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리가곡 베스트 30위에 랭크된 노래
(예술의 전당 발표)
〈얼굴〉은 1974년 윤연선 앨범《얼굴, 그 소년》에 수록·발표되었다.
국민가요 <얼굴>의 탄생 비화는 흥미롭다.
1967년 3월 2일, 신학기를 맞은 동도중학교의 첫 교무회의는 평소보다 무척 길었다.
맨 뒤쪽에 앉은 음악 교사 신귀복은 지루함을 느껴 옆자리의 생물 교사 심봉석에게 엉뚱한 제안을 했다.
“제목은 <얼굴>로 정했으니 사귀는 애인을 생각하면서 가사를 지어 봐라. 나는 곡을 쓰겠다”
의기투합한 두 젊은 교사는 멜로디와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5분 후 끝난 교무회의와 동시에 곡이 완성되었다.
<얼굴>은 이렇게 단 5분 만에 만든 즉흥적인 곡이었다.
1974년 어느 날, 윤연선은 우연히 들은 맑고 순수한 <얼굴>의 멜로디와 가사에 마음을 빼앗겼다.
소극적인 성격인 그녀는 몇 번 망설인 끝에 용기를 냈다.
이 노래를 작곡한 동도중학교(서울 마포구 소재) 음악 교사 신귀복을 찾아가 노래 테스트를 받고 악보를 받아냈다.
윤연선은 <얼굴>을 최초로 노래한 가수는 아니었다.
KBS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노래고개 세 고개》의 심사위원을 맡았던 작곡가 신귀복은 이 방송의
〈악보 보고 부르기〉코너에서 출연자들에게 자신이 만든 노래를 처음 부르게 했다.
프로 가수 중에서는 1960년대 포크 보컬 그룹 아리랑 브라더스 멤버였던 성악가 석우장이 이 곡을 처음 노래했다.
신귀복은 인터뷰에서 “당시 사회교육방송 전파를 타고 해외에까지 알려지면서 <얼굴>의 악보를
요구하는 편지 7천여 통이 국내외에서 답지했을 만큼 반응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얼굴>은 1970년《신귀복 가곡집》에서 소프라노 홍수미가 노래하면서 음반으로 처음 발표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얼굴>은 가곡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윤연선은 이 앨범 이전인 1974년 DJ 박원웅의 주선으로 박승룡과 함께한 스플릿 음반에 <얼굴>을 처음 발표했다.
첫 버전은 지구레코드 전속 악단의 트로트풍 기타 연주에 맞춰 부른 가요풍 노래였는데 전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앨범을 처음 발매했을 때 반응이 좋았던 노래는 오세은이 번안한 타이틀곡 <고아>였다.
판매에 호조를 보였던 앨범은 대마초 파동으로 인해 검열이 강화되면서 급변했다.
<고아>의 가사 내용이 “불신풍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방송 금지되면서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1970년대 최고의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기대가 컸던 앨범이었기에 지구레코드는 낙담했다.
이에 금지된 <고아>를 빼고 <얼굴>을 타이틀곡으로 해 이수만의 <마음>,
<바닷가 모래 위>와 이필원의 <미련> 등 3곡을 추가한 재반을 발매했다.
재반에 참여한 이수만, 이필원까지 더하면 이 앨범은 1970년대 최고의 작곡가 8명을 망라한 초호화 앨범인 셈이다.
막 강제 지침이 내려와 수록한 건전가요를 추가해 총 14곡을 수록한 재반은 1975년 발매했다.
이 재발매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돌아왔다.
타이틀곡 <얼굴>이 방송과 다운타운가의 중요 신청곡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신청되고 흘러나오면서 앨범 판매가 급증했다.
<얼굴>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윤연선은 물론 작곡가 신귀복도 학내외의 유명인사가 되었다.
사실 그는 한국 중고교 음악교육계의 거목이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그가 교가를 작곡해준 학교만 전국 각지 84개교에 달한다.
그는 이태리 밀라노 유학 시절 행진곡풍으로 편곡한 <얼굴> 덕분에 12명 지원한
베르디 음악원 교수 선발 시험에 최종 선발되기도 했다.
작사를 맡았던 생물 교사 심봉섭도 <얼굴>의 진짜 주인공과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주인공은 덕수중학교 교장을 역임했던 김말순이다.
윤연선은 이 노래에 대해 “정말 묘한 노래다.
<얼굴> 덕분에 결혼했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국민가요 <얼굴>과 금지곡 <고아>를 함께 수록한 초반은 남은 음반이 극히 적고
금지 흔적이 뚜렷해 한국 포크의 명반으로 자리매김했다. <얼굴>은 1998년 방영한
MBC TV의 인기 드라마 「사랑」과 2001년 KBS 드라마 「순정」의 배경음악으로도 채택되었다.
2000년대 이후 중고교 교과서에 가장 많이 소개된 대중가요가 된 윤연선의 <얼굴>은
7080 음악 부활과 더불어 다시금 각광을 받으면서 2005년 CD로 재발매했다.
경 과
1967.03.02 동도중학교(서울 마포구 소재) 음악교사 신귀복이 작곡하고, 생물교사 심봉석이 작사해 완성
1960년대, 포크 보컬 그룹 아리랑 브라더스 멤버이자 성악가 석우장이 처음 노래
1970 앨범《신귀복 가곡집》발표: 소프라노 홍수미의〈얼굴〉수록, 첫 음반
얼굴 후속곡이 멜로디는 같으나 김치경에 의해 지어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