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에 시작 98세에 전시회 열다.
98세 정옥희 作品展
- 자연의 풍경 -
2023년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1층
1925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7남매를 키우며 사업을 하기도 했던 정옥희 작가는
5년 전 뇌경색으로 요양병원에...
자주 병문안을 하던 사위는 장모가 우연히 하는 얘기를 들었다.
"일제강점기 초교 시절, 그림을 잘 그려 담임 선생님이 학교 복도에 붙여놓고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칭찬했었다"라며 자랑했다.
사위 강석진은
"장모님에게 그림 그리는 시간을 만들어 드리면 병원 생활이 훨씬 즐겁고 편안해 지실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며칠 후 사위는 수채화 물감과 붓과 같은 도구들을 구입해서 수채화 그림을 그리는 기초적인 방법을 가르쳤다.
휠 체어에 앉아서 스케치 북에 그리는 불편함에도 아주 좋아하며 열심히 그렸다고 한다.
그림 그리는 실력이 눈에 띄게 달라졌고 정신건강과 표정도 점점 좋아졌다.
담당 요양보호사는 말했다.
"혼자서 매일 오랜 시간 그림을 그리신다"
풍경을 그리기 위한 외출이 불가능하여 그림 그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풍경화를 담은 사위의 화집과 친구 화가들의 작품집들을 가져다주었다고 한다.
주말마다 약 3시간 동안 그림지도를 하거나 병문안 전에 그려놓은 그림의 개선할 부분을 알려주면 열심히 수정도 했다.
고령의 나이에도 하루 2~ 3시간 동안 그림에만 집중해서 색칠을 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장모 정옥희와 사위 강석진
매주 토요일 요양병원을 방문하면,
장모는 '선생님 오셨냐'라고 하고 사위도 '정옥희 학생'이라고 불렀다.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건강과 집중력이 많이 좋아져서
요양병원에서 퇴원하여 딸 집에서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어제는 전시관에 왔었다는 작가를 직접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그림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직접 그린 그림이 200점이 넘는다.
이중 50~60점을 선정, 첫 미술 전시를 열었다.
한국의 고령화 시대의 노인들에게 본인이 좋아하는 일들을 다시 시작할 수가 있는
꿈과 기회를 부여하면서 보람 있는 즐거운 노년의 여생을 살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는 마음으로
장모의 순수한 아마추어 미술작품 전시를 계획했다고 한다.
본인들이 해보고 싶었던 취미를 마음껏 발휘하여 즐거운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 같은 공간에서 열린 옆 전시장도 둘러보았다.
염효란展
2023년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1층
☆ 같은 1층 전시실
이형곤 작품展
2023년 4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1층
사진은 절대 사양하겠다는 작가님을 사진기가 찍어버렸다.
"죄송합니다~"
이형곤 작가는
중학교 1학년?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너무 좋아해서 동네 형 화실에 다니면서 그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부모님은 물론 반대하셨고...
작가로서 만족할 때는 언제입니까?
"작품이 내 마음대로 나왔을 때"
후회한 적은?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작업하면서 작가로서 후회하기보다는 생계를 책임져야 하니까 미안하지요~"
4월인데 이 많은 전시품이 모두 2023년 작이다.
작품이 모두 2023년 작이네요?
"네, 제가 다작을 합니다"
하루에 얼마나 작업을 하시나요?
"거의 하루 종일 한다"라는 대답에
"건강 생각하셔서 쉬엄쉬엄하세요"
작가의 인상이 괜히 친근감이 들어
정말 걱정하는 마음으로 오지랖의 말을 건너게 되었다.
빈 공간은 작품이 판매되어 빈자리이다.
빨간 딱지가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남아있는 작품에도 판매가 끝남을 의미하는 스티커가 작품 여러 군데에 붙어있다.
큰 작품들은 전시가 끝난 후에 매입한 주인한테 간다고 한다.
무위의 풍경 2- 43
90.9 × 72.7cm
한지에 옻칠, 금분
2023
'무위의 풍경'은 태초의 어머니 품처럼
가장 편안하고 따뜻한 곳, 가장 고요하고 평화로운 심연의 방에서 보이는 현상계 넘어 본질에 관한 사유의 풍경이고
내가 만들어가는 순수의 빛으로 펼쳐지는 본시의 근원적 풍경이다.
옻칠이 주는 깊고 묵직함은 내가 추구하는 작품의 세계와 상통한다.
작업이 계속될수록 화면의 구성은 더 단순화되고 색의 사용도 더 단조로워진다.
모든 예술작품의 가치는 감동과 위안에 있다.
내 작업이 그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작은 울림이라도 주고,
또 누군가에게는 잠깐의 시간이라도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를 주고 싶음이다.
이형곤 작가의 '작업노트'중에서
무위의 풍경 2- 54
91 × 73cm
한지에 옻칠, 금분
2023
무위의 풍경 2- 50
73.0 × 60.0cm
한지에 옻칠, 금분
2023
무위의 풍경 2- 37
162.2 × 130.3cm
한지에 옻칠, 금분
2023
GALLERY LA MER (1층)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5길 26,
라메르 빌딩 갤러리 '라메르'
02) 730- 5454
☆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1출구로 나간다.
조계사 방향으로 앞으로 조금 가면
이 횡단보도 건너지 말고 우측으로 간다.
전면에 보이는 건물의 1층
김영희 기자
첫댓글 노년을 행복하고 뜻있게 보내는 것이 너무 좋아보여요 ~
네~ 대단한 사위와 장모!
맨 처음
'95세에 시작해서~~' 라는 첫글귀에
크게 감동받고 가슴 뭉클함이 느껴집니다
더 이상 아름다울수가 없는
내용이네요~~
저도 늦은 연세에 시작해서 전시회까지 열게 되셨다는 소식에...
와 장모에 대한 사위사랑에 너무 큰 감동이네여. 꼭 가봐야 겠어요. 소식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같은 1층에서 각기 다른 관 1, 2 ,3 전시되고 있으니까 모두 둘러보세요^^
도전을 받네요
95세 예쁜할머니의 그림~~
그 연세에 시작하셨다는데 박수를 보내고 용기를 얻습니다^^
와~~우리도!
각자 좋아하는 일을 취미삼고 즐겁게 열심히하면 그게 행복하게 살아가는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에겐 하모가 있지요^^
열심히 활동하셔서 본인은 물론이고 타인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계시니 어찌 아니 좋겠습니까? 얼씨구 좋다!
인생은 90부터 시작
살아 볼만한 세상입니다
세월속에 묻어둔 취미와
노력 기자님도 충분합니다
98세의 정옥희 작가처럼,
누구나 무엇이라도 다시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손춘화 기자님 감사합니다^^
정말 마음 따틋한 사위를 둔 장모님이야기 넘 감동적이네요.
요즘은 빵보다 장미라는데 멋진도전을 가르쳐주시는 기자닝의 글 잘보고갑니다 ^^♡~
지금도 드론을 조정하는 법을 배우시는 등 수많은 도전을 하고 계시는 분이 바로 이순림 기자 아니십니까?!
'멋지십니다~'
취미가 직업이 되고 직업이 취미가 되는 시대라는 말처럼 장모와 사위 엄마와 아들 같이 정 다운 모습으로 그림에 집중하신 결과 전시까지 하셨군요.
이형곤 작가님 그림은 직접 보면 이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만일까...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네~ 저도 그랬습니다.
제가 미술에 조예가 없지만,
이형곤 작가의 작품을 보며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맛을 느꼈습니다.
멋진인생말년 부럽네요
현재 부러울 것 없는 활동을 하시면서 무슨 말씀입니까?!
지금 정도면 훌륭하십니다~
과한 욕심은 금물!
마음만 매일 그림을 그리는
나는 요즘 많이 불안정하다
자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무엇에 집중하지 못하니
붕 떠 있는 내가 떠나고 싶다~~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을까?
부럽다~~
아이고~ 어쩌나~
쾌차하셔야 할 텐데...
좋아지실 거예요.
기도하겠습니다~
연세도 있으신데 전시회까지~
정말 감동적입니다.
네~
남은 인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시네요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