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 2>를 읽고 있다
8장. 사회주의의 도래
포퍼는 마르크스가 다음 3단계에 의해 (자본주의를 없애고) 사회주의가 도래할 것이라 예언했다고 한다:
첫째. 자본의 증가는 비참의 증가를 초래
둘째. 자본주의에서는 필히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으로 나뉘며 필히 노동자 계급에 의한 사회주의 혁명 발생
셋째. 사회주의 혁명이 승리하여 계급없는 사회 도래
초창기 산업혁명시대는 위대했는지 모르겠지만 현 시대 대비 위 3단계를 반박해보면:
첫째. 자본증가 (즉 한 국가의 GDP 성장)하면 비참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풍요가 증가
쉬운 예로, 현재 우리나라 신축 아파트를 보면 굳이 강남3구가 아니더라도 에어컨 장착은 기본이다. 즉 현재 평균이 80년대 상류층보다 더 풍요롭다는 의미. 자본이 증가하면 비참이 아닌 (상대적 격차는 논쟁적일수 있지만) 평균적인 풍요 또한 함께 증가한다
둘째. 자본주의가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으로만 나뉘지 않는다.
자영업자, 문화예술가, 지식인 등등 자본주의는 수많은 업들을 만들어내며 분화, 발전해왔다. 그리고 이 분화 발전된 업에 따라 꼭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현대 사회는 <월급 부자>도 만들어내고 있다. 월급부자들이 자산가로 커 나갈지 어떨지는 각자 투자성향에 달린 일이겠지만
셋째. 사회주의 혁명이 승리하여 계급없는 사회도래?
이건 뭐 귀족노조를 예를 들어 수차례 논했으니 통과 (다만 여기까지 공부하니 우리나라 극진보층 아젠다는 정말 마르크스 사상에서 그다지 발전하지 못한 참으로 올드하단 생각이 든다) 마르크스 주장대로라면 현재 진보 정당들은 당대표나 최고위원 등의 계급구조를 가지면 안되고 그냥 모두 당원이고 동지만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레닌이 왜 혁명 현장에선 마르크스 사상이 크게 도움되지 않았다했는지도 좀더 이해된다.
하지만 포퍼는 마르크스 사상은 죽지 않고 변형되어 살아남을거라 예측한다.
마르크스 사상 중 우선 주 48시간 노동시간 제한과 각종 실업급여와 사회보험을 필두로 많은 부분들이 국가 간섭주의 (즉 전체주의나 복지국가) 형태로 변화, 발전되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 그대로이다. 노동시간 제한과 실업급여 등은 이미 법제화되어있고 그외 마르크스 주장들이 복지형태로 변형된 것들을 살펴보면:
첫째. 반대파들의 재산몰수
둘째. 누진세 적용
셋째. 상속권 폐지 (즉 상속세 부과)
넷째. 기업의 국영화
다섯째. 청소년 공고육 실시
여섯째. 통신과 교통수단의 국가통제
위 사례들을 현대 한국사회에 적용해보면:
2 & 3번은 전 정권에서 부동산 세금으로 강화되는 것을 체험하였고 분상제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1번이 시도되었다
넷째와 다섯째는 거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강약의 정도는 있지만 이미 실시하고 있고 사회주의가 강한 나라일수록 기업의 국영화는 심해진다 (국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전 단계가 기업 규제라 볼 수 있다).
여섯째의 경우 코로나때 두려움을 느낀 것 중 하나가 정부가 개인 통신기록을 파악하여 위치 추적을 하는데 그 자체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웠던건 국민적 저항이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리보다 훨씬 강도가 약한 통제를 하는 유럽에선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코로나 와중에도 강한 반발이 일어난 것과 비교 우리나라는 참으로 집단 순응주의라는게 다시 한번 체험되었다고나 할까)
확실히 마르크스 사상은 죽지 않았다. 다만 변형되었을 뿐이라는 포퍼의 통찰력은 날카롭다는 생각이다
첫댓글 복지라는 것이 인간을 평등하게 한다는 개념부터 잘못됐고 복지국가에 대한 허상에 많은 걸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체주의와 복지주의가 동일시 되는 정책을 구분할 줄 알아야하며 국가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국가의 간섭과 규제가 복지라는 허울로 전체주의가 되는 것은 막아야할 것이다.
마르크스 사상이 변형된 정책과 제도를 보면서 결국에는 인간을 길들이고 통제해가는 다양한 방식이었다.
청소년 공교육에 와서 갸웃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의 교육은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니 국가 차원에서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었다. 헌데 이런 생각이 공교육의 폐해와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개인의 다양성이 반영되지 않은 일관된 주입식 교육의 결과가 바로 나에게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았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