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본능과 방어본능
우리 인간들에게는 ‘공격본능’과 ‘방어본능’이라는 두 가지 본능이 있으며, 공격본능은 자기의 영역과 세계의 영역을 확대하고, 방어본능은 외부의 적을 맞이하여 자기 자신의 생명과 그 영역을 지키는 데 사용하게 된다. 공격본능이 강화되면 그가 속한 민족이나 국가나 개인은 끊임없이 세계의 영역을 확대하고 그 승리의 찬가를 부를 수가 있지만, 그 공격본능이 퇴화되고 방어본능만이 있는 민족이나 국가나 개인은 끊임없이 몰락과 쇠퇴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오늘날 제국주의자들은 대내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하고, 대외적으로는 식민주의를 선호한다. 민주주의는 그들이 속한 국가의 구성원들에게 만인 평등과 언제나 국가의 주권이 그들에게 있다는 믿음을 상기시켜주고, 그리고 그 국민들의 단결과 민심의 결집을 이끌어 내는 힘으로 작용을 하게 된다. 다른 한편, 그들의 제국주의는 그 일체화된 국력을 기초로 하여, 제3세계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무차별적으로 짓밟아 버리는 힘으로 작용하게 되고, 그들의 제국주의적인 마수를 보지 못하게 하는 이데올로기의 장치들----민주주의와 만인 평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바로 그것이다-----을 암암리에 설치하게 된다. 이 이데올로기적인 장치들, 즉 민주주의와 만인 평등사상은 그들의 제국주의적인 마수를 보지 못하게 하는 ‘오인의 메카니즘’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따라서 제3세계의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만인 평등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것을 수용하게 되고, 거꾸로 제국주의자들의 입김이나 그들의 하수인에 불과한 독재자들에게 짓밟히게 된다.
제국주의자들은 오늘날의 미국이나 유럽처럼, 대내적으로는 민주주의로 그들의 방어본능을 강화시키고,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로 그들의 공격본능을 강화시켜 나간다. 이 공격본능과 방어본능이 제대로 균형 있게 작용을 하고 있는 국가나 그 국민은 주체성의 확립이 타자성의 완성으로 이어지고, 자기 영역의 확대가 세계영역의 확대로 이어진다. 그들은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기사도적인 모험정신과 성자의 영웅주의가 육화된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반경환, [포효하는 삶]({행복의 깊이 1})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