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배타고 간다는 예보에 태균이 마음이 마구 바빠집니다. 토요일부터 보충제 통을 자꾸 눈 앞에 내밀며 여행가는 날짜만큼 포장하라고 재촉합니다. 내일해도 되니 굳이 오늘(토요일) 안해도 된다했더니 꾹 참는 모습이 그런대로 귀엽습니다.
일요일 눈뜨자 바로 비닐포장재와 다시 보충제 통을 들고 옵니다. 미리 해두어서 나쁠 것은 없으니 5일치를 포장하는데 엄마가 며칠 분을 담는지 눈여겨 봅니다. 태균이에게 여행계획이란 바로 보충제 챙기기가 필수입니다. 하나라도 빠질새라 옆에서 지키며 참견할 준비를 하고 바닥난 보충제는 얼른 새 것으로 교체해주고, 이럴 때 지시에 대한 수행은 즉각적이 됩니다.
월요일 떠나야하기에 바쁜 주말을 보내고 오늘 배타러 왔습니다. 오늘 월요일 오전은 제주대학 병원 정신의학과에서 태균이 지능검사결과와 진단서도 수령하게 되어있기에 병원까지 들려서 가야 합니다. 그 와중에 택배도 보내고 정신없는 동선입니다.
오늘 목포로 가는 배 출발은 오후 4시 45분. 두 녀석데리고 일반승선객들보다 먼저 바로 차가지고 승선할 수 있으니 식당 가장 편한 좌석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목포행 배는 이코노미에 등급이 없어서 무조건 열댓명이 한 방에 수용되는 체계라서 방에 있기는 영 내키지 않습니다. 그래도 해가 있을 때 운행이 되니 식당에서 밥도 먹고 녀석들 주전부리도 시키면서 그렇게 시간때우다 보면 5시간 정도는 금방입니다.
자리잡고보니 여행하는 기분을 이제는 어느정도 아는지 준이의 미소가 싱그럽고, 태균이 두 눈은 온통 식당 주방쪽 직원의 움직임을 쫒고있습니다. 식사는 언제부터 가능할까 관심사는 언제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입니다.
여행이 주는 즐거움의 관점은 각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태균이에게는 역시 먹는 맛입니다. 무엇이 되었던 집 밖으로 나선 길, 그 첫날은 설레임 맞습니다. 밤늦게 목포에 도착해 운전해서 가야되는 입장에서는 쉽지않은 여정이지만 아이들의 즐거움이 고생의 대체점입니다.
배떠나기 전에 식당 주문은 시작되고 배는 출발도 안했는데 우리의 거나한 식사는 벌써 끝이 났습니다. 아침먹고 점심은 굶은 터라 두 녀석이 어찌나 신나서 먹는지 저까지 맛있는 식사였습니다.
밥먹고나자 여기저기 둘러보고 싸돌아다니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않으려는 태균이를 어찌 하리오! 요즘 하는 행동을 보면 ADHD맞습니다!
첫댓글 즐거운 선상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