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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란 압축 미와 정갈함입니다
사족을 붙이는 설명식의 나열은 시의 매력과 묘미를 상쇄시킵니다
하여, 수필 형식의 산문시는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호응을 그리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굳이 산문과 수필을 구분하여 표현하자면 산문은 주제 설정에 대한 논리적 객관적 화자의 서술이며, 수필은 주관적 화자의 변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시의 구성은 4연 16행 정도를 표준으로 보며 너무 짧은 시나 긴 시는 심사워원님들의 평점에 감점 사유가 될 수가 있습니다
비유법을 적절히 활용하시어 상징화하는 작업은 시의 깊이를 심화시키고 고급화된 시가 탄생될 것입니다
3) 비유법에는 잘 아시겠지만 메타포(은유)나 직유법 의인법 의태법(사람이나 사물의 모양 태도 행동등
모낙모락 피어나는 연기, 방긋방긋 웃는모습 말랑말랑
아기손) 의성법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낸 말 잠을
쌕쌕, 우당탕, 퍼덕퍼덕 ,지르릉쩡쩡 얼음 갈라지는 소리) 등을 말하며 상징화시킨다 함은 원관념을 숨기고 보조관념을 흔드는 시적 언어를 구사하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비들기'라는 보조관념안에 원관념에는 '평화'의 의미가 상징화 되어있으며 '십자가'란 보조관념에는 원관념인 '예수의 사랑' '교회'등 원관념이 내재되어 있는 형태가 되겠습니다
숨겨진 발톱의 실체를 시적 언어 등 의인법을 통해 사물의 실체 형상화시켜 드러내는 작업은 시의 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4) 평이하면서도 진부한 시구는 푸념과 넋두리를 가져오며 읽는 독자들에게 궁금증 유발등을 희석시키므로 참신하고도
독특한 시어들 생경하고 낯설기 등 자기만의 색깔로 압축하여 쓰는 작업을 게을리 하시면 안 되겠습니다.
시평 예)
푸념과 넋두리의 전형적인 시적 형태
마음 한 구석의 아려함 /
이ㅇㅇ 89년 마포
아침 햇빛에 깨서 일어나면서도 생각이나고
세수하며 잠에서 깨어나는 찰나에도 생각이나고
나른한 오후,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보고싶고
한가한 시간, 운동하는 동안에도 보고싶고
노을진 해를 보며 걸어가는 동안에는 그리워하고
어두워진 밤에 혼술을 하는 시간에도 그리워하고
잠을 드는 순간마저도 온통 한 사람만 생각뿐
이 모든 걸 말하고 싶어 미치겠지만 이 시간이
멈춰질까 겁나서 아무것도 못 하다 놓쳐버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문득 어쩌면 말을 못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후회한다
비유가 있는 시적 형태의 전형
저녁 나무를 보며
/ 남혜란
빈 몸인 한겨울을
우두커니 서 있는 가로수
꿈쩍 앉은 채
누구를 기다릴까
달빛은 서러운데
구름 따라 간임
살포시 동풍 오시는 날
임도 푸르게 오시길
5) 시인은 현자( 賢者)요 광인(狂人)이라 했습니다
인문학적 멀티 소양을 갖기 위해 폭넓은 독서(기 문우님들과 시인님들께서는 많으신 독서를 하셨으라 봅니다)와 때로는 4차원의 말이 안 되지만 , 말이 되는 시적 언어를 구사하셔야 됩니다
어느 시에 보면 재래식 화장실에 앉아 구더기의 꿈틀 거림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활자를 본다 하였습니다
6) 매의 눈 관조적 자세만이 참신한 시구를 창출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인의 눈에는 잎이 떨어져 감나무에 걸린 감을 보며 저것이 더 잘 익으면 노인분들이 좋아하는 홍시로서 달달하겠다라는 표현은 1차 언어, 1차 감성을 중시하지만, 시인의 눈에는 피부가 축축쳐지고 근육살 빠진 우리들의 황혼의 인생일 수도 있고 고엽 되어 뒹구는 낙엽을 보며 삶의 임계치 등 의미 부여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산자락 타고 내려온 안개를 '어승렁 어슬렁
걸어 내려온 밤도둑 고양이'로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사물 '감을 새색시의 볼'에 표현해 의인화시키는
모습이라든지 또는 두부를 못 먹던 시절에 얼굴에 피었던 '버짐'으로 또한 쪽파를 다듬으면 하얗고 미끈한 부분을 '아름다운 여인의 살결'로 형상화시키는 작업은 시의 묘미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할 것입니다
7) 사랑의 자세입니다 관계성, 사람을 대할 때나 사물을 주시할 때 사랑으로 바라보며 포용했을때 하루가 다르게 보이고 하나의 멋진 시가 시가 탄생된다 하였습니다
사랑의 관조적 자세는 시의 펜더멘털에 있어 비료와 같은 존재 소중한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8) 객관적 상관물을 이용해 시를 써보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아침 단상'의 시제를 설정하였다면, 아침이 주는 고요 속 명상의 성정과 가치 또는 천정에 달려있는 전등의 불빛 , 침대 , 거울 , 책상, 세면도구 등 의미 부여의 연결성 속에 시를 탄생시켜 보는 자세입니다
9) 신춘문예의 심사평은 거창한 거 같지만 오히려 단순함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노래하는 시제의 연결성 부분과 균형감 압축성 다양한 비유법을 통한 참신성 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앞으로 시를 쓰는 방향성이 보인다 하겠습니다
모 교수님의 말씀대로 ~는 ~를 체언 뒤에 붙는 조사를 생략만 하여도 압축된 멋진 시가 탄생되며 시를 쓰며 이것을 아는대만 10여 년이 걸렸단 언급은 의미 심장한 얘기인 것 입니다 또한 푸념과 넋두리는 배제하며 낯설고 생경한
시적진술이 시의 깊이를 심화시킨다 하겠습니다
예시1)
커피를 마시며 / ㅇㅇㅇ
하얀 머그 컵에
미세한 구멍들 사이로
검은 물방울 들이
바흐의 첼로 선율과 함께
묵직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그윽하고 진한 향기가
또르륵 또르륵
검은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한다.
목구멍엔 쓰디쓴 인생과
지난날의 행복한 추억과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가
입과 기도를 지나
나의 마음 속으로 들어와
빨강 하트 한 장 남기고 간다.
예시2) 체언 뒤 조사를 뺀 첨삭
아래
커피를 마시며 /ㅇㅇㅇ
하얀 머그 컵
미세한 구멍들 사이
검은 물방울
바흐의 첼로 선율
묵직하고 안정감이
그윽하고 진한 향기
또르륵 또르륵
검은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한다.
목구멍엔 쓰디쓴 인생
지난날의 행복한 추억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
입과 기도를 지나
폐부 깊숙히 들어와
빨강 하트 한 장 남기고 간다.
위의 예시1)에서 불필요한 살을 붙이듯 조사가 많이
첨부된 시의 형태 보다 조사를 뺀 예시 2)의 시의 형태가 한결 압축되고 간결한 느낌의 시로 탄생 되었음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10) 시인은 하늘이면 하늘의 신비를 담아내고 땅이면 땅의
비의(比擬)를 시적 언어로 담는다 헀습니다
땅과 사람 하늘 그리고 우주 삼라만상을 시적 언어로 유영하며 점령한다 함은 무시무시 영혼의 카타르시스요 풍성함이 아닐 수 없습니다
11) 한편의 시가 탄생 되기 위해서는 시제에 걸맞은 상상력과,포인트를 유추해내는 작업을 게을리하시면
안 되겠습니다
시가 완성된 후에는 가슴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앞으로 4~5번 뒤로 3회 정도 자작시를 낭송해보시면서 첨삭 및 퇴고의 작업을 집중화시키는 작업되겠습니다
3~4일 지나서 자작시를 보면 시구의 중복성 등
불필요한 조사의 첨부 맞춤법, 띄어쓰기, 오타 등
눈에 띄게 발견됨을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어 '맞춤법 검사기'를 활용하여 붙여넣기 하신 후에 검사하기 하면 많은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12) 시 창작에 있어 압축, 농축, 함축의 의미란 결국 100여행의 수필 글을 한행의 시구로 정갈히 다듬는 고된 작업이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차 언어 직접화법 사실의 대한 감성의 나열 보단 2차 언어 즉 간접화법을 통한 시상 전개가 시의 매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사랑하는 감정 즉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란 표현보다는
'어딜 가든 당신이 있다' 라든지 삶 속에 대상이 무엇이든 사랑의 실패나 사업의 부도로 우울증의 느낌들을 '흔들리면 피지 않는 꽃이 어디있으랴'하며 표현한 도종환 님의 시는 전형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13) 다음은 사족을 붙이듯 시의 모든 표현들이 사실의 나열 누구나 아는 생각들의 표현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사진
한장으로 표현힌면 되는 것이지 굳이 씸들게 시로 표현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글들은 산문,수필 형식의 글로 빠질 우려와 시의 깊이를 스스로 갉아먹는 창작 되겠습니다
'겨울 들녘 눈이 내린다'라는 누구나 아는 사실을 '은빛 가루 휘날리며'라고 틀어서 시구를 구사했을 때 독자들에게 궁금증 등 의미 부여를 하는 것입니다
'누렇게 익은 가을 황금 들녘'이라고 누구나 아는 흔히들 쓰는 표현이지만, '금가루 뿌린 고개 숙인 가을 들녘' 이러한 시적 언어 구사는 시의 의미를 고급화 내지 에메랄드빛 심연의 바닷속 진주를 캐는 기쁨을 화자에게 선물할 것입니다
14) 다음은 김주대 시인이 기고한 글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무작정 뒤집어 생각하고 반대로 생각하고 거꾸로 생각하여 말하고 쓰라. 그것은 튀어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진실에 육박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큰 것은 작게, 작은 것은 크게, 깊은 것은 얕게, 얕은 것은 깊게, 긴 것은 짧게, 짧은 것은 길게, 남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게, 아름다운 것은 추하게, 추한 것은 아름답게, 무거운 것은 가볍게, 가벼운 것은 무겁게, 진실은 거짓으로, 거짓은 진실로 보아라. 그렇게 보면 존재의 진실이 나타날 때가 많다.
다시 한번 강조의 말씀드리면 전자에도 기 언급드린 시제에 맞는 시적 진술시 생각의 세세한 설명적 나열을 하지 말며 그러한 모습은 굳이 시라 할수 없으며 사진이나 그림으로 얼마들지 대체할 수 있다란 지적을 다시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한상우 시인의 「고사목」이란 시가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예시 1) 간접화법, 2차언어, 내면풍경의
시적 진술 사례
관조적 태도. 사유의 힘 그리고 의미부여의 상상력
엿볼 수 있는 시
「잡초로 태어나서」송지범 시인의 시도 의미부여
상상력은 동일하다
관조적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 보다
사유의 개념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
고사목 / 한상우
당신이 불러주지 않는
나는 누구입니까
외딴 바위섬에서 홀로
긴 밤 어쩔 줄 몰라 하늘을 움켜쥐어도
달빛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어스름오던 새벽은
창백한 이슬이 온몸으로 그렁그렁하여도
어린 새의 날갯짓으로도 일던 푸른 바람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들을 가로질러 온 파도는 낙엽 되어
발목을 휘감고 쌓입니다
부서진 이름에 이끼 낀 알몸으로 서서
누군가의 비문을 읽는
나는 누구입니까
*고사목 -병이나 산불 노화등으로 말라죽은 나무
예시2) 전형적인 직접화법,1차언어, 외면풍경의
시적 진술을 하고 있으나
관조적 태도나 사유의 힘이 느껴지는 시로서
의미부여 및 상상력은 고사목과 동일한 사례가
되겠다
아래
잡초로 태어나서 / ㅇㅇㅇ
향기 그윽한 꽃이 되고 싶었는데
거친 땅 위에 잡초로 피어나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빗물과 햇빛 조금씩 받아 짜낸 양분은
이 몸 하나 견디기도 모자란데
갈라진 틈 사이로 벌레들 기어들어 와
갉아먹고 있는 뿌리 몇 가닥
야생에서 길러진 몸뚱이는
날카로운 바닷바람에 베이고
거대한 바윗덩이에 짓눌려서
볼품없는 몰골로 버티고 있다
꽃이 필 자리 내가 차지해서
눈총 받으며 살아온 세월
아무리 말라도 죽지 않는 질긴 생명
눈물이라도 왈칵 흘리고 싶건만
흐르는 건 씁쓸한 진물뿐
가까이 다가와 부대끼던 이들은
풀독 올라 상처 난 채 떠나갔고
잠시나마 옆에 자리 잡은 이들은
양분만 빼앗긴 채 시들어갔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꽃이 되고 싶었는데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잡초로 살다 보니
남은 건 추억과 그리움 담은 풀의 정령뿐
밤이 되면 유약한 영혼들이 사각거리며
서로 참았던 설움 토해낸다
어둑한 하늘 바라보며 훌쩍이는 새벽
살아서 꽃이 될 수 없다면
곁을 빛내는 반딧불이 먹이로 소화되어
묽고 퇴색한 영혼들이나마 달래주고 싶다
ㅇㅇㅇ 시인
약력
ㅇㅇㅇ 시인은
문학고을 시 부문 응모자로 심사과정에서
가장 우수한 평점을 받았다
결국 한상우 시인의 「고사목」에서 보 듯 시란 사물에 대한 정신의 옷 입히기 등 2차 언어 간접화법 내면 풍경의 시적 진술이 작품의 깊이를 더하겠으나
ㅇㅇㅇ 시인의 「잡초로 태어나서」의 시도
1차 언어 직접 화법 외면 풍경 등 시적 진술로서 국한되나 사물을 주시 하는 관조적 자세나 의미 부여 상상력에 기인한 시적 표현이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멋진 작품의 시로 탄생된다 하겠다
결국엔 어떤 형태의 시적 표현을 하여도 그 시가 사랑받는 시로서 빛을 보느냐는 독자들의 선택 몫이 아닐까 싶다
15) (시집-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101세 일본의 할머니 시인은 남편 사별 뒤 90세가 넘어서야 아들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하였고 150만 부의 베스트셀러가 되기까지 시의 생명력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90세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식적이거나 인위적이지 아닌 삶의 주옥같은 진실한 경험들을 시로써 표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비유법이나 상징, 2차언어, 간접화법을 구사하는 시적 진술등은 별론으로 하고요)
그의 대표적 시 "약해지지 마" 시를 소개합니다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16) 끝으로 "시창작 강의노트"에서 발췌한 좋은시와
좋지 않으시 사례와 시평을 동해 시론에 관한 글들을
끝맺고자한다
「좋은 시와 좋지 않은 시」
시를 쓰는 데 있어서 좋은 시와 좋지 않은 시를 정확히 구별할 수 있다면 시 쓰기는 반 이상 이뤄진 것이라고 할수있다 좋은 시와 좋지 않은 시를 가르는 궁극적인
기준은 '감동'이다
즉 어떤 시를 읽었을때 사람살이의 냄새가 나느냐 하는 것과 그 삶에서 우러나는 진지한 감동이 오느냐 하는 것이 그 기준이라고 할것입니다
똑같은 글감 인 '내짝' 가지고 쓴 두 글을 좋은시와 좋지 않은 시로 가려보자
예시1)
내짝
내 짝은 단발머리 깜직한 소녀
언제나 밝은 웃음을 띠고 있지요
꾀꼬리처럼 맑은 목소리로
노래 부르면
가슴속의 나쁜 마음
씻은 듯이 없어지고
고운 마음 예쁜 마음 생겨나지요
예시2)
내짝
남자라서 그런지
무지무지 땀 냄새가 난다
내가 톡톡 건드려도
대꾸도 안한다
아이들이 미륵곰이라고
별명을 지었고
미륵곰 미륵곰 불러도
왜 하고 대답하는 내짝
나는 미륵곰이리는 내 짝 별명이
듣기 싫다
'내짝' 종합 시평
일반적으로 문예반 학생들에게 가려보라고 하면 다수가 예시 1)의 글을 잘쓴 시라고 대답을 한다
어째서 그런가 물으면 예시1) 뭔가 시 같은데 예시2)는 시 같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왜 시같지 않냐고 물으면 시는 아름답고 그럴듯 써야 하는데 예시2)는 그런게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얘기이다
우리는 이런식의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그 결과 인간의 삶과는 동떨어진 고상한(?) 꽃이라든가 구름이라든가 새라든가 하는 것들을 아름다움이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거름이라든가 개똥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시에 쓸수 없는 말로 알고 천사라는가 신선,이슬 등등의 뜬구름 잡는 추상적인 것들을 쓰는 것이 시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일종의 양반 의식에서 나온다고 생각된다
인간은 노동을 천시하며 노동은 하인과 같은 상놈들이
하는 것이고 양반은 고상히 글이나 읽으며 풍류나 즐기는 것으로 하는 엄청난 착각 바로 여기에서 우리의 시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근본적으로 비롯된다고 본다
예시1)은 막연하다 그래서 이 시를 읽고도 내 짝이 어떤
사람인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내짝의 특징을 잡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컨데 예시1)을 읽고 나면 장식용 그림 속의 인물을 보는 느낌이 들지 살아 움직이는 현실 속의 인물을 보는 느낌이 안 든다는 것이다 이럴때 시는 죽어 버리게 된다
'꾀꼬리처럼 맑은 목소리로 노래 부르면''과 같은 구절은 상투적으로 흔히 쓰이는 말이기에 신선한 느낌이 안든다
예시2) 을 읽고 나면 내 짝을 바로 옆에서 보는 것처럼 환하게 떠오른다 그것은 내짝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잘 잡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연에서 엿 볼수 있는 것처럼 짝에 대한 진실한 정을 알 수 있다
시는 바로 이렇게 써야 하는 것이다
*또다른 다른시의 예를 들어보자
예시1)
아버지
헤어진 샤쓰를 입으신 아버지
헤어진 사이로 등이 나와 보이고
저녁 바람이 차갑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한다 막연하나마 감성에 빠진
시적진술이다 저녁바람이 차갑다 -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
저녁 햇빛에 비쳐 서 있는 소
소의 두 눈도 지친 듯 흐릿하게 빛난다
오늘은 얼마나 밭을 갈았을까?
소의 등을 쓰다듬으시는 아버지의 손에
오그라진 털이 빠져 묻었다
(소와 아버지가 두터운 신뢰와 믿음 속에 서로
사랑하며 살아간다)
예시2)
봄의 소리
봄의 소리 새롭다
꽃잎이 열리는 소리
나비의 날개 짓는 소리
봄의 소리 들으면
가슴이 열리고 마음은 훠어훨
하늘은 난다
「종합시평」
위 예시글 중 '아버지'와 '봄의소리' 중에서 어느 것이 좋은시라고 생각되는지 독자들의 대답은 제 각각일 것이지만 시적 형상화의 좋은 시는 '아버지'이다
왜 그럴까?
우선 '아버지'에는 사람 살이의 냄새가 나는 것에 비해 '봄의 소리'에는 사람 살이의 냄새가 빠져있다
그리고 '아버지'라는 시에는 누구나 일반적으로 겪는 일 을 가지고 썼고 누구나 머리속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자기 삶의 경험에서 우러난 '자기 생각'이 들어가 있으며 사물에 대한 따스한 애정이 넘쳐 있는 것이다
특히 '아버지' 3행에서 '저녁 바람이 차갑다'로 압축시켜
써 놓았는데 1,2행을 읽은 독자는 이것이 무슨 말인지 잘 알것이다
그것은 아버지를 염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씨이다
'나는 우리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식의 막연함이나 감상에 빠지지 않으면서 그것보다 더 깊은 애정을 엿볼수 있는 것이다 이거이 바로 시의 묘미요 매력인 것이다
또한 마지막 행의 '오그라진 털이 빠져 묻었다'는 표현에서는 아버지와 소와 화자가 서로 애정을 가지고 든든한 신뢰 속에 살아가는 분위기를 맛볼수 있다
고로, 우리에게 진지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봄의 소리'라는 시는 흔히 사춘기 때 감상적으로 느끼는 막연한 기분을 쓴것으로 보이며 이 시에는 봄의 연관된
삶의 경험들이 나타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누구나
느끼는 진부한 생각들이 펼쳐져 있다 내용도 구체적이지 못하고 막연하며 이런 식의 시는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사랑을 받지 못하며 외면 당하는 것이다
17) 결어
시란 거창히 개념까지는 아니어도 사물이나 자연과 이념 가치, 삶과 사랑 등을 일정한 운율로서 압축된 글이라 정의하지만,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내 마음의 생각을 표현하는 압축한 글이 시라 정의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범주의 작업들을 계속해 나가는 한 모두가 이미 절반은 시인의 길에 들어선 것입니다
부족한 글이나마 선생님들께서 시를 쓰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한다. 이상입니다
문학고을 회장/ 시인 조현민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