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핀 마을/이호우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본들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는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한국 대표 명시3, 빛샘]===
이호우(李鎬雨)
1912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1970년 1월 6일 타계했다. 호는 이호우(爾豪愚).
1940년 「문장(文章)」지에 시조 <달밤> 외 2편으로 추천을 완료하고 문단에 데뷔했다.
한때 광복 후에는 대구일보 편집과 경영에 참여하였고 6.25 사변 이후에는 대구매일신문 편집국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지방문화 창달과 시조문학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비교적 여유 있고 좋은 환경 속에서 고고한 생활로 일관해온 탓인지 그의 시작(詩作)은 많은 편이 아니다.
첫 시조집 《이호우 시조집》을 간행하여 1955년 제1회 경북문화상을 수상했고 그 후 오누이시조집(이호우 이영도)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중의 1권인 《휴화산(休火山)》을 발간하여 화제를 모았다. 이 시조집은 《이호우시조집》 이후의 신작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그는 심장마비로 향년 60세를 일기로 대구에서 타계했지만, 그는 한국의 고전적 시조를 현대감각이나 생활정서로 전환시킴에 있어서 시조시단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진급 시인이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개화(開花)>, <별>, <진주(眞珠)>, <새벽>, <깃발> 등은 작열하는 정념과 선명한 정취로 응결된 심상(心像)에 재래의 율조를 현대적 가락에 담아 함축성 있게 표현한 가작(佳作)들이 아닐 수 없다.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 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 반겨 아니 맞으리.
위의 작품 <살구꽃 핀 마을>은 향리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하게 배어 있다.
한편 그의 후기(後期) 시조에는 인간의 욕성(欲性)의 승화와 고고한 안주의 탈아경(脫我境)을 보여주는 <휴화산>, <바위 앞에서>, <시름> 등의 작품이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또다시 새해는 오는가>, <낙동강>, <석굴암 석불>, <실진(失眞)> 등이 있다.
주요 저서
<이호우시조집> <휴화산> 등
-본 내용은 이규호/詩人을 찾아서(원음예술사, 1987)에서 전재한 것이며 사진자료는 가능한 한 원본에 실린 사진을 찾아 실었으나, 다른 사진으로 대체한 경우도 있었음을 밝혀둡니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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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어머니 품속같이 포근합니다.
"고향의 봄" 동요에 살구꽃이 피었지요.
풍금 반주에 불렀던 그 동요를 조용히 불러 봅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의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적토마 올림=
[서울 한국시조문학관] '이호우 시인을 만나다', 시대의 저항 정신을 시로 풀어낸 이호우 By 문학관TV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