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기
이영호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 풍경, 역사. 생활 모습, 그리고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다.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한다는 곳, 인도여행을 이 선생 친구 두 명과 함께 4명이 2017년 6월 22일부터 26일, 북인도를 여행 가기로 했다.
인도는 열린 마음으로 여행해야 한다고 한다. 열차가 늦어도, 소가 길을 막아도, 바쁜 일상을 벗어나 느긋한 마음으로 인도를 만나본다.
6월22일 첫째날 모두 늦지 않게 도착했다. 나는 이번 여행에 촬영기사를 담당하기로 했다. 정년퇴직 후 동영상 촬영기법을 학원에서 배웠고, 지역구청에서 운영하는 영상 기자단에서 4년간 활동했던 경험이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여 델리 국제공항까지 5시간 30분이다. 도착하니 입구에서 주관하는 여행사 가이드가 기쁘게 맞이해 준다. 대기하고 있는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하였다. 시내와는 동떨어진 한적하고 조용한 고급 호텔이다. 친구들과 술 한잔을 하면서 이국의 첫 밤을 보냈다.
둘째 날부터 일정에 따라 버스나 도보로 이동할 때마다 현지 해설사의 가까이에서 필요한 촬영을 하였다.
수도 델리 인디아 게이트에 도착했다. 제1차대전에 참가했던 인도 군인들을 위한 위령탑이다. 42m의 높이로 광장에는 밤에 화려하게 조명을 켜서 많은 시민이 야경을 즐기는 시민광장이라고 한다.
다음은 암베르성으로 이동했다. 언덕 위의 궁전으로 16세기에 건설, 붉은 사암과 흰 대리석을 사용해서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건축양식을 잘 조화시킨 요새다.
인도는 긴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유적과 문화, 역사가 이질감 없이 공존하는 나라이다. 남부 아시아 히말라야산맥 이남 인도반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화국이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넓은 인구 12억 열대기후의 나라다. 불교의 발상지였으나 힌두교가 80% 이상, 이슬람교는 13% 그 외 종교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셋째 날 아침 일찍 자이푸르를 떠나 아그라를 향했다. 자이푸르에서 아그라를 이동하는 지점에 아바네리 쿤다가 있다. 9세기경 마하리자 왕이 건설한 신비한 우물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계단 층수가 13층, 우물깊이 30m, 계단이 무려 3,500개이며 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워놓은 형태로 물이 잘 모이게 설계했다고 한다.
인도는 지형적으로 물이 부족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러한 공사를 했다고 하지만 절대군주들의 횡포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높은 대지 위에 지어진 아그라 성은 전부 붉은색을 띠고 있고 둘레가 3km나 된다. 궁전 내부에는 흰 대리석으로 기둥벽에 보석으로 장식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강력했던 무굴제국의 황제들이 살았던 궁전을 였볼 수 있었다.
아그라에 있는 세계 7대 불가사의한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5대 황제였던 샤 자한이 그의 사랑했던 움타즈 마할 왕비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추모하기 위해 지은 순백색 대리석 건축물은 22년에 걸쳐 만들었던 이슬람 양식의 무덤 궁전이다.
보석과 대리석보다 더 빛나는 사랑, 세계적인 사랑의 무덤,죽어서 하나가 된 무굴왕조의 샤 자한, 수많은 관광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라이푸르 도심 한복판에 하와 마하(바람의 궁전)가 있다. 이 궁전은 왕궁의 여인들이 도시의 생활을 엿보기 위해 지은 것이라고 한다. 차량과 인파로 잠시 머물다가 지나갔다.
우리나라에 첨성대와 해시계, 물시계가 있듯이 인도에도 세계에서 가장 큰 해시계인 삼랏안트라, 잔타르만트르 관측기가 있다. 우리나라보다는 늦지만 큰 천문대를 만들어 별자리를 연구했던 인도 사람들이 대단함을 느끼게 한다.
인도를 알고 싶으면 천의 얼굴을 가진 나라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라나시를 찾으라고 했다. 바라나시는 도시 이름으로 인도 최대의 성지이다. 직접 둘러보지 못하고 지나가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인도 사람들은 히말라야산맥 발원지에서 내려온 물이 갠지스강을 사바 신의 머리에서 내려온 성스러운 강으로 여겨 이곳에서 목욕재계하면 모든 죄를 면할 수 있고 죽은 뒤에 이 강물에 화장해서 뼛가루를 흘려보내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죄를 씻기 위해 강물에 몸을 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온다고 한다. 삶이란 무엇인지 만감이 교차한다.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제군주 시절 통치자들의 영달을 위해 수많은 사람을 동원 강제노역을 시키고 피땀을 흘리게 한 건축물을 보면서 관광객들이 아름답고 놀랍다고 감탄하는 것을 볼 때 한편 마음이 편치 않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에 인간이 가장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병마용갱, 로마제국 시절의 건축물들이 그 본보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인도는 호텔만 나서면 전쟁이다. 각종 소음과 전쟁, 길가에 방치된 소, 개, 동물들과의 전쟁, 매연과의 전쟁,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번화가에 소들이 떼를 지어 지나가고, 우마차가 지나가고 교통이 혼재되어 무질서한 것 같지만 질서를 지킨다.
가난해도 불만이 없는 삶, 느리지만 분명하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인도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다음 기회에 또 한번 가보고 싶어지는 매력을 느끼게 하는 나라다.
인도는 불교의 발상지 이지만 힌두교를 대다수가 믿고, 소를 신성시 하고 있고, 1차 세계 대전 후 1948년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난 인도는 카스트제도를 법적으로 철폐하였으나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정부에서 과감하게 경제개방 정책을 시작하였으나 가족 중심의 사업경영을 하고 있다.
델리 시내에 천년의 역사를 지닌 이슬람 승전 기념탑인 꾸뜹미나르를 둘러보고 계획된 관광 일정은 모두 마쳤다.
귀국하면서 이번 여행은 어느 때보다 많이 걸어서인지 비행기에 탑승하자 잠에 떨어졌다.
여행에서 촬영한 영상을 며칠간 열심히 편집해서 DVD로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내주었더니 연락이 왔다. 다시 한번 인도를 다녀온 것 같다며 좋아하고 고마워한다.
2017.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