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짦은 밤, 긴 꿈을 꾼다. 사랑의 꿈을.
| | | Midsummer Night’s Dream, 영화 |
“The course of true love never did run smooth” “진정한 사랑의 길은 한번도 평탄치 않더이다.”
세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 일막 일장 (Act 1, Scene 1) 에 나오는 말이다. 사랑하는 여인 허미아 (Hermia)에게 라이샌더 (Lysander)가 하는 말이다. 허미아와 라이샌더는 죽도록 사랑하는 사이. 그러나 허미아의 아버지는 그녀를 드미트리우스 (Demetrius)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드미트리우스도 허미아를 미치도록 좋아한다. 또 하나의 여인 헬레나 (Helena), 드미트리우스를 사랑한다.
그래서 사랑의 사각 관계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대는 고대 아테네. 성주 쎄시우스(Theseus)는 허미아 아버지 편이다. 그래서 허미아에게 아버지 말을 듣든지, 아니면 죽음 또는 일생동안 수녀가 되는 벌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Although a virgin priestess might be awarded in heaven, a married woman is happier on Earth. A married woman is like a rose who is picked and made into a beautiful perfume, while a priestess just withers away on the stem.”
쎄시우스의 말이다. “결혼한 여인은 꺾어진 장미, 아름다운 향수가 되기도 하지만, 여사제 (priestess)는 장미 줄기에서 그냥 시들어 버린다. 처녀로 늙어가는 여사제는 하늘에서 영광을 받을 수 있지만, 결혼한 여인네가 지상에서는 더 행복하다.”
이 말을 듣고도 허미아는 당차게 대답한다. “I’d rather wither away than give up my virginity to someone I don’t love.”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의 순결을 바치기 보다는 차라리 시들어 버리겠소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허미아의 뺨에서 핏기가 사라진다. 라이샌더가 걱정이 되어 묻는다.
“Why is your cheek so pale? How chance the roses there do fade so fast?” “당신의 뺨이 왜 그렇게 하얘졌소? 당신 뺨속의 장미가 왜 그리 빨리 사라졌소?” “Belike for want of rain, which I could well Beteem them from the tempest of my eyes.” “아마도 비가 모자라서 그런듯 하오. 내 눈속의 태풍이 부네요. 내 뺨의 장미를 충분이 적시고도 남을 만큼 눈물 비가 오고요”
허미아와 라이샌더는 아테네의 엄격한 법을 피하기 위해 아테네를 빠져나간다. 아테네 교외 숲으로 사랑의 도피. 떠나기 전 허미아는 어릴적부터 친구인 헬레나에게 귀띔을 한다. 헬레나는 드미트리우스의 환심을 사기위해 허미아가 떠난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드미트우스는 허미아를 찾기위해 숲속으로, 그리고 헬레나는 드미트리우스에게 매달리기 위해 역시 숲속으로 간다. 그리하여 허미아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라이샌더와 드미트리우스, 외톨이 헬레나, 모두 한 여름 밤, 아테네 교외 숲속에서 밤을 새운다.
사랑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 헬레나는 탄식한다. “When we are in love, we don’t see with our eyes but with our minds. Tha’t why paintings of Cupid, the god of love, always show him as blind. And love doesn’t have good judgment either --- Cupid has wings and no eyes, so he’s bound to be reckless and hasty.” “사랑을 할 땐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네. 사랑의 신 규피드는 눈먼 장님. 사랑을 할 땐 판단이 흐려지지. 규피드가 날개는 있지만 눈이 없어서 무책임하고 너무 서두를 수밖에.”
숲속에는 이들만 있는 것이아니다. 밤에는 요정들의 세계다. 오베론 (Oberon), 요정 나라의 왕, 티타냐(Titania), 요정 나라의 여왕, 그리고 요정나라의 장난꾸러기 퍽(Puck)이 그들 나름의 딴세계를 만든다. 오베론과 티타냐도 사랑 싸움중, 인도에서 온 어린애를 놓고 서로 자기가 갖겠다고 티격태격한다. 오베론이 티타냐를 골탕먹일 계획을 세운다. 퍽을 시켜서 잠자고 있는 티타냐의 눈에 사랑의 묘약 (love potion) 을 바른다. 사랑의 묘약, 그 걸 바른 사람은 첫 번째 보는 것에 대해서 주체할 수 없는사랑을 느끼게 한다. 첫 번째 보이는 것이 사람이든 짐승이든 상관없다. 티타냐가 눈을 뜨고 첫 번째 본 것은 얼굴이 당나귀로 변한 아테네의 상민.
오베론은 밤의 요정나라 왕답게 자기 일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드미트리우스를 짝사랑하는 헬레나를 도와주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쓴다. 드미트리우스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발라주려한다. 아뿔사, 퍽이 실수를 한다. 드미트리우스가 아니라 라이샌더 눈에 약을 바른다. 그리고 라이샌더가 눈을 뜨고 처음 본 사람이 헬레나. 그래서 사랑의 구도가 바뀌어 버린다. 라이샌더는 허미아를 제치고 헬레나를 사랑하게된다. 나머지 세사람은 붕 떠버린 상태.
사랑의 묘약, 서방 정토에 있는 어떤 꽃, 그 꽃잎을 짜낸 즙이다. 달빛 차가운 어느날 밤 큐피드가 지구로 날아온다. 어느 정숙한 왕녀, 그 녀의 가슴에 사랑의 화살을 쏘고 또 쏜다. 수십만 명의 가슴을 사랑으로 타오르게 할 만한 큐피드의 화살이었지만, 그 왕녀의 물기 많고 달빛 같은 차가움에 맥을 못춘다. 그녀는 아직도 사랑의 따스함을 느끼지 못한다.
It fell upon a little western flower, Before milk-white, now purple with love’s wound. And maidens call it “love-in-idleness.” 큐피드의 화살은 서방의 작은 꽃에 떨어진다. 예전엔 우유만큼 하얀 꽃, 그러나 이제 사랑의 상처로 자주빛 처녀들은 그 꽃을 love-in-idleness라고 부른다.
| | | Love-in-Idleness 꽃, Heartsease라고도 불리는 야생화. 오늘 날 팬지 꽃의 원형이다. |
오베론의 사랑의 묘약에 대한 설명이다. 어쨋든 이 꽃, 야생 팬지 즙 때문에 서로 엇 갈린 사랑의 소동이 벌어진다. 새벽이 다가오자 오벨론은 퍽을 시켜서 사랑의 질서를 잡아준다. 다시 드미트리우스의 눈에 묘약을 바르고 헬레나를 보게하고, 라이샌더는 허미아를 찾게 한다. 물론 요정의 여와 티타니아도 다시 오베론을 사랑하게 된다.
아침이 오자 이들 두 쌍의 젊은이들은 사냥 나온 쎄시우스의 눈에 띄게 되고, 쎄시우스는 성주의 자격으로 이들의 사랑을 인정한다. 쎄시우스 자신도 그 날 밤 히포리타 (Hypolita)와 결혼하게 된다. 허미아가 아버지의 명령을 거부하고 라이샌더와 결혼하는 것을 허락한다. 그 날 밤 쎄시우스는 결혼식에 이 두 쌍의 젊은 연인들도 같이 결혼한다.
헬레나와 드미트리우스, 허미아와 라이샌더 이 들은 행복하면서도 아득한 꿈속에서의 한바탕 소동을 아련하게 기억한다. 아, 그 것은 한 여름 밤의 꿈이었구나. 세익스피어, 많이 들은 이름이지만 그의 작품을 하나라도 찬찬히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았습니까? 그의 연극을 하나라도 보았습니까 ?
한번 꼭 해보세요. 대본으로는 SparkNotes에서 나온 No Fear Shakespeare시리즈를 권합니다. 세익스피어 시대 영어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현대어로 다시 풀어쓴 페이지만 읽어보세요. 연극을 볼 기회가 없으면 1999년 Michael Hoffman감독이 만든 Midsummer Night’s Dream 영화를 보세요. 참 화면의 그림이 아름답습니다. 여배우 Michelle Pfeiffer, Sophie Marceau 얼굴도 나오고.
연극으로 보실 분은 2011년 9월 10일 토요일 산타모니카 토팽가 캐년에서 만납시다. 야외 극장에서 한 여름 밤의 꿈을 관람합니다. 옆 아크로 공지 사항을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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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we are in love, we don’t see with our eyes but with our minds."
핵심을 꿰뚫은 말입니다. 하기야 사랑을 하지 않아도 인간은 본래 마음으로
본다는 말이 있기는 합니다.
학교 다닐 때 베니스의 상인을 읽어 보고, 그 뒤로는 읽을 엄두도 내지 못했던
세익스피어입니다. 그때 기억으로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수십개씩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번역본이나 읽어봐야 겠습니다.
No Fear Shakespeare 시리즈를 읽으면 된다. 쎅스피어 영어와 나란히 현대 영어가 나와있어서 현대어 본을 읽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