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아이언코스 완주~~
사실 9월에 있을 구례아이언 대회 연습차 릴레이조에 런주자로 가볍게 임할 생각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우성이의 불참으로 대신 참여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5명이 출전하는 팀대항전 멤버로 우성이 대신 들어가 있어 기록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컸다.
대회 전 일주일
작년 중앙마라톤을 뛴 후 런 하프코스 이상을 뛰어 본적이 없고,
최근에는 사이클을 타느라 런을 소홀히 해서 더더욱 런에 부담은 컸다.
그래서 마지막 일주일 나름 나만의 방식으로 특훈을 했다.
비가 오락가락 와서 밖에서는 못뛰고 회사 헬스장의 트레이드밀에서 매일 1시간30분 정도 가볍게 뛰었다.
여기서 가볍다는 이야기는 시속 6~10킬로에 맞춰놓고 변화를 주면서 훈련했다.
어차피 아이언코스의 런이니까 일반 마라톤대회 처럼 좋은 속도가 안나올 테니까
그냥 대회속도의 템포라도 익히겠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자세 위주로 연습했다.
< 대회전일 >
1. 새벽수영
새벽에 역시 수영으로 40바퀴를 돌았다. 30바퀴(1.5km)는 시간을 재고 나머지는 웜업 및 다운으로 훈련했다.
수영연습을 거의 안해서 그런지 1.5킬로 속도가 25분 초반대로 평상시 보다 느렸다.
그래도 연습안한 것 치고는 괜찮은 기록인 것 같아 마음이 가벼워 졌다.
2. 짐챙기기
역시 아이언코스라 보급이 신경이 쓰인다.
파워젤 20개, 영양갱 4개, 식염포도당 50알, 아미노산, 파워바 4개, 빵 3개 이렇게 챙겼다.
자봉이 없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해결해 보고 싶었다.
여하튼 런에서 지치지 않게 하기위해서 먹는 것에 신경을 썼다.
금년에 4번째 출전하는 대회라 그런지 먹을 것 챙기는 것 이외에 다른 어려움은 없다.
3. 목포 도착 및 해후
나주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목포 도착. 작년에 자봉을 했던터라 쉽게 대회장을 찾아 갔다.
버스를 타고 내려온 안양철인의 얼굴들이 보인다. 너무너무 반갑다.
그리고 처음 본 거구의 신입회원 윤성씨도 만났다. 비주얼만 딱 보면 앞으로 큰 기대가 된다. ^^ 방가방가~~
4. 등록 및 입고
서약서작성 → 선수등록 → 가방수령 → 자전거 검차 → 입고. 일사천리로 가볍게 정리 끝.
그리고 자전거 탑튜브에 전기테이프로 파워젤 15개를 가지런히 붙였다.
그리고 새벽에 이슬을 맞지 않도록하기 위해서 준비해간 비닐로 자전거를 덮어 두었다.
5. 경기설명회 및 저녁식사
이번 대회는 특히 다른 대회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경기설명회를 참석했다.
아무래도 경기설명회 끝난 후에 경품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ㅎㅎㅎ
그런데 경기설명회를 끝나고 경품추천을 안한다.
잉??? 다른선수들은 벌써 주최 측에서 제공한 저녁(주최측에서 한우스테이크라고 큰소리 쳐놓았던 저녁식사)을
먹으로 다갔다. 뒤늦게 식사하러 갔다니만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럭셔리하게 한우스테이크 먹을줄알고 기대했는데 기대했던 것이 산산이 부서졌다.
한참을 기다려 밥을 담고있는데 고기가 없단다. 우씨... 주최측에 속은 기분.
경품추천도 없고, 의자도 없어서 서서 먹고, 한우스테이크가 아니라 고기볶음이었는데 그것도 다떨어졌다고,
정말 실망스럽다. 내일 대회 참가자들인데...
그래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하는데 완전히 거지꼴이다.
6. 숙소 및 취침
이번 대회 역시 부현씨의 도움으로 대회장에서 10분 거리 대학에 숙소를 얻었다. 매번 고마운 부현씨다~~^^
넘버링하고 허벅지와 허리 두 곳에 테이핑을 하고 취침~~
< 대회 당일 >
1. 출발 전
아침식사는 대회장인근 콩나물국밥집에서 해결했는데 시간이 늦어 대회장에 늦게 도착했다.
다들 서둘러 준비한다. 나도 정신이 없다. 조금 더 여유있게 준비해야하는데.. 암튼 정신이 하나도 없다.
킹코스라 먹을 것을 챙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바꿈터 폐쇄한다고 소리쳐서 슈트를 들고 그냥 나왔다.
바꿈터 밖에서 슈트를 챙겨입고, 목에 바세린도 바르고, 수경에 안티포그를 듬뿍 바르고 결전 준비~~
이번 대회에서는 시작 전에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 바로 입수 준비다.
수영이 롤링스타트 방식이라 5명씩 5초 간격 출발이다. 시간대별로 줄을 세워놓고 있어 맨 앞줄쪽에 줄을 섰다.
긴장 또 긴장이다....아무일 없이 무사히 완주하기를 맘속으로 기도해본다.
2. 수영(3.8km)
3종목 중 연습을 안해도 가장 자신있는 종목 수영.
롤링스타트여서 다이빙 입수로 시작한다. 초반 사람의 뒤섞임이 없어서 좋다.
오래간만에 초반 대쉬없이 그냥 페이스대로 간다. 물은 군산때 보다 덜 짜고 약간 민물의 느낌이 난다.
수영을 오래하다보니 물에 들어갔을 때 물의 느낌이 있다. 목포바다물은 부드럽다. 약간 미끌거린다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부드러우면 저항이 적고, 특히 슈트 입었을 때 더 잘 나가는 느낌이 난다.
스트록을 길게 가지고 가고 리듬만 잘 타면 편하게 수영할 수 있는 물이다.
이번 수영은 수영 내내 큰 이슈가 없었던 것 같다.
선두그룹에 들어가 있어서 수영 1등 선수를 헤드업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서 계속 수영을 했다.
물도 잔잔했고, 밖에서 보았던 것과 달리 부표도 잘 보였다. 2바퀴째 마지막 직선구간에서 고민했다.
출발점으로 대각선으로 질러 갈까 아니면 “ㄱ”자로 원칙대로 갈까 고민 또 고민..
근데 앞 선수들이 출발점으로 대각선으로 질러간다. 지난번 수영페널티 기억이 나서 일단은 라인을 따라 그대로 갔다.
근데 뒤따라 오던 사람들도 다 가로질러 가고 있는 거다. 아차 싶어 나도 뒤늦게 방향을 틀어 질러갔다.
1~2분은 손해본 느낌이다. ㅎㅎ 수영 도착!(1시간5분 21초) 내 앞에 몇 명이 없다. 연습을 안한 것 치고는 잘 나온거 같다. 수영도 아주 편하게 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과 형수님들의 응원을 받으며 바꿈터로 열심히 뛰어갔다.
슈트 벗어놓고 좀 여유를 부렸다. 일단 준비해간 빵을 먹었다. 먹어야 산다. 그리고 저지 뒷주머니에 몽땅 집어넣었다.
파워젤. 파워바, 떡, 죽, 영양갱, 식염포도당, 빵 허리가 묵직하다. 파워젤도 미리 한개 먹어 둔다.
3. 사이클(180km)
요즘 내심 기록에 욕심을 내고 있는 사이클인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못냈다. ㅠㅠ
대회 일주일을 앞두고 런에만 신경을 써서 그런지 지난번 홍성이나 군산대회에 비해 생각만큼 속도가 나질 않는다.
그리고 사이클 무게도 평상시와 다르다. 저지 뒷주머니에 담은 보급식품과 물통 때문에 너무 무겁다.
그냥 평속 31킬로 정도를 목표로 달려본다.
이번 대회 사이클코스는 4회전인데, 정말 지금까지 참가한 대회 중에 최악의 사이클 코스가 아닐까 싶다.
수 많은 방지턱으로 인해 너무 힘들다. 멈추고, 점프하고, 가속하고 조금 가다고 또 멈추고, 점프하고, 가속하고..
날씨도 덥고 습한데다가 코스에 방지턱도 많고 주변은 논뿐이 안보이고 덥고, 지루하고, 재미없다.
거기다가 주최측의 준비부족으로 물도 중간에 동나고, 바꿈터도 어수선하고 180킬로를 타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들었다.
설상가상으로 가민속도계가 99킬로에서 꺼져버렸다. 속도도 알 수 없고 그냥 느낌으로 탄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게 중요한데 속도계가 꺼진 이후 속도가 들쑥날쑥했던 것 같다.
보급은 충분히 했다. 탑튜브에 붙여놓은 파워젤은 일정하게 먹었고,
클럽에서 준비해 주신 떡이 도움이 많이 되었고 먹기가 편했다.
그리고 훈련이사님이 선물해준 팩에 들어있던 죽또한 먹기가 편했다. 다음에도 떡과 죽은 꼭 필요할 것 같다.
속도는 좀 떨어졌지만 뻥크나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완주했다.
사이클 경기 중에 잘 먹어서 그런지 런 뛰기전 체력이 생각보다 심하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4. 런(42km)
이번에 아이언코스의 런 전략은 쉬지말고 꾸준히 깔끔하게 완주하자 였다.
기록은 저조했지만 그래도 작년 제주대회때 보다 훨씬 덜 힘들고, 뛸만했던 것 같다.
빠르지는 않지만 일정한 속도로 템포를 조절해가며 뛰었다. 중간에 보급소에서도 오랫동안 쉬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먹는 것도 간단하게 먹었다. 배가 너무 부르면 오히려 뛰기가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딱 먹을량만 먹었다. 그냥 천천히 묵묵히 달리는걸 목표로 한걸음 씩 나아갔다.
코스 자체는 평이했지만 중간에 계단이 있어 좀 불편했고, 불어오는 바다바람 때문에 조금은 힘들었다.
6바퀴 중 첫 바퀴는 아주 천천히 뛰었고, 두 번째 바퀴부터는 템포를 조절해가며 뛰었다.
속도를 조금 올렸다가 다시 조금 낮추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이번 런때 효과를 본 음식은 다름아닌 식염포도당과 파워바였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나는 다른 것 보다 식염포도당이 효과적인 것 같다.
한번 먹을때마다 3알씩 먹었는데 먹고 나면 4~5킬로 정도는 기운이 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파워바. 칼로리가 매우 높은때 딱 중간인 하프지점에서 아예 쉬면서 1개를 다 먹었다.
이거 먹고 한 10km를 힘들지도 않게 잘 달린 것 같다. 다음 대회에도 런때는 식염포도당과 파워바를 꼭 챙겨 먹어야 겠다.
뛰는 내내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발가락 물집이었다. 통증이 너무 심한데 그냥 참고 달렸다.
나중에 보니까 양쪽 새끼발가락 모두가 피물집이 잡혀있고 퉁퉁 부어있었다. 아무래도 운동화가 발하고 맞지않는 것 같다. 다음 대회전까지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중간에 주로에서 응원해 주신 형수님들의 응원에 정말 힘이났다.
더운데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 감사! 감사!
마지막 3.5km는 정말 신나게 달렸다. 아이언코스의 결승점이 다 왔다고 하니까 왜이리 좋은지
얼른 들어가서 쉬겠다는 생각에 발가락 물집의 고통도 다 잊는다. 템포를 맞줘가며 신나게 달려본다.
특별하게 꾸며놓은 결승점 입구로 들어선다. 하루 종일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다.
비록 많은 준비를 못하고 참가한 대회였지만 두 번째 아이언코스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이렇게 행복한 날을 가질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가끔 사람들이 그 힘든 걸 왜 하냐고 나에게 물어본다. 그때 마다 속으로 대답한다.
'행복하니까~~~~^^ 니들이 이 맛을 알아?'
첫댓글 늘 열심히 꾸준히 훈련하며 대회를 준비하는 선우씨의 여유가 부럽습니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 대회장에서 고생할까봐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밀린 방학숙제 하듯이
몰아치기 훈련을 하는 내가 많이 본받아야 할 선우씨입니다.
멀리 있지만 늘 클럽을 생각하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함께 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형님 눈썹도 부럽고 실력도 부럽습니다~~.
ㅎㅎㅎ 저 때문에 고생하셨어요~~~ 저 힘든걸 또 해내지 말입니다~~ 더운 날씨에 수고하셨구요~~ 회복 잘 하시구요~~ 항상 고마워요~~^^*
선우씨가 쓰는 후기는 너무 생생해서 마치 내가 경기를 하고 있는 느낌을 줍니다.
통풍으로 아픈 다리를 절뚝거리며 주로에서 경기하는 선수를 보고 있으니까
피가 끓어 오릅니다.
완주하시느라 스고 많으셨습니다.~~~
특히 깜깜해 지기 전에 결승점에 들어온거 진짜 축하 드립니다. ㅎㅎ
형님 아픈몸을 이끌고 좋은 사진 찍어주시고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담에 꼭 통풍철인의 위엄을 보여주세요 ㅋㅋㅋ
모든 대회의 완주 후기 재미있겠 읽고 있어요. 후속적 으로도 계속 쓸것으로 예측 되네요.
수영 할때면 왜 이선우씨 얼굴이 떠오르까요. 고맙게 생각 합니다. 원포안트 레슨!!1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기 좋아요. 굿!!!
형님 후기가 더 참신하고 재밌던데요..ㅎㅎㅎ
여하튼 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옆에 있으면 선배님 후배님들한테 제가 알고 있는 수영 스킬을 다 드리고 싶은데 늘 아쉽습니다.
그리고 형님의 내유외강형 그 근성! 늘 배우고 싶습니다. ㅎㅎㅎ
다음 대회를 위해서 또 홧팅입니다.
훈련은 즐겁고 재미나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