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에는 세상 모든 것은 비슷한 성질끼리 무리를 짓는다는 말이 있다. 또 오래된 속담에는 ‘초록은 동색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고사성어가 유유상종이다. 사람을 비롯한 만물은 서로 비슷한 성향과 성질을 가진 것끼리 모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람이든 만물이든 왜 비슷한 것끼리 모일까? 그것은 안정감 때문이다. 사람은 안정감을 얻기 원하고 만물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한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다.
물질은 원자와 전자로 구성된다. 하나에 원자에는 그 물질의 성질을 갖추기 위해 적정한 수의 전자가 필요하다. 전자가 사라지면 본래 성질을 유지하고 안정되기 위해 다른 곳에서 전자를 얻고자 한다. 불안정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불안정한 상태 보다는 안정을 추구한다. 안정을 찾기 위해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사람은 유사한 배경이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과 교류하려는 성향이 있다.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함께 있는 것이 편하며, 안전하다고 느낀다. 가치관과 태도가 비슷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환경이 만들어지며, 이것은 소속감과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래서 사람은 끼리끼리 모인다.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이러한 특징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주변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의 가치관과 인성을 대략 알 수 있다. 물론 유유상종이라는 잣대 하나 만으로 100% 그 사람을 완벽히 판단할 수는 없으나, 어느 정도 유용한 방법이다. 어떤 일을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기준이 되는 가치관이 주변 사람들과 비슷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나를 알고 싶을 때도 내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면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내가 현재 어울리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나의 성향과 내가 놓인 상황을 알 수 있다. 내가 친구들에게 무엇을 얻고 있는지, 내가 이 사람들과 만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이 사람들과 헤어지면 나는 무엇을 잃게 되는지 등등을 헤아려 보는 것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된다.
이처럼 고사성어 유유상종은 우리가 왜 비슷한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 돌아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