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식의 거울
최원혜
그 자식(子息)을 보면 부모의 모습이나 태도가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흔히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라고 말한다. 부모의 모습이나 태도를 보면 자식이 어떠할지 보인다는 것은 바로“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라고들 한다. 어린 날 보수성이 강한 아버지에게서 성장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딸이어서 더욱 그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 든다. 늘 나는“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어느덧 성장하여 부모가 되었을 때는 나도 자식들에게 아버지의 보수성을 물려받은 듯하였다. 생각하여 보면 내 아이들에게 나 역시 나도 모르게 똑같이 행하고 있는 듯하였다. 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부모는 딸 둘, 아들 둘 네 자식 모두 앞세우고 오 남매의 맏딸로 나를 낳았다.
보수성이 강하였던 아버지에게 가정교육을 받아서인지 늘 잘못하면 부모에게 욕됨이 된다는 뜻이 늘 나의 뇌리에 박히었다. 그러나 자식 잃은 부모의 아리었던 그 고통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으니 참으로 철 늦은 딸이었다. 늘 부모님의 자식 잃은 고통의 삶을 얘기 들어가며 살아서 그런지 내 아이들은 오직 무탈하게 성장하기를 바람으로 늘 기도하며 두 아들에게 내가 받은 사랑 듬뿍 퍼부어 키워내었다.
폭염중대경보 내리던 어느 날 큰아들 핸드폰으로 전화 왔다. 더위에 잘 견디어내는가에 대한 안부 전화이다. “그래, 울 강아지(손자, 손녀)들도 잘 견디어내며 잘 있느냐?” 물었다. 큰아들이“네 우리는 모두 잘 지내요. 재희(손자)는 올해 초등 육 학년으로 학원 다니느라 방학도 없이 바쁘고요. 율이(손녀)는 초등 4학년인데도 학습이 저조하여 걱정입니다.” 고충을 얘기하였다.
내 자식도 그 자식을 키워 본즉 힘들어하나보다 잠시 생각하였다. “엄마는 우리 둘이 어떻게 키워내셨어요? 가정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를 키워내느라 고생 많이 하셨어요. 엄마 고맙습니다.”한다. 그렇게 아들의 철든 소리를 듣는 순간 잠시 울컥하였다. 내 인생의 뒤안길을 밟아 따라오는 아들의 삶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려. 아이들 키워보니 힘들지? 아들아! 이 엄마는 내 자식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늘 무탈하기를 기도한단다. 공부는 때가 있더라. 철들고, 건강하면 율이도 언젠가는 공부의 필요성을 깨우칠 거야. 너무 조급하게 마음먹지 마라. 아이들이 건강하면 뭐든 할 수 있다.”라고 위로해 주었다.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내가 아이들 키우며 살았던 그 시절도 만만치 않았다. 학모들의“치맛바람”,“촌지 봉투”그러한 것들이 바람을 일으킬 때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학교생활에 들락거릴 여력이 없어 옆 눈길 줄 틈바구니조차 없었다. 아이들과 먹고 살아 나가는 것이 바빴기 때문이다. 그저 학교에만 맡기면 학습은 당연히 배워 오는 줄 알았다. 그러나 옆집 아이들이 학원이며, 과외도 하는듯하였다.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이 뒤처질세라 나도 두 아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반학원 등록하여 보냈다.
이어서 중학교 입학 후 모자라는 학습 보충으로 두 아들 모두 개인과외로 공부시키었다. 말 그대로 부화뇌동이다. 그 시절 식당 운영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조금이나마 돌아갔기에 가능하였다. 그렇게 투자하였던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 되어 두 아들 모두 밥벌이는 하는듯하다. 그러나 작은아들은 아직도 미혼이다. 큰아들의 벌이는 부모 때보다 괜찮은데도 손자, 손녀 교육 하느라 허리 휘어지는 소리 하는 것으로 보아 힘 드는 듯 가끔 앓는 소리 할 때도 있다. 물론 요즘 아이들 사교육비가 저네들 공부할 때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도 하다.
내 자식들은 우리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밟아온다. 큰아들이 명절에 본가에 다니러 와서 힘들어하였다. 그때는 손주들 유치원 다닐 때이다. “엄마 나는 엄마가 우리 형제 키워내듯 해낼 수 있을까요.” 라고 하였다. 힘들다며 나에게 푹 안기는 것이다. “아들, 너는 반드시 할 수 있어 지금까지 부모의 별 도움 없이도 너 스스로 가정 잘 꾸리어 나왔잖아? 한집안의 가장이 힘내서 지켜나가야지? 안 그러하냐? 엄마가 도움 주는 것은 오직 너희들을 위하여 기도할 수밖에 없다.”하였다. 그러한 아들 얼굴을 본 나의 마음은 한없이 아파 옴을 느끼었다. 그럴 때는 두둑한 돈봉투 쥐어 주고 손주들 공부시키며 맘껏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해주지 못한 것이 마음 한편 저려옴을 느끼었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리 아이들을 사랑하여도 대신 살아줄 수 없음이다. 그리고 자신이 걸어야 할 인생길을 부모가 대신 걸어줄 수도 또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나도 앞으로는 노년으로 치닫고 있는 내 인생길을 이제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 하고자 함이다. 잘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기를, 그리고 힘든 일이 있으면 스스로 버티어 나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할 뿐이다. 나의 부모 역시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았을 것이다. 아린 심정으로 물끄러미 쳐다보며 인내를 가지고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해 주었을 것이다.
내가 젊은 날에 부모의 마음 다 헤아리지 못하였듯, 마찬가지로 내 자식들도 지금은 내 마음을 다 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앞선다. 그러나 세월이 조금 더 흘러 아이들이 성장하면 부모 된 심정 알 수 있을까? 어떠한 바람은 없다만 아무튼 잘 버티어 살아주길 원하는 마음 가득할 뿐이다.
두 아들은 우리에게 와주었던 그 세월이 너무도 고맙다는 생각에 마냥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무탈하게 잘 자라 주어 고마웠다. 그래서 내 자식들도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이 글을 늘 마음속에 품고 손주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키워나가며, 잘살아가기를 바랄뿐이다. 힘에 부치겠지만 지혜롭게 험난한 세상살이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부모는 늘 기도 아끼지 않는다.
(20260821.)(20260822.1차퇴고)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