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삼창' 이라는 것은?
⊙ 요즈음 우리 교회 주일 예배를 시작하기 전이나 통성 기도를
하는 시간에 최대의 음성을 사용하여 '주여!' 삼창을 합니다. 성
경적인 근거가 있나요?
⊙ 이러한 행위가 기독교 예배이 역사에 언제부터 있게 되었는지요?
⊙ 이러한 '주여! 삼창' 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예배 시간에 필요한
것인지요?
인간이란 고정된 틀을 깨고 좀더 신선하고 창의적인 세계를 추구하려는 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무리를 지어 사는 곳마다 그들의 세계가 창출한 특유한 문화를 형성하게 됩니다. 교회도 정해진 규례 속에서 안주하고 그것을 최상의 것으로 알고 더 이상의 신선한 탐구를 계속하지 않는다면 발전을 찾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신학자나 목회자의 세계에서는 좀더 신선한 내용과 표현을 가져오려는 노력을 쉬지 아니합니다. 현실의 제도나 구조에 그대로 머물지 않고 더 나은 교회의 모습을 갖추려는 몸부림은 바로 우리 개혁교회의 특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 또는 갱신의 행동과 내용이 때로는 비성경적이고 전혀 역사와 전통에 걸맞지 않은 경우를 종종 봅니다. 어느 목회자에게서 고안(考案)되어 응용해 보고 그것이 좋은 듯하면 성경에 의한 검증도 없이 적당한 이론을 첨가하여 정당화하는 경우가 적지 아니합니다. 우리 교회의 역사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때로는 뿌리를 내려 교회의 본질과 신앙의 형태마저 변질시키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최근에 이르러 기도원이나 부흥회의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주여! 삼창' 이라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등장입니다. 통성 기로를 하기 전에 모두가 있는 목청을 돋우어 '주여! 주여! 주여!'를 부르짖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교회나 세계의 교회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신종의 기도 형태입니다. 여기에 대한 성경적 근거는 예레미야 33장 3절의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는 말씀을 근거한 듯합니다. 기도하는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되어 주님의 성호를 부르짖는 것은 기도원의 집회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진지하고 엄숙한 주일 예배의 현장에서까지 이러한 행위가 번져 오는 것은 매우 경계해야 할 문제입니다. 예배는 열광적인 특수청의 집단만이 갖는 행위가 아닙니다. 예배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격한 사람들은 누구나 방해를 받지 않고 경배와 감사와 찬양을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하나님이 소리질러 부르짖는 사람에게만 응답을 하시고 진지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소리 없이 주님을 찾는 사람에게는 응답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잘못을 범하는 일입니다. 성경에서 소리를 지르는 경우는 시편에서 세 번 하나님을 향한 환호와 감격의 노래 현장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시편 30장 8절에서 "여호와여 내가 주께 부르짖고 여호와께 간구하기를" 라는 기록을 비롯하여 그 외에도 몇 차례 "주께 부르짖는 소리" 라는 표현이 있으나 결코 인간의 답답한 감정를 발산하는 그러한 부르짖음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 때의 부르짖음은 멀리 있는 사람을 부르는 것보다는 울부짖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허물과 의지할 곳이 없는 몸을 긍휼히 여겨 달라는 애원의 울부짖음이 참뜻입니다.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사역 현장에서 소리내어 주님을 찾는 경우로서 소경이었던 사람들이 접근이 용이하지 못하여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외쳤던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귀신 들린 외아들을 두었던 아버지와 딸을 가졌던 가나안 여자가 주님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소리를 질렀던 기록이 있습니다. 다시 구약의 다니엘이 기도 가운데서 민족의 구원을 하나님께 울부짖을 때 "주여 들으소서 주여 용서하소서 주여 들으시고 행하소서" (단9:19) 하면서 연속으로 세 번 주님을 부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오늘의 주여! 삼창' 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성경 어디에도 하나님의 존전에서 예배를 드리는 행위로 '주여! 삼창' 을 부르짖는 기록은 찾을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 건전한 신학과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세계의 어느 교회도 이러한 행위는 하지 아니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하박국 선지자를 통하여 거룩한 성전에서 여호와 하나님을 향하여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오직 여호와는 그 성전에 계시니 온 천하는 그 앞에서 잠잠할지니라"(합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