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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일시: 2017년 5월 3일 (수)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산매면사무소 - 구만암 - 구만산 - 인재 - 복점산 - 억산 - 사자봉 - 문바위 - 북암산 - 원점회귀
o 산행거리: 23.7km (산행거리는 약 18km)
o 소요시간: 8시간 10분
o 지역: 경남 밀양
o 일행: 나홀로
▼ 등산지도
부처님 오신날, 오늘은 나도 해탈을 찾아 길을 나선다. 밀양에 있는 구만산, 24번 국도를 타고 영남알프스를 지나다보면 운문산 서쪽으로 문바위, 북암산, 수리봉과 억산 주변으로 수직의 암벽과 암봉들이 솟구쳐 있는 곳이다. 원점회귀를 감안하여 산내면사무소에 차를 세우고 구만산으로 향한다. 산내면사무소에서 실제 산행이 시작되는 구만암까지 약 3km는 동네길을 따라 간다.
▼ 산내면사무소
▼ 봉의교에서 바라본 북암산(좌)과 운문산(중간)
▼ 한천공원
▼ 양촌마을 표지석
▼ 구만암 가는 길 (왼쪽은 육화산 능선)
▼ 구만사
▼ 봉의천 펜션
▼ 구만암(우측) 입구
▼ 구만암
구만암을 지나 좌측으로 가면구만폭포와 구만동굴이 있는 구만계곡을 따라 구만산으로 이어지며, 우측 숲속으로 올라가면 능선을 따라 구만산으로 이어진다. 별생각없이 앞서가고 있는 산객들을 따라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측 숲속 능선길이다. 구만폭포과 구만동굴을 가까이에서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게 되었다. 숲속 능선길은 초입부터 가파르게 시작한다. 한순간 구만계곡 방향의 절벽에 크게 뚫린 동굴이 보인다. 구만동굴인가 보다...
▼ 구만동굴
능선에 올라서니 서쪽으로 종지봉으로 이어지는 육화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뒤가 화악산이 아닐까 짐작된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24번 국도를 사이에 두고 왼쪽은 운문산 능선이 우측은 천황산 능선이 영남알프스의 면모를 보여준다.
▼ 육화산 능선
▼ 운문산(좌)과 천황산(중간 우측 뒤)
조금더 지나면 구만산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리고 사자봉과 문바위를 거쳐 북암산으로 이어지는 암봉과 암릉은 중국의 어디를 많이 닮은듯 하다...
▼ 이정표
▼ 구만폭포에서 구만산으로 연결되는 암릉
▼ 구만폭포 (펌)
▼ 갈림길 이정표
▼ 구만산 (785m, 구만암에서 4.4km)
구만산 정상부는 사방이 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조망이 없는 작은 공터다. 점점 열기를 더하는 뙤약볕을 피해 나무그늘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면서 하산 방향을 고민하게 된다. 구만폭포와 구만동굴이 있는 구만계곡을 따라 하산할 것인지, 인곡계곡을 따라 인곡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할 것인지...
인곡저수지 방향으로 하산을 결정하고 억산갈림길로 되돌아와 억산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남양리 방향의 갈림길을 지나 잠깐의 내리막 아래에 억산과 인곡저수지의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 이정표의 날개는 땅에 떨어져 있다...
▼ 갈림길 (좌측은 남양리 방향, 우측은 억산 방향)
▼ 인곡저수지 갈림길
이곳에서 다시 머뭇거리게 된다. 인곡저수지로 하산할 것인가? 억산까지 도전을 해볼 것인가? 영남알프스 9산 11봉중 유일한 미답지인 억산이 자꾸만 마을을 끌고 발걸음도 저절로 억산으로 향한다. 갈데까지 가보자...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억산(맨뒤)과 건너편의 사자봉(중간 우측)
억산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다. 전망바위(672봉?)을 지나고 숲길과 암릉을 번갈아 지난다. 구만산은 부처손 자생지라 하더니 바위 곳곳에 부처손이 보인다.
▼ 금천면 방향
등산로가 하강하는가 싶더니 인골갈림길이다. 지금이라도 우측 인골산장 방향으로 내려가면 인곡저수지를 경유하여 비교적 수월하게 원점회귀할 수 있다. 또 다시 갈등이 생긴다. 그래...또 가보자... 이 결정이 억산을 찍고 하산하면서 큰 후회를 하게 될 줄이야....
▼ 인골 갈림길
인골삼거리에서 다시 억산까지는 오르막 능선길이다. 소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는 길이지만 산행거리가 길어지면서 체력도 점점 소진되어 간다. 음용수가 걱정이다. 10km내외의 산행을 생각하고 간단하게 챙겨 왔는데 거리는 길어지고 식수는 떨어져 가고...
▼ 건너편으로 보이는 사자봉
▼ 뒤돌아본 구만산(중간)
▼ 밧줄구간
언덕을 지나는데 트랭글에서 등산뱃지가 발급된다. 복점산이라고 하는데, 주변을 살펴봐도 몇개의 시그널 외에는 어떠한 표시도 보이지 않는다.
▼ 복점산(?)
다시 짧게 내려갔다 올라가기를 몇번, 드디어 억산에 도착했다. 바위에 반사되는 햇살이 뜨겁다. 건너편으로 운문산에서 가지산과 상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인다. 오늘같이 청명한 날을 만난것도 행운이다...
▼ 억산 (944m, 구만산에서 5.6km)
[억산] 경상북도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와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의 경계에 있는 산이며, 억산(億山)[954m]이라는 이름은 하늘과 땅 사이 수많은 명산 중의 명산이라는 뜻의 억만지곤(億萬之坤)에서 유래하였다. 억만산(億萬山) 또는 덕산(德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와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에 걸쳐 있는 억산은 운문산 서쪽 능선에 솟아 있고, 동남쪽으로 영남 알프스의 산군들과 함께 솟아 있다. 동쪽으로 영남 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을 비롯하여 운문산·문복산 등 억산보다 높은 해발 1,000m 고지의 산들이 있으며, 서쪽으로 구만산·육화산 등과 연결된다. 억산의 동쪽에는 운문천이 남에서 북으로 흐르며, 남쪽에는 밀양시 산내면의 산내천이 동에서 서로 흐른다. 억산 일대의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 유천층군의 주사산 안산암질암류인 응회암이 먼저 이루어진 후, 운문사 유문암질암류인 석영 안산암과 유문암이 이루어졌다. 억산 북쪽에 분포하는 결정질 응회암과 응회암은 200∼500m의 산지를 이루고, 석영 안산암이 분포하는 남쪽의 운문산과 가지산 일대와 유문암이 분포하는 억산 일대에는 1,000m 내외의 산지를 이룬다. 억산의 북쪽 신원리에는 560년(진흥왕 21)에 원흥 국사가 창건한 운문사가 있고, 천연기념물 제180호 청도 운문사 처진 소나무가 있다. 서쪽에는 동봉과 서봉으로 나누어진 ‘깨진 바위’로 불리는 단애가 있는데, 용을 꿈꾸던 이무기가 도망치다가 꼬리로 내려쳐 봉우리가 두 갈래로 나누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산행 코스는 운문사 안쪽으로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대부분 억산 남쪽인 밀양시 산내면에서 오르는 등산로를 이용한다. 석골사∼억산∼문바위∼북암산∼봄의 저수지 코스와 석골사∼수리봉∼억산 코스가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 억산에서 운문산(우)과 가지산(중간)으로 이어지는 능선
▼ 억산의 깨진바위 모습
[억산 깨진바위에 얽힌 이무기 전설] 옛날 억산 아래 대비사에 주지스님과 상좌가 함께 기거하며 수도에 정진하고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자다가 일어나 보니 옆에 자는 상좌의 몸이 싸늘했다. 이튿날 역시 자다가 일어나 보니 상좌가 어디를 갔다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스님이 "어디 갔다 오느냐?"고 묻자 "변소에 갔다 오는 길입니다" 하고는 이불속으로 들어가는데 역시 차가워 이상하게 여겼다. 이튿날 스님이 자는 척하고 있으니 상좌가 가만히 일어나 스님 코에 귀를 갖다 대는 것이었다. 스님이 일부러 코를 골며 자는 척 하였더니 상좌는 옷을 주섬주섬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스님이 뒤를 밟기 시작했는데, 억산 아래에 있는 대비못(박곡지)에 이르자 상좌가 옷을 훌훌 벗고 물에 뛰어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못의 물이 쫙 갈라지고 상좌가 이무기로 변해서 못안을 오가며 잠시 수영을 한 후 다시 옷을 입고 산을 오르는 것이었다. 산 능선을 넘어 운문사 쪽으로 급경사 진 곳(속칭 이무기못안)에 이르자 상좌는 또다시 웃옷을 벗더니 커다란 빗자루로 돌을 쓸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신기하게도 상좌가 비질을 하자 크고 작은 돌들이 가랑잎처럼 쓸려 내려가는 것이었다. 스님은 눈앞에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에 큰 소리로 "상좌야 거기서 무얼 하는냐" 하고 묻고 말았다. 이에 놀란 상좌가 뒤돌아서 스님을 보고 "1년만 있으면 천년을 채워 용이 될 수 있는데, 아 억울하다"며 크게 탄식했다. 이어 갑자기 이무기로 변해 하늘로 도망가면서 꼬리 부분으로 억산 봉우리를 내려쳐 70여m나 되는 산봉우리가 두 갈래로 갈라졌다고 한다... (진희영의 영남알프스 속으로...)
체력과 준비물을 감안하면 석골사로 하산해야 하나 산내면사무소에 주차해둔 차를 픽업해야 하기 때문에 문바위와 북암산을 거쳐 인골저수지로 하산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산행거리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
▼ 석골사 갈림길
문바위로 향하는 등산로의 등락이 커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 운문산(좌)과 천황산(중간)
이곳은 이정표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자봉 아래의 119구조대 표지목에 누군가 사자봉과 수리봉 방향을 표시해 두었는데 주의해서 살피지 않으면 방향이 헷갈릴수 있다. 사자봉은 우측으로 약 1~200m를 가면 되고, 수리봉과 문바위는 왼쪽 방향이다.
▼ 사자봉 갈림길
사자봉은 큰 암봉이다. 하지만 정상부에서는 평범한 느낌이다. 숲속에 들어와 있으면 숲 전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사자봉을 지나 무턱대고 직진하였더니 인곡저수지로 연결되는 수직의 급경사가 발길을 막는다. "이 방향이 아닌가벼..."
▼ 사자봉
▼ 사자봉에서 바라본 구만산(좌)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사자봉에서 문바위로 가기 위해서는 사자봉 갈림길로 되돌아와 수리봉 방향으로 가야 한다. 즉 사자봉은 정상적인 등로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벗어나 있는 것이다.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다.
▼ 수리봉(주차장 방향) 갈림길
멀리 암릉위에 뽀족한 뭔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사람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문바위 표지석이다. 식수가 부족하니 갈증이 커지고 체력도 떨어지면서 '왜 이곳까지 왔나' 하는 후회가 몰려온다...
▼ 문바위(우측 앞)방향 암릉
▼ 뒤돌아본 운문산
▼ 점점 가까워지는 문바위(중간)와 북암산(중간 뒤)
문바위 표지석은 뒷편이 낭떠러지인 암봉위에 세워져있다. 일행이 있으면 군중심리에 기대어 건너가 보겠는데, 주변에 아무도 없다보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 뒤돌아본 사자봉(왼쪽)
문바위를 지난 등산로는 깊게 하강하면서 북암산으로 이어간다. 문바위를 뒤돌아보니 거대한 곰이 한마리 버티고 있는 느낌이다.
▼ 뒤돌아본 문바위
▼ 바위 쉼터
▼ 수리봉(앞)과 운문산(좌) 그리고 천황산(우측)
▼ 뒤돌아본 사자봉(중간 좌측 뒤)과 문바위(중간)
▼ 북암산
북암산을 지나면 등산로는 인골산장을 향해 깊고 길게 하강한다. 낙차가 크기 때문에 중간중간 밧줄구간이 있다. 앞쪽으로 몰리는 체중을 버티느라 발가락이 아프다. 이곳 등산로는 산객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모양이다.
▼ 내려다본 인곡저수지와 산내면 방향
▼ 인골산장 방향 등산로
▼ 인골산장 날머리
갈증도 심하고 허기도 져 좀 쉬었다 가자는 심산에 인골산장에 음식을 파는지 물어봤더니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내 몰골이 불쌍해 보였는지 주인아주머니가 사과 하나를 건네주신다. 이런 꿀맛~~ 그리고 보니 이곳은 밀양 얼음골 사과로 유명한 지역이다.
▼ 인곡저수지
하여간 하산은 하였고... 이제부터는 동네길을 따라 산내면사무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내리쬐는 뙤약볕을 맞으며 털레털레 걷는 내모습은 영락없는 패잔병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하나같이 고생한다는 말씀을 건네신다...
▼ 인곡교에서 바라본 수리봉(좌)과 운문산(중간)
▼ 가인교차로 옆 사과 홍보물
▼ 산내면에서 바라본 북암산과 문바위
산내면사무소로 돌아와 가게에서 산 콜라 한병과 이온음료 한병을 한꺼번에 쏟아넣고 나니 살것 같다. 갈증 때문에 허기는 뒷전이다. 구만산만 갔다 온다는 계획이 얼렁뚱땅 생각없이 억산과 북암산을 추가하는 바람에 고생아닌 고생을 한 셈이다. 사전준비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