.
임도길에서 유일하게 오르막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쉼터가 있는 곳까지 해발 770m~893m의 편차로, 천천히 걸어 20분 정도 소요.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쉼터인데, 오늘은 패쓰~
햇살이 파고드는 공간에는 빛이 만드는 아름다움 작품이 만들어진답니다....
또 훅 가는 토로, 토로는 너무 자주 훅 가요~~ㅋㅋ
토종 다래열매입니다.
다래순은 많이 보았어도 열매는 처음인 듯해요~
이런 숲길~~
정상 쉼터까지 경사가 가장 깊은 정도가 이런 낮은 오르막길.
이런 길이 처음부터 이어지고 있답니다.
풍력발전기까지 보이는 쉼터.
흐트러짐 없이 빼곡하게 자란 개망초꽃을 보며 찾는 이가 적은 길임을 소개글처럼 확인입니다.
완만하게 경사를 높여가며 조망되는 풍광~
아직은 잿빛 구름이 남아있어요
튼실하던 이끼
최고점에 다다르며 돌아보니 풍력발전기가 더 많이 앵글에 잡히네요.
이제 햇볕이 쨍~ 흰구름도 두등실 떴네요.
여기가 임도길의 최고점 해발 893m입니다.
지금부터 완만한 내리막길입니다.
풍력발전단지가 조망되는 쉼터.
본격적으로 내리막길. 이 정도 평탄한 길
길이 끝날 때까지 쥐다래.개다래 꽃과 향기와 함께 했습니다.
흰색으로 변색되는 것은 개다라, 분홍색 변색은 쥐다래랍니다.
거리를 줄이려면 귀두미마을로 내려갈수도 있습니다.
등산로 관리는 안되어 있는 듯 입구가 풀에 가려져 있네요.
다시 풍성해진 질경이길.
2차 걷기 때는 아예 칼을 하나 갖고 갈까봐요~ㅎ
임도가 끝나는 지점~
선두는 여기서 즐기셨네요.
발끝의 차가운 기운을 통해 몸의 독소가 빠져나가는 거 같다고 어느 분이 표현하시던데요.
다음에는 일찍 내려와서 저도 독소를 빼내야겠어요.ㅎ~
6번 국도와 만나는 지점에서 오늘 걷기를 마칩니다.
여기까지 15.2km를 쉬는 시간 포함 5시간30분 걸렸습니다.
점심은 둔내면의 둔내한식뷔페입니다.
후기 리뷰 글에서 본 것처럼 어느 음식 하나 대충 만든거 없이 제대로 만들은 집밥같은 편안하면서도 메뉴 구성이 잘되었더군요.
저는 안먹어서 사진에 없는 오리훈제를 많이 좋아하시더군요. 쫀득하면서 물기없던 오뎅볶음도 특이했고, 비듬나물이 상큼하고, 묵은지만 달달 볶은 김치찜 등 평범하지만 맛깔스럽고 깔끔한 반찬들과 쌈채소와 샐러드, 냉국에 소고기무우국에 욕심을 내었답니다.
직접 계란후라이도 부치거나 라면도 꿇여 먹을 수 있는데 배가 불러 도저히 엄두를 못 냈어요^^
가성비도 높고 음식맛도 좋은 곳으로 추천합니다.
식당 마당에 다육이가 많더군요. 이런 종류 다육이는 우리 옥상에도 많은데 꽃은 처음 보네요~
이제 일정을 모두 마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세 번째 걷는 길인데 여전히 관리가 잘 되어있는 명품 숲길로 많이 좋았습니다.
걸음에 피로감이 적어 개운하고 산뜻하다 느낄 정도로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난이도가 쉬운 길로 추천드립니다.^^
첫댓글 녹색의 푸르름 속에서
다양한 야생화도 보며
길벗들과 대화를 나누며
걷는 순하고 예쁜 길
길 열어주신 토로님
쾌적하고 편하게 운행해 주신 태도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멋진후기
감사합니다
토로님의 야생화 후기 강좌 잘 보았고 평일 수요도보에 거의 다참석해 다음 리딩시 든든한
원군이 되어주시는 마도로스 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