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ECD 자살률 1위, 노인빈곤률 1위, 출산율 세계 꼴찌
우리가 얘기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들입니다.
자살율, 빈곤율, 출산율의 교집합엔
서민 '경제'라는 이슈가 있습니다.
이 경제와 자산 불평등에 관한 이슈 해결이
위와 같은 사회문제의 근본 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은
한국 자본주의 '분배'의 실패가 불평등과
양극화를 야기했다고 그의 저서를 통해 결론지었습니다.
다시말해 양극화 문제는
가진 것(자산)과 버는 것(노동) 중에
버는 것(노동)에서 비롯되었다 라고 주장한 겁니다.
그의 이론을 기반으로 '노동소득 개선' 방향으로
국정 전략을 수립했고 그게 바로
'소득주도성장론(소주성)'입니다.
그렇게 4년 여 세월이 흘렀습니다.
과연 자산 양극화가 해결 되었을까요.
2.
최근 서점 베스트 셀러엔
부와 관련된 책들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아니. 어쩌면 모두가 생각하는 몇백억의 자산을 가진 부자가 아니라 근심없이 돈을 다룰 수 있을 정도. 경제적 자립할 수 있을 정도.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부'는 근로소득만 가지고는 얻기 어렵습니다. 평생 일해도 서울 아파트 한 채 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니까요.
이렇게 말하면 몇 몇 사람들은 되묻습니다.
그건 집값이 너무 올라서 그런거 잖습니까?
그렇습니다.
집값 올라서 그렇습니다.
내가 열심히 노동해서 벌어들인 근로소득보다
돈이 돈을 굴려 벌어들이는 자본/자산소득의 상승폭이 더 크기 마련입니다.(부동산도 투자입니다. 투자와 투기는 알고 하냐 모르고 무작정 하냐 차이일 뿐입니다.)
그래서 나 홀로 땀흘려서 일하는 게 아니라
돈도 함께 일하도록 그 시스템을 만들어 놔야 합니다.
앞서 장하성은 부의 불평등은 분배의 실패이고,
분배의 실패는 소득(임금)의 불균형에서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다른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부의 불평등은 서민들의 자본과 금융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했고, 이는 국가가 노동/근로소득만 강조한데 따른 결과이다 라고요.
3.
자산 양극화와 불평등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토마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소득 불평등'을 조명했는데, 그는 '소득 불평등=노동소득 불평등+자본소득 불평등'으로 보았습니다.
장하성과는 달리
자본소득 불평등도 양극화의 원인으로 본 것입니다.
즉, 자본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그리고 가지려 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사이의
자산 격차와 양극화는 더욱 심화 될 것으로
그는 보았습니다. (노동이 아니라..)
이 작은 출발선의 각도 차이는 뒤로 갈수록 크게 벌어져
종국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고 판단합니다.
왜 장하성. 그리고 현정부는 '노동'에 집중할까?
사실 현 정부 뿐만 아니라
그간 우리나라는 자산 불평등 문제에 뚜렷한 솔루션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강조하며 주장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 것입니다.
'노동'도 중요하지만 '자본'이 더 중요한 시대로 가고있다.
(저성장으로 갈 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노동'에 그렇게 집착할까?
바로 한국 자본주의의 특수성인 '한강의 기적'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압축성장을 했습니다.
60/70년 산업화 80년 민주화 90년 정보화 00년 세계화 전세계 어디를 보아도 전쟁 직후 이디오피아보다 못한 빈민국에서 압축/고도성장하여 세계 경제 10위권이 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산업화 근간의 '노동'이 고도 '성장'을 가져온 기적같은 성공 방정식을 아직까지도 고수하는 것입니다.
4.
하지만 모든 것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단계와 과정을 무시한 채 성장만 외쳤기에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그 지나친 단계를 저는 '자본의 이해'라고 판단합니다.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OECD 주요국은 자본주의 수세대를 거치며 국민 대다수가 자본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여전히 '노동'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G7국가 국민의 가계소득 중 자본소득 비중은 평균 10% 이상이며, 특히 독일 19.2%, 미국 21% 등 으로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그럼 우리나는 과연 몇 % 일까요?
한국 가계의 경우 근로소득(임금 및 영업이익)을 제외한 자본/금융소득 비중은 7.7% 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미국의 1/3 수준입니다.
좀 더 충격적인 사실은
2015년 S&P사에서 각 나라의 금융 이해력 조사를 했는데 한국은 미얀마, 가봉보다 낮은 77위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금융 이해력은 이토록 낮은데
우리나라 노동은 어떤 상황일까요?
5.
세계에서 가장 일 많이 하는 나라.
어디일까요? 멕시코입니다.
그다음은 코스타리카 입니다.
그리고 이어 대한민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오랜시간 근무하는 국가 3위에 랭크되었습니다.
독일인보다 인당 생산성으로 따지면
한 달 자지않고 더 일하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독일은 자본소득 비중 19.2%로 한국 7.7%의 배가 넘습니다.)
이토록 우리나라는 '노동'이 '자본'보다 여전히 우선시 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70~80년대 산업화 시기엔 육체 노동이 중요했고, 90~00년 정보화, 세계화 시기엔 지식 노동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재벌을 비롯한 자산에 대한 이해가 높았던 부류는 자본과 자산을 통해 부를 배로 축적 했습니다.(특히 IMF 이후)
양극화와 불평등이 노동과 분배의 불균형에서 시작한다는 오래되고 학술적인 프레임에서 이젠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여전히
공교육 12년간 제대로 된 금융교육 한 번 못받으며,
사회에 금융 알몸으로 내팽겨쳐 나오게 됩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가고,
좋은 대학 졸업하고 좋은 직장 취직하는 것에 끝엔
'노동 소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계소득의 93%가 노동소득에 기대고 있는 현실
70~80년대 산업화에 맞춰진 노동 신선성을 내려놓고 미래세대 만이라도 자본에 대한 이해와 제대로된 교육을
철저히 하길 희망합니다.
기회는 평등해야 하고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회의 평등은
국민들의 균질한 금융지식에서
출발한다고 믿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살면서
자본을 모른다는 것은
숨을 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과 같습니다.
PS.
그래서 전 부동산 스터디 카페가 참 고맙습니다.
이곳을 운영하시는 붇옹산님도.
경험지식을 전달해주는 많은 분들도.
건강 유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