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하면 의례 신라시대의 유적, 유물만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곳에도 신라시대 이후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선조들이 살아내려 온 터인 바, 당연히 고려, 조선시대의 유적, 유물도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마소(司馬所), 영광대(影光臺)는 그 중 하나입니다.
사마소(司馬所)는 조선시대 과거에 합격한 이 지방의 생원(生員)과 진사(進士)들이 유학을 가르치거나 정치를 토론하던 건물이다. 간혹 지위가 높은 분들도 자기 수양을 위해 이 곳을 찾아 왔다고도 합니다. 처음 세워진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으로 불타 없어진 뒤 영조 17년(1741년)에 다시 지어 풍영정(風詠亭)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옆면의 사마소라는 현판은 영조 38년(1762년) 당시 경주부윤인 홍양한(洪良漢)이 쓴 것이고, 함께 있는 병촉헌(炳0軒)은 순조 32년(1832년) 생원 최기영(崔祈永)이 지은 것이랍니다. 이 건물은 원래 월정교(현재 복원중)터의 북쪽 교대(橋臺) 위에 세워져 있던 것을 1984년 교리 한옥촌 서편인 이 곳으로 옮겨와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영광대(影光臺)는 1860년 가을 경주 선비들이 무너진 월정교의 석재를 운반하여 대(臺)를 쌓은 것으로 원래 사마소에 세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영광(影光)은 송나라 주희(朱熹)의 시 "천광운영공배회(天光雲影共徘徊)"에 나온 글로 '하늘 빛과 구름 그립자가 함께 배회한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지금은 사마소 동쪽 담 옆에 위치하고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에 눈에 띄고 있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