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나 행동을 함께 하는 짝이나 동무를 일컬어 ‘반려’라 하며, 배우자를 비유적 표현인 ‘반려자’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반려자보다도 요즘은 동물을 반려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특히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급증하는 것 같다. 예뻐하고 귀여워하던 애완동물에서 가족의 일원 또는 사람과 동격의 반려 대상으로 지위가 달라진 데 따른 결과일 것이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급성장 중인 모양이다. 최근엔 반려동물이 타는 전용 운송수단인 펫 택시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사람이 타는 택시요금과 비슷하며 이미 10여 곳이 성업 중이란다. 하루 이용료만 수십만 원에 달한다는 강아지 호텔과 애견 테마파크까지 갖춘 고속도로 휴게소가 등장했고, 이·미용 서비스, 건강관리, 스파·테라피, 장례 컨설팅으로까지 반려동물을 위한 각종 서비스도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니 그야말로 “개 팔자 상팔자”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생각까지 들 지경이다.
농식품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457만 가구(2015년 기준)로 전체 가구의 21.8%에 달한다고 한다. 바깥에서 개를 키우는 가구는 빼고 말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못지않게 유기되는 동물의 수효도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유기견이 수도권 주변 산에 떼로 몰려다니며 등산객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도시의 주택가에서는 어디에서고 고양이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동물등록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줄 알고 있다. 3개월령 이상의 개는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되어 있으며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나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또는 등록인식표를 부착케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4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도록 정해진 법이다. 이는 반려동물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잃어버렸을 때 쉽게 찾을 수 있고 함부로 유기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제도가 얼마나 제대로 시행되고 있느냐이다. 집집마다 조사할 수도 없을 테니 말이다. 아무튼, 사람이 살아가는 데 지켜야 하는 법과 규범이 있듯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도 주위 사람과 환경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려거든 끝까지 책임지라는 말이다. 재작년이었나 함께 살던 반려견이 죽자 장례를 치르고 슬퍼하는 지인을 보며 반려동물에 대한 나의 시각을 다소나마 수정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이런 풍경이 내겐 아직도 낯설고 적응이 잘 안 된다.
첫댓글 부모가 아프다고 하면 괜찮냐고 전화 한통화하는 자녀들이 반려견이 아프면 끌어안고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 안전부절하는 모습, 이런 풍경에 이제 익숙해져야 할것 같습니다.
저도 6년 정도 반려견을 길러봤지만 반려견이 나에게 주는 위안은 그누구도 대체 해줄 수 없는 그런것이었습니다.
뒷날 기르게 되더라도 저는 집 지키는 개를 기르려고요. 마당에 좋은 집 지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