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고속도로 터널 화재사고 현장에 계셨던 집사님의 간증입니다.
저는 2022년 12월 29일 오후 1시 49분에 북의왕 IC 화재 터널 사고 현장 안에 있었습니다. 반대편 차선에 있던 화물트럭에서 불이 나서 터널 전체로 불이 났던 사고였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해오던 아프리카 아이들 후원 공동체 모임에 (저희 교회가 아니고 다른 모임입니다) 평상시처럼 목요일 모임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같이 갔던 동료 집사님 카니발 차량을 제가 몰고 제2경인고속도로를 가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평상시 차 안에서 늘 해오던 것처럼 통성으로 방언기도를 하고 있었고 터널에 진입하였고 톨게이트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저는 속도를 서서히 줄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쪽에서 하얀 연기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방언기도를 멈추고 순간 ‘아!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생각하며 저는 바로 3차선에서 정차를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마스크를 쓰고 정면을 주시했습니다. 그러다가 혹시 몰라서 뒤따라 오던 차량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바로 갓길로 차를 옮겼습니다. 그 순간 펑 하는 소리가 앞에서 들리고 연기는 더욱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서서히 저희 쪽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순간 두 번째 펑 하는 소리가 들리며 불똥이 천정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치 유황불처럼 떨어지는 그런 불똥이었습니다.
순간 같이 옆에 있던 동료 집사님이 뛰자고 했습니다. 핸드폰만 들고 차량을 버리고 뒤쪽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연기가 저희를 덮치고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불가 가시거리가 50cm에서 1m도 안 보이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인지능력, 방향능력, 모든 사고 능력이 없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옆쪽이 갓길 벽인 줄 알고 인지하여 전력을 다해 뒤쪽 방향으로 뛰기 시작하였습니다.
주님을 마음 속으로 외치면서 뛰고 있었습니다. 전혀 두렵다거나 무서운 생각은 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차량들을 향해 뛰라고 소리도 쳤습니다.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순간 더 이상 숨이 쉬어지지 않고 여기까지인가 포기해야 되나 생각하는 찰나에 그 순간까지 한 번도 떠오르지 않던 아들이 생각났습니다.
20여년 간을 혼자서 아이를 키워왔는데 혼자 남을 아이를 생각하니 알 수 없는 힘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짧게나마 숨이 쉬어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포기하지 말라고 아들을 생각나게 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같이 있던 동료 집사님이 안 보였습니다. 다시 몇 발자국 뒤로 뛰어가서 보니 동료 집사님이 오고 있었습니다. 동료 집사님을 붙잡고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안 가서 환한 빛이 보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천국의 빛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도로를 관리하고 터널을 관리하는 업체에서 사람이 나와서 간이 쪽문을 열었습니다. 저희는 그곳으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약 10여 명이 그쪽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불길이 계속해서 이쪽으로 강렬하게 타오르고 있어서 저희는 70도 정도 되는 낭떠러지 같은 곳을 내려가야 했습니다.
내려와서 화재현장을 보고 있으니 계속 불길은 올라왔습니다. 어마어마한 불길이었습니다. 흑암의 권세와 지옥불을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 지옥은 이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근처에 있던 공사 차량을 타고 대중교통을 탈 수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많은 피를 뽑고 검사를 했습니다. 다행히 핏속의 산소 포화도나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이상이 없어서 저희는 3시간 정도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퇴원하여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와서 아들 상준이가 놀란 눈으로 저를 반겼습니다. “오늘 찬양 팀 회식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집에 있어?” 하니 아들 상준이가 사고 사진을 보고 찬양팀에게 중보기도를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가있는 아버지에게 이상이 없기를 중보기도 부탁드리고 집에 있었다고 합니다. 역시 사랑하는교회의 중보기도는 힘이 있습니다. 그날 상준이와 새벽 3시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랑하는교회에 오기 전부터 방언 기도 훈련과 말씀읽기, 그리고 사랑하는교회에 와서 담임 목사님의 진리의 말씀을 듣고 해오던 방언 기도의 삶이 이 사고에 있어 공포심과 두렵고 무서운 생각이 나지 않게 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며 주님의 실체를 또 보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1월 5일 경찰서 조사를 받기 위하여 과천 경찰서를 갔습니다. 담당 형사님이 이쪽으로 앉으라 하였습니다. 앉자마자 그날 사고 현장 자료를 가지고 와서 두 분이 최고로 위험한 상황에 있었고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료를 보여 주는데 저희 차량이 맨 앞쪽에 있고 뒤편으로 있던 차들이 사고 차량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차가 불난 사고차량들 중 앞쪽 첫 번째 차량이었다고 합니다.
경찰서에서 보여준 사진에 빨갛게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은 사망자가 나온 차량들이었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제가 몰던 차량 앞쪽으로는 차가 없었습니다. 사고현장에서 제 차가 제일 앞쪽에 있었고 뒤쪽에 있던 차들에서 사고가 났던 것이었습니다.
형사님은 우리 차가 무려 500m나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또한 갓길에 차를 세워 두었던 것은 저 혼자였던 것이었습니다. 형사님은 “갓길에 차를 세워 두고 벽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뒤쪽으로 뛰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하였습니다. 저희는 뛰다가 열려있는 간이 쪽문으로 나왔다고 하였습니다. 형사님은 우리가 무려 500미터나 들어왔고 간이 쪽문이 열린 곳은 300m 지점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300미터나 달렸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얼마 안 되었던 것 같은데 300m나 뛰었다고 하니 주님의 놀라운 능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형사님은 정말 빠른 상황 판단으로 사고가 안 났던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갓길에 차를 세운 것도 잘 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보통 이런 사고는 안 보이면 방향감각을 잃어버려서 사고도 나고 또 뛰다가 부딪치는 사고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어디 다친 데는 없냐고 물어봅니다. 없다고 하니까 저희 둘보다 한참 후에 상황 판단이 늦어서 차 안에 있다가 뛰던 사람들 혹은 뒤쪽에 있던 차량 안에 있던 사람들이 출구 쪽 방향으로 뛰어가다가 많은 화상들을 입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사망 사고자가 저희들 뒤쪽에서 5명이나 나왔다고 합니다.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홀로 두고 나가지 못하고 딸이 함께 사망한 분도 있었다고 하고, 20대 여자분도 있었고, 저희처럼 동료 두 분이 차에 있다가 도저히 안돼서 늦게 뛰었지만 한 분은 나오고 한 분은 사망을 하였다고 합니다. 상황 판단이 늦어 사고가 났다고 합니다.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보니 정말 놀라운 주님의 은혜들이 많았습니다. 300m를 뛰었던 것과 다시 힘이 났던 순간과 불과 얼마 안 가서 쪽문이 나타나고 저희들이 살았던 순간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교회에서 하나님 말씀과 방언기도와 담임 목사님의 진리의 말씀을 늘 곁에 두는 훈련이 죽음 앞에서도 담대함과 환난 속에서 구해 주시는 은혜를 경험하였습니다. 위기에서 주님의 능력을 경험하였습니다.
주님 다시 살려주신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더 철저하게 회개하고 오라는 주님의 뜻인 줄 알고 살아가겠습니다. 이 모든 순간에 함께 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홀로 영광 받아주시옵소서!
끝으로 며칠 전에 암송한 말씀이 생각납니다.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 여호와는 내 생명의 능력이시니 내가 누구를 무서워하리요 악인들이 내 살을 먹으려고 내게로 왔으나 나의 대적들, 나의 원수들인 그들은 실족하여 넘어졌도다 군대가 나를 대적하여 진 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아니하며 전쟁이 일어나 나를 치려 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태연하리로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시2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