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1월14일
가수 김동률의 곡 ‘출발’. 그가 2008년에 내놓은 5집 앨범 ‘모노로그(monologue)’의 1번 트랙이다. 기타와 피리 연주로 경쾌하게 시작하는 이 곡은 이런 가사로 노래한다.
♬~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
어떤 일의 시작을 앞두고 있을 때나, 새해를 맞는 이때, 새 출발하는 모든 이에게 잘 어울리는 노래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걷는 즐거움을 매력적으로 노래한 것도 돋보인다. 2022년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새 출발의 의미를 담은 전국의 걷기 좋은 길 5곳을 소개한다.
경기 화성 해안누리길 황금해안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황금해안길은 싱싱한 해산물과 낙조로 유명한 궁평항에서 시작한다. 천여 그루의 해송이 자리한 궁평유원지, 긴장감보다는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해안철책길, 어촌체험으로 유명한 백미리 어촌체험마을까지 5km 가까이 이어진다.
이 길은 2010년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선정한 ‘걷기 좋은 해안길’에도 이름을 올렸다. 해안누리길은 인위적인 만든 보행길이 아닌 평소 주민들이 오가는 길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이미 개발된 바닷가 길이다. 황금해안길은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 바닷길로 드넓은 갯벌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길 본연의 멋을 느끼기 그만이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 코스경로 : 궁평리어촌체험마을~궁평리 해수욕장~궁평리 해송숲~밸미~굴통뿌리~감투섬~백미리어촌체험마을
▶ 거리 및 소요시간 : 5km, 1시간 40분
▶ 난이도 : 쉬움
전남 여수 갯가길 밤바다 코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여수 밤바다~♬”로 시작하는 봄 캐럴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때 벌써 봄 타령이냐 할 수 있지만 그래서 더 따스한 봄이 그리운 것 아닐까. 날씨는 추워도 걸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여수의 걷기 코스가 있다. 여수 갯가길 밤바다 코스가 그곳이다. 워낙 아름다운 밤바다를 수놓는 여수이다 보니 밤바다 코스가 있는 게 의아하지 않다.
이순신광장에서 출발해 여수 수산물특화시장을 지나 돌산공원, 진두 해안길, 거북선대교를 거쳐 다시 이순신광장까지 돌아오는 길이다. 운치 있는 여수항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걸을 수 있고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코스가 단순한 만큼 누구나 걷기 쉽다. 밤바다 코스인 만큼 낮보다는 밤에 더욱 매력적이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 코스경로 : 이순신광장 ~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 ~ 여수수산물특화시장 ~ 돌산대교 ~ 돌산공원 ~ 진두 해안길 ~ 거북선대교 ~ 하멜등대 ~ 여수해양공원 ~ 이순신광장 무술목
▶ 거리 및 소요시간: 6.45km, 1시간 30분
▶ 난이도 : 매우 쉬움
전북 임실 섬진강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섬진강 시인’이라 불릴 만큼 대부분의 작품이 섬진강을 배경으로 하는 김용택 시인은 섬진강을 벗 삼아 난 이 길에 대해 ‘눈곱만큼도 지루하지 않은 길’이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임실과 순창 지역을 따르는 ‘섬진강 문학마을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서정미 넘치는 강변길로 꼽힌다.
김용택 시인의 생가가 있는 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을 거쳐 구담마을까지 이어지는 40여km의 길은 섬진강 걷기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담마을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비롯한 많은 드라마를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장구목은 기기묘묘하게 움푹 파인 바위들이 일품이다. 진짜 요강처럼 생긴 요강바위를 비롯해 천태만상의 바위들이 강줄기를 따라 3km 정도나 늘어서 있다. 시인이 ‘서럽도록 아름답다’고 한 강변이 바로 이 길과 함께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 코스경로 : 임실구간 = 강진공영버스터미널~옛 강진교~물우리마을~진뫼마을(김용택생가)~천담마을~구담마을. 순창구간 = 장구목(요강바위)~구암정~어은정~화탄매운탕~섬진강체육공원~향가유원지
▶ 거리 및 소요시간 : 40.8㎞, 13시간
▶ 난이도 : 보통
경남 밀양 밀양아리랑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동명 영화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광해’ ‘똥개’ 등의 영화 또한 밀양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영화의 주 배경으로 수차례 등장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터. 곳곳의 면면을 보면 수긍이 간다. 인구 11만명 가량의 작은 도시지만 역사의 기록은 무려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긴 시간 동안 쌓은 유적과 유물이 현재까지 공존하며 색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밀양읍성에서 시작해 관아, 오리배선착장, 조각공원, 삼문송림, 야외공연장, 아랑각, 무봉사, 박시춘생가, 천진궁, 영남루로 이어지는 이 길에서는 밀양의 대표적인 역사와 문화, 도심 속의 자연공원을 아울러 볼 수 있다. 길 이름은 밀양의 노래라고 할 수 있는 밀양아리랑에서 따왔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 코스경로 : 읍성~관아~오리배선착장~조각공원~삼문송림~야외공연장~아랑각~무봉사~박시춘생가~천진궁~영남루
▶ 거리 및 소요시간 : 6.2㎞, 3시간
▶ 난이도 : 쉬움
부산 송도 해안 볼레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1억. 돈으로도 시간으로도 아니 그냥 숫자를 헤아리는 것으로도 마주한 적이 드문 존재이다. 무려 1억년 전에 생긴 해식절벽에 길을 낸 곳이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1억년의 시간을 공유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부산 서구 송도해안볼레길이 그 주인공이다.
송도해변에서 출발해 암남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8.3km의 순환코스다. 암남공원으로 갈 때는 해식절벽 옆구리를 타고 가는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솔숲이 우거진 암남공원을 둘러본다. 한반도에 공룡이 번성했던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알둥지화석, 석회질 고토양층 등 다양한 지질을 만나볼 수 있다. 해식절벽의 산책로는 1.1km로 걸어서 30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시간여행 분위기 덕에 추억은 오래 남는다.
송도해변으로 되돌아올 때는 해안도로 옆 산책로를 이용한다. 걷는 동안 수려한 해안 절경과 울창한 솔숲길, 스카이하버 전망대, 송도해상케이블카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경험할 수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 코스정보: 송도해수욕장(현인광장)~송도해안산책로~암남공원(두도전망대)~공원삼거리~암남공원입구~송도해수욕장(현인광장)
▶ 거리 및 소요시간 : 8.3㎞, 3시간
▶ 난이도 : 보통
장주영 여행+ 기자(semiangel@mk.co.kr)
첫댓글 모두 다 걸어보고 싶은 길이네요.
가까운 화성 궁평항을 거치는 길부터
걸어봐야겠어요. 정보 감사합니다.
저장해 뒀다가 오산에서 모임 하는날 써먹어야 겠어요ᆢ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