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까마귀와 공작 석존께서 사바타국의 기원 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북쪽 찌겐이라는 나라로부터 하살리란 나라로 까마귀를 가지고 왔다. 이 나라에는 까마귀라는 것이 없었으므로 이 나라 사람들은 진기한 새라고 크게 기뻐하여 여러 가지 먹이와 나무열매, 풀 이삭을 주면서 대단히 귀여워했다. 이렇게 되자, 다른 까마귀들도 모두 이 나라로 모여들어서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아졌다. 그 후, 한 사람의 상인이 다른 나라에서 세 마리의 공작새를 가지고 돌아왔다. 사람들은 공작새의 아름다운 털, 의젓하고 점잖은 행동, 미묘한 모습을 보고 감탄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진기하다고 생각한 까마귀와 비교하여 큰 차이가 있음에 거듭 놀랐고 더구나 그 아름다운 음성을 듣고 까마귀의 추악한 울음 소리는 듣기조차 싫증이 나버렸다. 그래서 그때까지 까마귀에게 품었던 사람들의 애정은 하루아침에 모두 공작새에게 쏠려서 이제는 누구 한 사람 까마귀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도 없어졌으므로 그렇게 많았던 까마귀의 모습은 어느 사이엔가 이 나라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때 제천(諸天)은 노래했다. 햇빛이 나타나기 전의 촛불 공작새가 없는 나라의 까마귀 음식열매, 풀 이삭의 공양을 먹고 스스로 거만하여 존경을 잃었도다. 현자(賢者), 아난다가 이것을 듣고 다시 노래로 답하기를, 부처님 아직 안 오시고 도사(導師)도 아직 세상에 없을 때 외도(外道)의 중이나 바라문도 모두 백성들의 공양을 받았다. 이제 부처님의 목소리는 명확히 불법을 가르쳐 주심이니, 외도와 그 밖의 이단자(異端者)들은 지금까지의 공양을 영원히 잃었도다. 〈생경 제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