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200]대관재(大觀齋) 沈義(심의)시 寄宜仲(기의중)
寄宜仲(기의중) - 의중에게 부치다.
심의(沈義)
學道非他在日强 학도비타재일강
도를 배움은 끊임없이 굳세짐에 있는지라
精微到處要商量 정미도처요상량
곳곳마다 깊고 깊게 요량을 생각하시게
頭邊歲月爭遲暮 두변세월쟁지모
세월은 머리위서 늙기를 서두나니
少壯無成老益荒 소장무성로익황
젊어서 못 이루면 늙어서 황량하리.
寄宜仲(기의중)의중에게 부쳐...
-沈義(심의)
學道非他在日強(학도비타재일강)
배우는 도리는 다른 것이 아니라 날마다 굳건해지는데 있으니
精微到處要商量(정미도처요상량)
정밀하고 자세한 곳에 이르려면 반드시 헤아려 잘 생각해야 한다.
頭邊歲月爭遲暮(두변세월쟁지모)
세월은 머리 근처에서 어찌 느직하고 더디리오?
少壯無成老益荒(소장무성노익황)
젊어서 이루지 못하면 늙어서 더욱 거칠어지나니.
<註>
強(강) : 강하다. 강하게 하다. 굳세다. 힘쓰다.
강제로 하다. 억지로 시키다. 단단하다. 세차다. 권하다.
힘이 있는 자. 강궁(強弓). 마흔 살. 억지로. 나머지.
精微(정미) : 정밀하고 자세하다. 깊고 정밀하다.
要(요) : 구하다. 잡다. 얻다. 허리에 감다. 허리띠. 모으다.
통골하다. 바루다. 조사하다. 반드시. 요컨대. 사북.
商量(상량) : 헤아려 생각하다.
爭(쟁) : 다투다. 어찌. 반어의 뜻.
遲暮(지모) : 점차 나이를 먹음. 느직하고 더딤.
少壯(소장) : 젊고 혈기가 왕성함.
荒(황) : 거칠다. 거칠어지다. 기근. 황무지. 덮다. 패하다.
상하다. 이르다. 멀다.크다. 넓다. 늙다. 어리석다.
비타(非他) ; 다른 것이 아니다.
일강(日强) ; 나날이 강해지다.
정미(精微) ; (지식이나 학문이) 깊고 정밀하다. 정교하고 오묘하다.
쟁지모(爭遲暮) ; 더디게 저물음을 다툼이니 빨리 저문다는 뜻이고
해 저물기를 서두르는 결과이니 무상함과 속절 없음이다.
소장(少壯) ; 젊고 기운참.
노익황(老益荒) ; 늙어 더욱 황량하게 됨.
도(道)는 왜 배우는가? 본체를 나날이 굳세게 하려 함이다.
공부를 해서 내 삶이 상승되지 않는다면 그런 공부 해서 뭘하냐고?
공부란 자고로 정신 바짝 차리고 깊이 있게 배워야 하거늘
허투루 공부한답시고 시간만 보내지 말란 말일세.
어느새 흰머리 희뜩이니 이토록 무상한 세월을 어떻게 지탱하겠는가.
젊어서 이루어놓지 못하면 늙어 허황하기 이를 데 없다네.
금쪽같은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깨어나 공부하시게.
심의(沈義)
본관은 풍산(豐山)이며 자는 의지(義之), 호는 대관재(大觀齋)이다.
풍산군(豐山君) 응(膺)의 아들이고, 좌의정 정(貞)의 동생이다.
1507년(중종 2)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예문관검열이 되었다.
형과는 달리 모사를 모르고 직언을 잘하였다. 그래서,
1509년 윤대(輪對)에서 당시의 정세는 군약신강(君弱臣强)임을 진언하였다가
공신들의 미움을 사서 여주부 교수(敎授)로 좌천되기도 했다.
이때 정치의 도리를 밝힌 〈일의잠(一宜箴)〉을 국왕에게 올려 신임을 받고 사
헌부감찰에 발탁되어 공조좌랑이 되었으나
관물을 절취하였다고 하여 탄핵, 파직되었다.
행동이 광패하고 언동이 직선적이어서 사람들의 호감을 받지는 못하였으나,
문장이 뛰어나 〈대관부(大觀賦)〉 · 〈소관부(小觀賦)〉 등의 명문(名文)을 지었다.
한문소설 〈대관재몽유록(大觀齋夢遊錄)〉을 썼으며,
서경덕(徐敬德) · 성세창(成世昌) 등과 교유가 깊었다.
형이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자 꿈을 빙자하여 형의 전답을 빼앗았다는 일화도 있다.
大觀齋亂稿卷之三 松溪權應仁編次 / 七言絶句
寄宜仲
沈義(심의)
學道非他在日強。
精微到處要商量。
頭邊歲月爭遲暮。
少壯無成老益荒。
文章自古多推重。
畢竟君知底所爲。
李杜程朱誰取舍。
深思應有豁然時。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