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대구에서 광주 처갓집으로 넘어와 영덕 Blue Road를 걷는 중 비와 땀에 젖은 배낭과 옷을 장모님께 세탁 부탁하고 정비하다.
이번 여행 중 여름 별미인 민어를 꼭 한번 먹어보고 88, 89년 업무로 자주 가던 목포가 어찌 변했는가 꼭 한번 가보리라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여행의 피로탓일까 아님 음식 먹은 것이 잘못된 것일까 이날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부터 배가 아프고 설사로 인해 모든 일정을 포기하고 쉬는데 목포에 계신 지당 명영환님으로부터 전화가 오다.
원래 목, 금, 토 교회 수련회를 간다셨는데 웬일이냐니 교회 장로님이 상을 당하시고 해서 수련회 참여를 못하시게 되었단다.
그러면서 목포에 오라시니 당초 계획대로 목포에 못간 것이 내심 아쉽던 내 귀가 갑자기 솔깃해진다.
정장제와 지사제를 먹고 간신히 속을 달랬지만 목포 가면 민어회 아니 먹을 수 없고 그러자면 자연스레 술도 해야 하는데 괜찮을까 걱정.
광주까지 와서는 목포에 안오면 서운하지라 하시는 명영환님 말씀에 용기를 내어 길을 나서다.
오후 4시 30분 목포 버스터미널에서 반가운 만남의 인사를 나누자마자 명영환님이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바로 전남 도청이 위치한 무안. 그 곳에 이리 넓은 연꽃밭이 있을 줄이야.
한 바퀴를 돌자면 3, 4km는 족히 될 그 넓은 호수에 백련이 가득하다. 7월 말부터 8월 두째 토요일까지 연꽃 축제가 열린단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연꽃, 그 것도 백련꽃 밭은 난생 첨이다. 이제 새하얀 연꽃 봉오리가 피어나기 시작.
그 백련 저수지를 배경으로 정말 오랫만에 만난 지당 명영환님과 사진 한 장
중간중간 이렇게 활짝 핀 백련도 보이고
연꽃도 크고 연꽃잎은 더 크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를 알아보기 쉽도록 축제 안내 팸플릿을 올려보다.
호수 주변엔 이렇게 붉은 배롱나무꽃이 한창이다.
일반 연꽃과는 또 다른 水蓮
연과 연이 군락을 이룬 이 곳엔 난생 처음 보는 논병아리가 한갖지게 무리지어 놀고 있다. 아마도 호수엔 물고기가 엄청 많은 듯.
무안에서 목포 구도심으로 돌아와 들러본 목포역 건너 편 뒷골목에 있는 가수 남진 生家
일제 때 지은 집인데도 아직 건재하고 사람이 살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남진 아버지께서는 호남에서 제일가는 부호
지난 시절 회사 업무 출장으로 자주 가보고는 20여녀만에 찾은 목포는 영암, 무안쪽으론 신도시가 형성되어 넓이가 많이 커졌지만 목포역과 유달산이 있는 구도심은 예전 모습 그대로인 듯.
지난 시절 추억의 장소 몇 군데를 둘러보고는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민어회를 먹기 위해 목포에서도 가장 유명한 영란횟집에 도착
평소에도 줄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휴가철이라 서울등 외지에서 온 사람들로 더욱 붐빈다.
여름 보양음식의 최고급인 민어는 그 옛날 임금님께 진상이 되었을 정도로 유명한데 아쉽게도 목포 아니면 그 맛을 보기가 힘들다.
예전 출장 때 자주 먹어 보고는 이 날 먹었으니 20년 넘은 것 같다.
민어는 그 크기가 큰 것은 거의 사람 키만하다. 그리고 깔끔하고 담백한 맛은 과연 회중에서도 귀족회라 아니 할 수 없다.
가까스로 자리를 잡고 한참을 기다려 민어회를 받고는 감동에 겨워 그 맛을 보는데 영란횟집의 양념장이 회맛을 한층 돋운다.
목포역 인근엔 민어횟집이 십여 곳 모여 있지만 이 영란횟집의 장맛으로 유독 이 집만 줄서서 기다리니 참 사람 입맛이 예민하고 섬세하다.
민어는 살점 회도 맛나지만 민어회의 백미는 바로 부레(접시 하단의 하얀 부위)다. 마치 천연 치클을 씹는 듯 혹은 치즈를 씹는 맛이랄까 아주 독특한 그 맛. 이 부레를 먹지 않고는 민어회를 먹었다 얘기할 수 없다고 한다. 더불어 민어 회 껍데기와 칼로 다져서(전라도 말로는 '조사버린다') 내오는 민어 뼈(접시 상단 좌측의 것)도 일품이다. 이 세가지는 소금에 찍어 먹어야 제 맛.
민어회를 먹고 따로 시킨 민어 매운탕도 빠뜨릴 수 없는 여름 보양식. 그 얼큰하고 깊고 오묘한 맛(전라도 말로는 '계미가 있다'라고 한다.)은 또 어떻고.ㅎㅎ
20여녀만에 찾은 목포에서 지난 시절의 추억의 흔적을 찾아보고 또 오랫만에 만나는 명영환님과 민어회와 함께 술 한 잔을 나누니 그야말로 행복에 겨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냥 가긴 서운하니 명영환님은 유달산과 신안 비치호텔 주변을 한 바퀴 돌자 하셨지만 다음 날 아침 일찍 충북 진천을 가야 하는 관계로 오후 10시쯤 아쉽지만 자리를 일어선다.
갑자기 복통이 생겨 하마터면 이 맛난 민어회를 못먹었을 뻔 했는데 얼마나 억울했을까 하는 생각에 공연히 웃음이 나오고 역시 나는 먹을 복은 있는 모양이다 하는 생각에 행복하고 만족스런 웃음이 또 한번 나왔다.
이 자리를 빌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목포의 곳곳을 보여 주시려고 애쓰고 더군다나 맛난 민어회까지 대접해 주신 지당 명영환님께 감사의 말씀을 다시한번 드립니다.^^
지당명영환님을 만난 이유는 민어회때문인 듯 글케 민어회 왕팬인 줄 알았다면...지나간 날은 어쩔 수 없고..담에 언제 형부가 보내주시면 싸들고 나가 맛봬드릴게요저 쫄깃쫄깃 부레도 엄청 마이 맛볼 수 있었는데...처음 씹으면 찔깃한 느낌이다 결국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려가죠나 민어지리 잘 끓이는디
첫댓글 에구 훈장님!!
藝鄕 가운데 藝鄕에 다녀오신 글, 정말 밑줄치며 잘 읽었고, 보았습니다.
전남도청 앞에 그렇게 넓은 백련밭, 그리고 논오리들...
민어회와 매운탕...
잘 읽고 보고 갑니다...
지당님도 반갑구요...
백련밭은 전남도청 바로 앞은 아니고 조금 떨어진 시골에 위치합니다. 전남도청 부근은 마치 과천처럼 행정신도시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더라구요.
즐거운 여행이었군요~~~사진 잘감상합니다..민어회 지도 처음 듣습니다...
민어회, 예전 나라님이 드셨다는만큼 아주 귀한 음식이지요.
지당님 오랜만에 뵙네요.지당님과 훈장님 두분의 모습이 다정도 하십니다. 연잎과 논병아리 사진 인상적이네요.
근데..저도 회 좋아하는데 차암 마싰겠당
들꽃님 목포에 함 오세요 실컷 드셔야 한접시면 족하니까요, 그대신 오시면 저하고 먼저 데이트는 하시고 드셔야 됩니당 ㅎㅎㅎ
민어회 서울에선 먹기도 힘들고 혹 있다 해도 가격이 비싼데 목포에선 3인 정도 먹을 양이 45,000원이니 그 맛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더라구요. 들님 목포 가신다면 아마도 지당님 모든 일정 취소하고 대환영하실 걸요.
네에 지당님 3인 정도가 45,000원이라니 입니다. ...
티비에서보니 민어는 버릴게 하나없고 크고 억센 비닐은 끓여 묵을 만들고 뼈는 튀겨먹고 30여가지 요리가 되던데 값도 200만원하고 보양식 그 민어 드신거예요 훈장님은 참 부지런도 하십니다.
무안 백련은 아직 많이 피지는 않은건가보네요
아마도 무안 백련은 이번 주말이 절정을 이루지 않을까 싶네요. 주사랑님도 파란하늘님과 한번 가보심 좋을 듯 한데요.
꿀꺽~! 민어가 얼마나 드시고 싶었으면 정장제까지 드시면서 준비를 하셨을까요?
저도 민어의 향을 한번 맛보고 싶네요 부럽습니당~ ^^
이번엔 민어회 먹기, 정말 벼르고렀던 일입니다. 오죽하면 배탈이 났는데도 약까정 먹고 갔겠습니까
지당님도 만나시공..넘겁고 소중한 추억이 되셧겠네요아직 한번도 못가봤지라잉 ..쓰 ..
목포
케이윌의동영상까지 올려주시는 센
목포, 지난 시절의 모습과 더불어 최근 형성된 신도시까지 아주 다양한 곳이지요. 그리고 광주, 무안 고속도로가 준공되어 예전보다 훨씬 편히 갈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마담올리브님 가시기가 쉽지 않으시겠지요
명오라버니~ 이거이 얼마만입니까?? 여기서 닉이 지당님이신지요? 반가습니당 ..
정말 오랫만 이네요, 으찌께 그동안 인라인에서도 못 뵀데요 언제 오프라인에서 얼굴 맞데고 함 봐요.
나가다 생각해보니 훈장님께는 인사도 안했다는 ㅎㅎ 죄송한 마음에 다시 인사 ..방가방가 ~
오랫만에 봽는 소리미님워용. 함께 청평쪽으로 연합MT 갔던 그 여름날이 생각납니당.
민어회라 사오모 대표로 훈장님 드시고 오셨으니 오징어회라도 쏘셔야 한다는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간절히 원하니 꿈이 이루어지네용. 오징어회도 좋지만 민어회에 비할 바가 못되지요. 정승&마마님과 오징어회에 한 잔 ,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글케 민어회 왕팬인 줄 알았다면...지나간 날은 어쩔 수 없고..담에 언제 형부가 보내주시면 싸들고 나가 맛봬드릴게요
참놔그 걸 그리 콕 찍어 얘기해야 하남요 예전 목포 출장 다니던 시절엔 민어 참 자주 먹었는데 서울서는 먹기가 그리 어려우니. 그나저나 민어는 기름기가 많아 매운탕이 유명한데 지리로는 어떤 맛일까 궁금하네요.
이 글을 보면서 이보다 앞서 장모님 상을 당한 친구 위로차 친구들과 목포에 갔다가 오히려 저 보다도 모르는 친구들 싣고 북항이며 유산이며 밤 관광()을 시켜준 기억이 떠올라 살짝 억울한 생각도...
조금만 더 알았음 남진생가와 영란회집은 들를 수 있었는데.....
여기 오셨으면 저한테 연락 주시지 그러셨어요 그럼 지가 멋지게 애스코트 해 드렸을낀데......................................
그러게나말입니다.
갑작스럽게 친구 장모상을 당해 밤에 갔다가 날밤새고 돌아오는 일정 이라서....
말씀이라도 정말 감사합니다, 지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