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 장
이후의 이야기 : 10 년이 흐른 뒤
아일랜드에서 여름을 보낸 후 ,
레프리콘은 캐나다에 있는 나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그는 인간과 달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는 나를 만나러 토론토와 노바스코샤에 왔었고 ,
지금은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다섯 시간 거리에 있는 이 해안가로 온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방문 시간대는 당연히 차와 토스트가 있는 아침 시간이다.
운이 좋으면 죽을 먹을 수도 있다.
매일 해야 하는 일과에 휩싸여 그를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보지 못할 때도 있긴 하지만 ,
마음 속으로 그를 부르면 그는 항상 거의 나타난다.
나는 책을 쓰겠다는 약속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레프리콘은 그 약속을 잊지 않았다.
아일랜드에 체류했을때로부터 10 년이 지난 1995 년의 여름 ,
그는 이제 때가 되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나는 글 쓰는 게 어렵진 않을 거라는 내 친구의 말을 완전히 신뢰하면서
순순히 책 쓰기 수련을 시작했다.
그와 보낸 첫 한달에 대해 쓰는 것은 놀라우리만치 쉬웠다.
내 친구는 매일 나를 찾아와 아알랜드에서 함께 보낸 시간 속으로 나를 데리고 갔고
나는 그 떄를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인 ' 난롯가에서의 담화 ' 를 쓰자 마자 책이 끝나는 느낌이 들었고
더는 글을 쓸 수 없었다.
레프리콘은 며칠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그게 몇 주로 길어지더니 결국 그는 몇 달 동안이나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나는 우리의 이야기를 계속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는 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밴쿠버 집에서 블루베리 팬케이크를 만들고 있던 어느 날 ,
뒤에서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내 것도 하나 챙겨주시오.
메이플 시럽도 잊지 말고 "
뒤를 돌아보니 내 친구 레프리콘이 식탁에 앉아 아침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네요. "
나는 비꼬는 말투를 잊지 않았다.
" 야단 치지 마시오.
그럴 일이 아니오. "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 내가 지난 며칠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상상도 못할 거요. "
" 며칠이 아니라 몇 달이겠죠.
안 그런가요 ? "
나는 진정이 되지 않아 쏘아붙였다.
" 이 곳에서 그렇게 긴 시간이 흘렀단 말이오 ? "
그는 노랗고 빨갛게 물든 잎사귀들이 땅에 떨어져 있는 모습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며 말했다.
" 이런 그런 것 같군. "
레프리콘은 한숨을 내 쉰 다음 , 나를 바라보며 계속 말했다.
" 당신에게 전해줄 소식이 있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