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 이세 3년8월의 깊은밤 함양성밖 망이궁에 살기가가득했다 스물넷의 황제는 벽모퉁이로 물러나 무릎을꿇고물었다 군왕으로 삼아주면 안되겠는가 안됩니다 만호후는어떤가 안됩니다 그렇다면 평민이되어 처자식과 평범하게 살게해달라 그것도안됩니다 3년전 즉위할때 그는 스물한살이었다 자신의 마지막이 이런 모습일줄은 꿈에도 몰랐을것이다 오늘은 진시황이 남긴제국을 3년만에 무너뜨린 황제 호해의 이야기다 시작은 사구에서 바꿔치기된 조서였다 시간을 3년전으로 돌려보며 기원전210년 진시황은 다섯번째 순행중 평원진에서 병으로쓰러졌다 승상 이사와 중거부령 조고 그리고 막내아들 호해가 동행하고있었다 평생 죽음이라는 글자를 가장꺼렸던 시황제앞에서 신하들은 아무도 그말을 꺼내지못했지만 스스로 피할수없음을 알게되자 조고에게 조서를쓰게했다 상군에있던 장자 부소에게 함양으로돌아와 장례를 주관하라는내용 사실상 황위를 물려주겠다는 뜻이었다 옥새까지찍힌 조서는 그러나 발송되지않았다 시황제가 숨을거두었기 때문이다 조고는 이조서를감췄다 그리고 호해를찾아가 말했다 부황께서는 당신에게 한치의 봉지도주지않고 편지한통으로 부소를 황제로 세우려하는데 생각해보셨는가 호해는 처음에는 효도를내세워 아버지의 명을어길수 없다고했다 조고는 한마디로 그가식을깨뜨렸다 부소에게 죽임을 당하고나서 무슨효도를 말하겠는가 다음은 이사였다 조고는물었다 부소가 즉위하면 몽염이 승상이 되는것은 정해진일인데 당신자리가 온전하겠는가 이사는 오래침묵하다 울었고 결국동의했다 세사람은 사구에서 유조를 바꿔치기했다 부소의죽음 그리고 소금에절인생선 새조서는 부소와 몽염에게갔다 온갖죄명이 나열되고 검을내려 자결하라는 내용이었다 사자가 상군에도착하자 부소는 조서를받아들고 울면서 방으로들어가 검을 뽑으려했다 몽염이만류했다 이조서는 너무수상하니 다시 한번여쭙고 결정해도 늦지않다고요 그러나 부소의답은 이랬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죽으라하는데 무엇을 더여쭙겠는가 그리고 검을뽑아 스스로 목숨을끊었다 사기 이사열전에 남아있는말이다 의심을 거두지않은 몽염은 자결을거부해 양주에갇혔다가 결국 사약을받았고 동생 몽의도함께 죽었다 시황제가 숨을거둔때부터 호해가 즉위하기까지 채두달이 걸리지않았다 그사이 시신은사구에서 함양으로 운구되었는데 한여름더위에 시취가 새어나오자 조고와 이사는 절인생선 한섬을사서 수레행렬에 실었다 생선비린내로 냄새를 덮은것이다 천하를통일한 황제의 마지막길이 소금에 절인생선과 함께끝났다 즉위후첫사업 형제자매를 죽이는일 스물한살에 즉위한호해가 가장먼저 한일은 자기가족을 죽이는것이었다 황위가 어떻게왔는지 본인이 가장잘알았고 부소와 몽염의일을 아는사람이 궁안팎에 널려있었기 때문이다 조고는 귓가에서 부추겼다 선제의노신과 선제의자녀는 하나도 남겨두어서는 안되며 하나를남기면 그것이 곧 화근이라고요 호해는 고개를끄덕였다 형열두명이 함양의 저잣거리로 끌려나와 공개처형되었다 성안에서 가장 번화한곳을 고른것은 백성들에게 보이기위해서였고 보는사람이 많을수록좋았다 누이열명은 두현으로끌려가 수레바퀴에 치여죽었다 사기는 이처형을 책(矺)이라는 글자하나로 기록하고있다 형여섯명도 두현에서 모욕을당한뒤 살해되었다 공자 장려삼형제는 죄명을 찾을수없어 일단가두었는데 사자가와서 그대들은 신하답지 못하다고전했다 장려가물었다 궁중의예절에서 나는 한번도 어긋난적이없고 조정의 반열에서도 흐트러진 적이없는데 어찌 신하답지 못하다는것인가 사자는답했다 그것은 제가알바아니며 저는명을 받들뿐입니다 삼형제는 서로붙들고 통곡한뒤 각자 검을뽑았습니다 공자고는 형제자매가 차례로 죽어가는 것을보고 도망치려다 생각을바꿨다 자신이달아나면 가족이 몰살당할것이 뻔했기때문이다 그는 상소를올려 부황을위해 순장되어 여산기슭에 묻히기를청했고 호해는 기뻐하며 십만전을 하사하고윤허했다 아방궁 그리고지록위마 종실을비운 다음은 아방궁이었다 함양으로돌아온지 며칠만에 호해는 이렇게말했다 선제께서 기존궁전이 작다고 여겨아방궁을 지으셨는데 지금 이를버리고 짓지않는다면 선제께서 잘못하셨다고 천하에 알리는것이라고요 누가 반박할수 있었겠습니까 공사는 그대로진행되었다 사기 진시황본기에 따르면 그는 재사5만을뽑아 함양에 주둔시키고 날마다 활쏘기와 개,말을 다루게했다 이5만명의 식량은 주변군현에서 함양으로 실어날랐고 함양300리 이내의곡식은 현지인이 먹지못하도록 규정했다 형벌은 더가혹해져 한사람이 죄를지으면 온집안이 연좌되었다 조고의자리는 점점 높아지고 이사의자리는 점점 위태로워졌다 이세 2년7월 조고는 이사에게 모반의 죄명을씌웠다 이사의 장남이유가 전선에서 반란군진압에 부진 했다는것이 빌미였다 이사는 하옥되어 오형을다받고 허리가잘렸으며 삼족이멸했다 형장으로 끌려가기전 그는아들을 돌아보며말했다 다시 너와함께 누런개를끌고 상채 동문을나가 토끼를쫓고싶은데 이제 그럴수있겠느냐 그유명한 지록위마는 이사가 죽은뒤의일이다 조고가 사슴을끌고와 말이라하자 호해는웃으며 사슴이라했고 조고는 신하들에게 하나하나물었다 말이라 한자는무사했고 사슴이라 한자는 나중에하나씩 제거되었다 그날이후 조정에서 진실을 말하는사람은 사라졌다 희수강가의패국 함양이 내부싸움으로 시끄러운동안 바깥은 이미불바다였다 기원전 209년7월 진승과오광이 대택향에서 봉기했다 어양으로향하던 수졸들이 큰비로 기한을어겼고 진나라법에 기한을어기면 죽음이었으니 어차피 죽을바에는 일어서자는 것이었다 조정은처음에 대수롭지 않게여겼다 산동에 변고가있다고 보고한 박사에게 호해는 불쾌해했고 조고가 몇몇좀도둑을 군수가 쫓고있을 뿐이라고하자 안심했다 문제는 그좀도둑이 곧함양 문턱까지 왔다는것이다 진승의 부장주문이 서진해 함곡관에 이르렀을때 전차 천대에 병사 수십만이었고 희(戲) 땅에이르자 함양까지 백여리밖에 남지않았다 그제야다급해진 호해에게 소부장한이 대책을냈다 병력을조달할 시간이없으니 여산에서 능묘를짓던 형도들을 사면해 무장시키자는 것이었다 호해는승낙했고 장한은 이죄수군단으로 희에서 주문을격퇴해 자결하게 만들었으며 이어 진승과오광 위와 제를차례로쳐서 국면을 안정시키는 듯했다 그러나 육국의 옛귀족들이 모두일어섰다 초땅에서일어난 항우는 기원전207년 거록에서 장한을 대파하고 왕리를 사로잡았다 연패한 장한이조정에 원군을 청했지만 조고는 응하지않고 오히려 사람을보내 질책했다 장사 사마흔이 돌아와전했다 조고가 조정을좌우하니 장군은 이겨도죽고 져도죽습니다 장한은생각끝에 항우에게 항복했다 그무렵유방은 이미 무관을 넘어서고있었다 모두가 같은방식으로 사라졌다 3년이 무너뜨린 600년 진나라는 춘추이래 600년의 축적위에 세워진나라였고 시황제가 통일한제국이었다 그것이 3년만에사라졌다 호해 한사람의 어리석음으로만 설명할수는없겠지만 그의3년이 무엇으로 채워졌는지는 분명하다 조작된 조서로얻은자리 그자리를지키려 형제자매를 몰살한일 진실을말하는 사람을 모두제거해 스스로 눈과귀를없앤일 앞서 살펴본것처럼 진나라의 백만대군은 남과북에 묶여있었고 본토에는 죄수를 무장시켜야 할만큼 병력이없었는데 그런 상황조차 그는 알지못했다 아니 알수없게 만들어놓았다 지록위마 이후 아무도진실을 말하지않는 조정에서 황제가 볼수있는것은 없었기때문이다 조직이 무너질때는 언제나 밖의적보다 안의침묵이 먼저라는것을 이3년이 극단적인 형태로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