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이 필요한 파크골프장 요금 현실화
기자명 심종열 2024.09.03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설비용과 유지 관리비용, 덜 복잡한 인허가 절차, 지역의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 등은 파크골프를 매력적인 스포츠 인프라로 만들었다. 향후 파크골프의 지속 발전을 위해 파크골프장이 자생력을 가지고 운영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파크골프 열기에 대해 고민할 때
파크골프는 이제 하나의 새로운 흐름이라 해도 될 정도다. 골프의 보완재로 여겨졌던 파크골프가 이제는 하나의 골프 장르가 됐기 때문이다. 파크골프는 스크린골프와 함께 골퍼들에게 그리고 골프 입문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로 자리하고 있다.
파크골프의 인기는 신규 파크골프장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파크골프장을 건설하고 있고,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제는 과열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파크골프장 건설이 하나의 유행이 되면서 법적 검토를 거치지 않고 위법한 건설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공원에 파크골프장을 무리하게 설치하려 하다 민원이 발생하는 사례로 늘고 있다.
이는 파크골프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졌고 그 인구가 늘어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설비용과 유지 관리비용, 덜 복잡한 인허가 절차, 지역의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 등은 파크골프를 매력적인 스포츠 인프라로 만들었다.
하지만 양적 확대에 근거한 지금의 파크골프 열기에 대한 부작용도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이미 건설과 관련한 문제 외에 유지 관리와 지속 활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시설만 많이 만들고 애물단지가 되는 여러 체육시설의 사례가 파크골프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파크골프장의 건설과 유지 관리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과 지역민들의 여론에 따라 파크골프장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파크골프가 완전히 대중성을 확보했다고 하기 힘들고 아직은 주 이용객의 노년층이라는 점은 불안요소다.
파크골프에 대한 여론
파크골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바탕에는 공공의 공원에 왜 소수 이용객을 위해 파크골프장이 만들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파크골프장은 매우 저렴한 이용요금이 장점이지만, 이는 자칫 특정 종목에 대한 특혜로 인식될 수 있다.
한편으로 시설 유지관리비용에 턱없이 부족한 요금으로 파크골프장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파크골프장은 골프장과 비교해 작은 규모이고 상대적으로 관리 비용이 덜 소요된다고 하지만, 경기를 하기 위한 잔디 관리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또한, 상시 관리 인력도 필요하다.
지역별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풋살장이나 농구장과 차원이 다른 관리의 영역이다. 지방자치 단체가 관리의 주체인 상황에서 관리를 위해 세금 사용이 불가피하다. 파크골프장 유지 관리와 관련해 지자체들은 이를 민간에 위탁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입찰공고를 하기도 하는데 그와 관련한 금액은 통상 수천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지방자치 단체라면 부담이 될 수 있는 금액이다.
이는 파크골프장 이용자들에 대한 무임승차론을 불러올 수 있다. 또한, 파크골프장 이용객들이 상당수는 지역민이 아닌 타 지역에서 오는 일도 많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파크골프장 이용객들은 수도권 거주자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저가 요금 정책을 유지한다면 지역민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있다.
지역에서 파크골프의 저변을 넓히는 노력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골프는 호불호가 엇갈리는 스포츠이고 참여를 강요할 수도 없다. 지자체들은 파크골프장을 건설하면서 지역의 수요와 복지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요금에 있어 저가 정책을 유지하는 명분이기도 하지만, 인구대비 이용자나 지역에서의 기여도 등을 고려하면 기대효과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이는 파크골프장 이용자들에게도 불만이 될 수 있다. 저렴한 이용요금은 관리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에 비해 코스의 난이도가 덜하고 친자연적인 경기장 환경이라고 하지만, 경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코스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하지만 부실한 관리는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으로 나타날 수 있다.
운영방식 변화의 필요성
이에 파크골프장 이용요금 인상, 요금 현실화 등 파크골프장 운영방식 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 이용자들에게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고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수익자 부담의 원칙도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지자체 차원에서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다. 파크골프장은 특정 종목을 위한 시설로 공공시설로서 계속 관리되는 데는 부담이 있다.
결국, 언젠가는 민간으로 관리를 이양해야 한다. 이는 이용요금의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 갑작스러운 요금 인상은 분명 큰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 초창기 합리적인 요금 수준을 확정하고 시행하는 편이 지속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문제제기도 당연히 생길 수 있다. 파크골프의 시작이 저렴하고 간편한 골프를 지향하는 것이었는데 그 원칙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는 파크골프의 본래 취지도 퇴색할 수 있다. 비용부담으로 그 인구가 감소할 위험성도 있다.
하지만 파크골프는 이제 골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서비스에 대한 요구 수준도 커질 수밖에 없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세금으로 파크골프장을 계속 지원하는 것도 언젠가 한계를 노출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체육시절의 운영에 있어 적자 운영을 지속하는 건 각 지자체의 재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장, 파크골프장 운영과 관련해 경제 논리를 강조하는 지방자치 단체장이 선출된다면 그 지역 파크골프장의 운영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향후 파크골프의 지속 발전을 위해 파크골프장이 자생력을 가지고 운영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제는 파크골프장의 인기에만 매달려 잠시 간과했던 비용과 수익 문제에도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이는 파크골프의 지속성 유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경기장의 유지 관리를 전적으로 세금에만 의존하는 식의 운영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파크골프장은 만드는 데만 주력했지만, 이제는 효율적인 운영 방안, 보다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운영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 점에서 요금의 현실화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