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원 분과 정선교
국제연합(UN) 산하 기구인 IPCC(Intergovernmental Pannel on Climate Change)의 2018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 폭을 2050년까지 1.5℃ 이하로 억제하는 탄소중립 (Net-Zero)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무탄소 원자력에너지 용량을 2020년 약 394 Gigawatt에서 2050년에는 약 1160 Gigawatt까지 증설되어야 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와 같은 증설 목표는 기존의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의 장기적인 계속 운전 확대, 대용량 3세대 원자력발전소의 신규 건설 그리고 전력 및 비 전력 에너지 생산을 위한 Small Modular Reactor(SMR)의 조합을 통하여 달성할 수 있다.
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는 빠르게 성장할 가변적인 재생에너지 공급 환경에서 원자력발전이 전력 계통의 신뢰성과 공급 안전성을 담당함으로써 가변적인 재생에너지의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할 것으로 예측한다. OECD NEA는 2016년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발전에너지원을 고려한 최적의 에너지 조합 평가를 통하여 전체 발전원 비중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점차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원자력발전 설비 중 SMR의 비중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후변화와 원자력발전의 역할에 대한 국제 에너지 전문 기구들의 일치 된 견해는 SMR이 기후 변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이고 실행할 수 있는 원자력 옵션으로 판단되었다.
SMR은 일반적으로 최대 300 MWe의 전력을 생산하도록 설계한 차세대 원자로로써 그 기기들과 시스템들이 공장에서 모듈 형태로 제작된 다음 발전소 건설 현장으로 운송되어 설치된다. 우리나라의 iSMR을 포함 OECD 국가들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 약 25개 종류의 혁신형 SMR 설계는 고유한 안전 기능을 기본으로 단일 또는 다중 모듈 형태의 플랜트로 건설할 수 있다. SMR은 기존의 경수로(PWR 및 BWR)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경수 냉각식 원자로, 고온 가스 냉각 원자로, 빠른 중성자 스펙트럼을 가진 액체 금속 나트륨, 납 및 가스 냉각식 고속 원자로, 용융염 원자로 및 마이크로 원자로와 같은 운송 가능한 소형 등 다양한 구성의 혁신형 SMR 들이 개발되고 있다.
SMR의 다목적 활용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SMR은 크기가 작은 소형원자로이지만 출력, 출구 온도, 적용 기술 및 핵연료주기 그리고 목적에 따라 유용하게 여러 분야의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다목적 소형원자로이다. 이러한 소형 다목적 원자로인 SMR은 종류에 따라 1MWe에서 300MWe 이상에 이르는 다양한 전기 출력 크기와 285°C에서 850°C 이상에 이르는 다양한 공정용 열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SMR 전기에너지는 가변성 재생에너지 전력 시스템 보완, On-grid 석탄 화력발전 대체, 산업 및 지역난방용 화석연료 열병합발전 대체, Off-grid 광산 및 지역 전력용 디젤 발전 등을 대체할 수 있다. 또한 SMR의 무탄소 열에너지는 그린수소 생산, 석유화학, 제철, 담수화 등 다양한 산업 부문의 공정용 열에너지 생산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다.
SMR 기반 전력/열/수소를 통합한 하이브리드 에너지시스템을 집중 된 에너지 공급이 요구되는 산업벨트에 분산형 에너지원으로 건설/운영할 수 있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국가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한 요소임을 고려할 때 SMR을 4차 산업과 조합한 Smart Grid는 자연재해에 대비한 전력 계통의 안정성 확보, 송전선로 투자비 절감, 송배전 손실 감소, 최적화된 전기, 열 및 수소 공급망 구축으로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이용 효율을 증가시킨다. 특히 SMR에서 나오는 고온의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열전 발전기(TEG, ThermoElectric Generator)와 일체형 재생 연료 전지(URFC, Unitized Regenerative Fuel Cell)는 직류 전기와 그린수소를 양방향으로 생산할 수 있다. 4차 산업의 발전에 따라 직류 전기의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류 배전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를 구축하는 것은 더욱더 매력적으로 될 것이다. 따라서 SMR은 탈탄소화를 위한 전기화(Electrification), 분산형전원, 마이크로그리드, 집단에너지 공급시스템, 산업용 프로세스 스팀, 그린 수소 및 암모니아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통합 및 스마트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의 구축에 있어서 핵심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그림 1).
<그림 > 개념적 하이브리드에너지 시스템
Source: Bragg-Sitton and Boardman (2017). Graphic created by Dr Bryan Pivovar, NREL
상업적 가치를 갖춘 iSMR 개발
소형 원자로의 특성이 반영된 우리나라의 iSMR은 안전성, 투자 용이성 그리고 유연성 측면에서 기존의 대형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명히 커다란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개발 및 사업의 기본방향에 맞추어 채택된 혁신적인 설계개념들에 대한 인허가 이슈들은 적기에 검증을 통해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SMR 개발에 대한 모멘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연구개발 프로그램 지원, 실증로 건설 또는 First-of-a-kind (FOAK) 호기 건설을 촉진하는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SMR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민간 벤처기업들의 기술적 주도로 정부의 지원과 외부자금을 투자받아 SMR 상용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NuScale 사는 2020년 2월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US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 USNRC)로부터 50 MWe 경수로 기반 SMR(VOYGR) 설계인증을 최초로 획득했다. 경수로 기반 BWRX-300, Rolls-Royce SMR 그리고 미국 정부의 4세대 SMR로 선정되었고 건설 부지가 확정되어 FOAK 호기 건설비의 50%를 지원받는 고온가스로인 X-100과 고속로인 Natrium 등도 USNRC에서 설계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 및 캐나다에 실증용 SMR 원자로 건설을 위한 부지가 대부분 확정되어 FOAK 호기 건설을 예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새 정부의 적극적인 원자력 정책에 힘입어 수출전략형 경수로 기반 혁신형 iSMR 개발을 위한 SMR 사업단이 올해 5월 출발하였다. iSMR이 치열한 세계 SMR 수출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28년까지 설계인증 획득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기본으로 iSMR 국내건설을 병행하여 FOAK호기의 상업적 가치를 입증하여야 한다. SMART 개발과 수출 추진 경험은 우리에게 충분한 교훈을 주었다.
상업적 가치가 있는 우리의 iSMR 개발이 UAE에서 보여 준 우리의 축적 된 “On time and on budget” 원전 건설/운영 경쟁력과 함께할 때 우리나라는 분명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SMR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가 될 수 있다.
필자소개
Iowa State University, Ph.D(원자력공학)
DL E&C SMR 자문위원
전 한전원자력연료(주) 기술본부장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선임연구원
전 한국전력공사 고리원자력 고리 1,2 엔지니어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