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전 여행에서 대전만 둘러 보고 돌아가기엔 섭섭함이 남을듯 하여 인근의 청주와 세종까지 두루 섭렵 하였던 그래서 더 바쁘고 알차게 보냈던 여행인 것 같니다.. 전에도 두어번 갔었던 대전이지만 이렇게 시간에 ?기듯 찾아 다닌 적은 없었던지라 조금 고생은 했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세종시의 고복 저수지 옆에 있는 구름나그네 입니다.. 이름이 참..멋집니다..구름나그네라... 아는 분의 추전을 받아서 가긴 했는데 보통은 이름은 좋고 실속이 없는 곳을 많이 봤었는데 이번에는 이름만큼 멋진 곳이어서 다들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세종시 연서면 고복리 563-1번지 044-867-2259
이날의 메인 메뉴인 능이백숙입니다..
장소..저도 초행이어서 설명은 좀 ㅜㅜ..그냥 고복저수지 옆이라는 것 외에는... 가는 길...네비를 찍어서 갔기 때문에 이것 또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가지 팁을 일러 드린다면 나무에 가려 간판이 잘 안 보이기에 네비양이 인근에 왔다고 이야길 하면 잘 살펴 보셔야 한다는 것..
저 위쪽이 구름나그네 본채이고..주차장은 아랫쪽에.. 주차장이 넓어 주차 하기 쉬우니 여성분들도 충분히 쉽게 주차를... 위에 보이시는 분들이 주인 내외분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여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여우가 시집을 가는지 호랑이가 장가를 가는지..날은 환한데 비는 내리는... 그래서 더 운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요사진은 뒷편에 있는 직접 키우는 닭의 모습이네요.. 어렸을 때 병아리를 키워 본 경험은 누구나 한번씩 있지만 그 병아리들이 닭이 되는 경우는 잘 없지요.. 그이유가 병아리들이 어릴 때는 체온조절의 실패와 병으로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일반 양계장에서는 항생제를 많이 사용 한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곳 구름나그네에서는 어느 정도 자란 중닭을 사와 두어달을 직접 짬밥을 씻어 염분을 빼고 사료를 만들어 먹여 키우는 과정을 거쳐 그동안 몸속에 있던 항생제라든지 안좋은 것들을 충분히 내 보낸 다음 손님상으로 나간다고
시원한 구름나그네 안에서 본 고복저수지 정경이네요.. 이곳의 풍경은 비 오는 여름보다 눈 내리는 겨울이 더 멋지다는데 그 겨울에 다시 올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거리만 가까우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라도 한번 더 가고픈...
내리는 비를 피해 잠자리가 잠시 덩쿨에 매달려 있는 걸 한컷... 집사람이나 동생부부 모두가 너무 분위기가 좋다고 .. 앉아서 맛난걸 먹고 차한잔 하면서 우두커니 창밖을 내다 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글은 이렇게 쓰셨는데.. 막상 두분을 보면 알콩달콩 사시는 모습과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이고 나이가 든다는게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 해보게 되는...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오늘 메뉴는 도토리 묵과 도토리해물파전 그리고 능이백숙으로 해볼까 합니다.. 물론 동동주도 살짝 곁들이구요...
도토리 묵입니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도토리 묵은 탱탱한 느낌과 싱싱한 야채가 잘 어울리는 .... 동동주 한잔 하기에는 충분하고 요기도 적당히 할수 있어 좋은... 먹기만 해도 건강해 질듯한 그런 직접 만든 수제 묵이었네요...
저도 한잔..집사람도 한잔.. 제수씨는 동생 것과 같이 들어서 한손에 한잔씩... 전 거의 술을 안하는 편인데도 요건 달콤하니 좋더군요...ㅎㅎㅎ
목숨 만큼 사랑했던 사람도 모른 척하며 지나가는 날이 오고 한때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이상하리만큼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도 어느 날부터 인지 전화 한통도 없이 지나가는 날이 오고 그토록 미워하던 사람들도 웃으며 볼수 있듯이 이제는 거자불추 내자불거라...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는 그런 나이가 나도 된듯 합니다.. 한때는 예리한 송곳같이 서 있던 감정들이 세월의 무게에 눌려 서서히 무뎌지고 끝이 둥글어 지는걸 느낌니다.
도토리 해물파전 입니다... 해물 파전이 나오는 순간...다들...와...하는 탄성이 ... 비쥬얼이 너무 좋아 자기도 모르는 사이 탄성이 절로... 두께 두툼하고 맛있어 보이는..도토리 해물파전입니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가끔 보이는 굴과 푸짐하게 얹혀져 있는 오징어가 서로 어울려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데 동동주와는 찰떡 궁합인 듯...
처음에는 만들었을땐 모양이 이렇지 않았다네요.. 처음엔 가격 저렴하지만 만들어두고 보니 비주얼도 별로여서 자꾸 자꾸 내용물을 더하다보니 두께는 웬만한 피자보다 두껍고 토핑은 맛깔난 놈으로 뒤덮인 도토리 해물파전이 되었다고... 저도 이런 푸짐한 걸 좋아해서...ㅎㅎㅎ
오늘의 메인으로 등장한 능이백숙입니다..
대구나 남쪽지방은 능이백숙 하는 곳이 별로 없는데 서울 경기쪽으로 올라가면 누룽지 백숙과 함께 많이 볼수가 있답니다.. 능이버섯은 표고버섯과 송이버섯과 함께 맛으로나 식감으로나 선두를 다투는 버섯으로저 개인적으로는 표고버섯을 제일 좋아 합니다.. 물론 능이버섯과 송이버섯도 없어서 못먹는다는...
주방에서 한소큼 끓여서 나오지만 이곳에서 살짝 더 익혀 사진과 같이 잘라 먹으면 된다는..
사실 내가 첨 먹어보는 백숙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백숙은 흔히 쓰는 암닭이 아니라 크고 잘 생긴 장닭으로 만들어진 백숙이었다는... 보통 백숙을 할때는 부드럽고 살이 많은 암닭을 사용하기 마련인데 오늘은 장닭백숙으로 살은 조금 적지만 기름기가 적고 더 탱탱하며 쫄깃하여 맛은 훨 좋다는..요리를 하기엔 시간도 걸리고 손이 더 많이 가지만 암닭으로 만든 백숙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맛이 좋네요.. 같이 먹은 동생부부도 집사람도 모두가 이런 맛은 첨 본다고... 시간이 걸려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고 ...
까만 능이버섯 국물이 달작지근하면서도 구수하고 오랫만에 집어든 닭다리도 쫄깃하며 뜯는 맛이 좋아 다른 백숙과는 전혀 다른 맛을 보여 줍니다..
보통 닭뱃속에 넣어서 나오는 찹쌀밥을 별도로 이렇게 내어 주십니다.. 전국 제일의 찹쌀 생산지인 청원군 미원면이 그리 멀지 않은곳에 있다보니 그곳의 찹쌀을 이용해서 밥을 짓는다고.. 다른사람들 모르게 손으로 조금 먹어 보니 꼭 약밥같은 느낌으로 그냥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장닭이어서 그런지 닭다리 뼈가 아주 깁니다..ㅎㅎㅎ 첨 보는 길이라 한번 찍어봤네요..
마지막은 입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레몬차로... 원래는 국산차로 나오는데 특별히 내어 주셨답니다..
다른 지방을 여행하면서 이런 저런 음식을 맛보게 됩니다.. 백숙은 다 똑같은 백숙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고정관념을 깨어준... 그래서 더 맛있게 먹고온 세종시의 구름나그네 능이백숙입니다.. 왜 여태까지 이런집이 세종시맛집으로 왜 안 알려졌었는지 모를 정도로.. 주변 사람들에겐 많이 알려져 알음알음으로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오시는 듯한데 블로그 입장으로서도 이런 집은 나만의 맛집으로 숨겨두고 싶은 곳입니다.. 오늘 먹은 묵이나 해물파전..능이백숙에 만들때 들어간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 하나하나가 느껴지는 듯하여 더욱 맛있게 먹었네요.. 인근에 갈일이 있다면 꼭 들러 맛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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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와 또 다른 생각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농갈라묵자
첫댓글 능이백숙 ~~ 맛나고도 몸에 좋은 보약인데....구름나그네 가는길에 들러 먹어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