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12
3 술회述懷 12 우의寓意 뜻을 붙여서
해당화락오풍량海棠花落午風凉 해당화 떨어지고 낮 바람 서늘한데
렴영중중루소상簾影重重鏤小床 발그림자 거듭되어 小床에 어른댄다.
다소한수쇄미료多少閑愁鎖未了 다소간多少間의 헛 근심 없어지지 아니하는데
인간유유주요장人間唯有酒澆腸 인간에는 그래도 술이 있어 창자를 씻어 주네.
뜻을 붙이다
낮 바람 써늘한데 해당화 지고
발그림자 겹겹이 작은 상에 그늘진다
다소간의 한가한 근심 없어지지 않으니
인간 세상에 오직 창자 씻어주는 술이 있도다
►우의寓意 다른 사물事物의 뜻을 풍자諷刺함.
►‘발 렴(염)簾’ 발(햇빛 등을 가리는 물건) 주렴珠簾. 주막기(주막의 표지로 세우는 기)
►‘새길 루(누)鏤’ 새기다. 박아 꾸미다 (길을 뚫어)소통疏通시키다
►‘澆 물 댈 요, 물돌아 흐르는 모양 뇨(요)’ 물을 대다. 경박輕薄하다
●우의寓意/안수晏殊(991-1055)
유벽향차부재봉油壁香車不再逢 아름다운 수레 다시는 만날 수 없고
협운무적임서동峽雲無跡任西東 무산의 구름 떠간 곳 어딘지 알 수 없구나.
이화원락용용월梨花院落溶溶月 배꽃 핀 뜰에는 달빛 일렁이고
류서지당담담풍柳絮池塘淡淡風 버들 솜 날리는 연못에는 봄바람 살랑살랑 부네.
기일적요상주후幾日寂寥傷酒後 죽도록 술 마시며 적적했던 날 며칠이던고?
일번소색금연중一番蕭索禁煙中 한식이 되어도 온통 쓸쓸함뿐이네.
어서욕기하유달魚書欲寄何由達 편지를 보내려도 보낼 길 없으니,
수원산장처처동水遠山長處處同 물 멀고 산 높은 건 그 어디든 같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