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
조이스는 1882년 2월 2일 더블린 중심에서 남쪽으로 약 4킬로미터 떨어진 라스가에 있는 브라이턴 서부 스퀘어 41번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존 스태니슬로스 조이스(John Stanislaus Joyce)는 지방 정부의 세금징수원이었다. 어머니 메리 조이스는 조이스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여섯 살 되던 해 예수회 학교로 널리 알려졌던 클롱고우스 우드 기숙학교(Clongowes Wood College)에 입학한 조이스는 남자 아이들만 가득한 이곳에서 엄격한 규율 속에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로 자랐다. 이 곳 생활과 과보호 경향을 가진 어머니, 원칙적이고 남성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그의 첫 창편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 잘 그려져 있다.
1891년 아버지가 실직하게 되면서 조이스의 가계는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가난과 추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버지의 음주와 폭력, 아일랜드 남성 특유의 체면치레와 남성우월주의적 태도 등은 소설 [더블린 사람들]에서 잘 읽을 수 있다. 결국 클롱고우스 우드를 자퇴한 조이스는 기독교 형제 학교에 입학했으며 그곳에서 폭넓은 독서를 시작했다. 작문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조이스는 글쓰기 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하는 등 문장력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이후 조이스 가족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점점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조이스는 탁월한 재능 덕분에 더블린에 있는 벨비디어 학교(벨베데레, Belvedere College)에 무료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조이스는 파산지경에 이른 가정의 혼란과 불확실성, 아버지의 음주와 폭력, 이를 신앙심으로 극복하려는 어머니 등의 모습을 매일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그는 내면에서 솟는 알 수 없는 성적 욕망과 싸워야 했다.
그는 14세이던 1896년에 처음으로 더블린 사창가를 드나들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그 과정에서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해방감과 죄의식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에 빠지기도 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교회에 발을 끊게 되고 어머니와도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그는 주정과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도리어 이해하게 되고, 아버지를 무한한 인내심으로 참아내는 어머니의 신앙심에 대한 반발감을 갖게 된다. 조이스는 아버지를 죄인으로서 자신과 동일시하고 어머니는 억압적인 교회와 동일시하면서 종교가 어머니를 희생자로 만들고 있다고 인식하게 된다. 이 과정은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 등장한 주인공의 내면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더블린에 있는 유니버시티 칼리지(University College Dublin, UCD)에 입학한 조이스는 영어와 이탈리아어, 불어를 공부하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1902년 유니버시티 칼리지를 졸업한 조이스는 의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프랑스 파리로 간다. 영어를 가르치면서 파리에서 지내던 조이스는 1903년 봄 어머니가 암 말기에 이르렀다는 전보를 받고 더블린으로 돌아오지만 어머니는 그해 8월 세상을 떠난다.
1903년부터 1904년까지의 기간은 조이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전환점이 되는 시기다. 첫째는 조이스가 이 기간 동안 자전소설 [스티븐 히어로(Stephen Hero)]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스티븐 히어로]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토대가 된 작품이다. 두 번째는 1904년 노라 바나클(Nora Barnacle)이란 여성을 만나게 된 것. 노라는 조이스가 평생을 함께한 여인이다. 노라는 집에서 도망쳐 나와 더블린의 한 호텔에서 하녀로 일하던 스무 살 난 여성이었다. 조이스와 노라는 1904년 조이스의 천재성을 받아들이지도 후원하지도 못하는 아일랜드를 떠나 유럽 대륙으로 건너간다. 조이스는 취리히와 트리에스테를 옮겨 다니며 영어를 가르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1905년 아들 조지오가 태어났고 1906년 [더블린 사람들]이 완성됐다. 이어 [스티븐 히어로]를 [젊은 예술가의 초상]으로 개작하기 시작했으며 1907년 딸 루시아가 태어났다. 그 후 1909년과 1914년 사이에 조이스는 유럽 대륙과 더블린을 오가면서 집필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발표된 [더블린 사람들]은 실제 더블린 사람들로부터 많은 항의와 삭제요구를 받았다. 소설에 등장하는 당사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소송제기 위협을 받은 [더블린 사람들]은 완성된 지 8년이나 지난 1914년에 이르러서야 온전하게 출판될 수 있었다.
1914년은 조이스 문학이 정점을 이룬 시기다. [더블린 사람들]이 출간되고,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연재를 시작하고, [율리시스] 집필을 시작한 해가 1914년이다. 이른바 ‘더블린 3부작’이 1914년에 모두 어떤 식으로든 결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1914년부터 <에고이스트> 지에 연재되기 시작한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1916년 출간됐다. 그러나 조이스와 조국의 불화가 1914년 극점에 이르렀다. 계속되는 항의와 무시, 소송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문학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불만 때문에 조이스는 1915년 아일랜드를 떠나 스위스 취리히로 옮겼고 다시는 아일랜드로 돌아오지 않았다.
1914년부터 집필을 시작한 [율리시스]는 음란하다는 이유로 연재 중단의 시련을 겪으면서도 1921년 완성됐다. 이듬해인 1922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판됐다. 그러나 [율리시스]가 영어권 국가에서 출간되기까지는 12년 넘게 걸렸다. 미국에서 [율리시스]는 음란 출판물 판정 등의 소동을 겪으면서 1934년에야 출간될 수 있었고 영국에서는 1936년에 출간됐다.
조이스의 건강은 계속 악화되었다. 녹내장으로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고 관절염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또 이가 모두 빠져 의치를 해 넣기도 했다. 그런 속에서 조이스는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를 쓰기 시작했다. 1931년 노라와 프랑스 파리에서 뒤늦은 결혼식을 올린 조이스는 이듬해인 1932년 딸 루시아가 정신분열증 판정을 받는 등 불행을 겪는다. 또 [피네간의 경야]는 1939년 출간됐으나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평단에서도 난해하다는 평가를 주로 받았다. 결국 59세의 일기로 1941년 1월 13일 십이지장 수술 후 생긴 합병증에 의해 스위스 취리히에서 사망했다.
<더블린 사람들>
총 15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당시 더블린 사회의 중산층 삶을 잘 그려냈다. 더블린 전역에 퍼져 있는 정신적, 문화적, 사회적 병폐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5편의 작품 중 앞의 14편은 유년기, 청년기, 성년기, 장년기로 나눌 수 있다.
유년기로는 「자매들」(The Sisters), 「마주침」(An Encounter), 「애러비」(Araby)가 해당되며, 청년기로는 「이블린」(Eveline), 「경주가 끝난 뒤」(After the Race), 「두 건달」(Two Gallants), 「하숙집」(The Boarding House)이 있다. 성년기로는 「작은 구름」(A Little Cloud), 「대응」(Counterparts), 「진흙」(Clay), 「가슴 아픈 사건」(A Painful Case)이 해당된다. 장년기는 「담쟁이 날의 위원회실」(Ivy Day in the Committee Room), 「어머니」(A Mother), 「은총」(Grace)으로 정치, 음악, 종교와 같은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유일한 중편인 「죽은 자」(The Dead)는 나중에 추가된 작품으로서 앞의 작품들과는 달리 인물의 “에피퍼니”(epiphany : 자각, 깨달음 : 종교적 또는 철학적인 깨달음을 갑작스레 얻게 됨)를 통한 개선의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앞의 열네 작품과는 구별되며 『더블린 사람들』의 결론적인 작품에 해당된다.
『더블린 사람들』에서는 주인공들이 유년기, 청년기, 성년기, 장년기를 보내면서 많은 갈등을 겪고 종국에는 기존 사회에서 자유스러운 세계로 탈출해 가는 과정이 묘사되고 있다. 특히 조이스는 주인공들의 의식의 확대 과정을 “에피퍼니”라는 문학적 기법을 통하여 주제를 구현하고 있다.
<더블린 사람들 中 하숙집>
등장인물
「하숙집」(The Boarding House)의 무니 부인(Mrs. Mooney) : 하숙집 주인이자 폴리(Polly)의 어머니. 남편과 이혼한 이후 스스로 하숙집을 운영하며 폴리를 양육한다.
「하숙집」(The Boarding House)의 도런 씨(Mr. Doran) : 육체적인 욕구에 의해 폴리와 무니 부인의 덫에 걸려들어 어쩔 수 없이 폴리와의 결혼에 동의하게 된다.
작품요약
「하숙집」(The Boarding House) : 무니 부인(Mrs. Mooney)은 자신의 딸 폴리(Polly)를 홀로 키우며 하숙집을 운영한다. 하숙하는 사람 중 괜찮은 사회적 신분을 가진 도런 씨(Mr. Doran)에게 딸 폴리를 시집보내고자 육체적 유혹의 덫을 만든다. 덫에 빠진 도런은 어쩔 수 없이 폴리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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