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그릇 보시의 공덕-2
그녀는 바로 도리천에 태어났습니다.
날이 밝아오자 사람들은 그녀가 숨을 거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무자비한 주인은 매우 화가 났습니다.
“이 늙은이가 이제까지 문 안에서 자는
이런 방자한 짓은 한 적이 없었다.
하필이면 여기서 자다가 죽었단 말이냐?”
그는 고래고래 고함을 치면서
다른 하인들에게 명령하여 노파의 시체를
새끼줄로 묶어서 길가에다 내다 버리라고 말했습니다.
도리천에 태어난 노파는 자신이 왜 천상에 있는지
그 까닭을 몰라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런 한편,
길가에다 내다 버린 노파의 시체를 본
5백의 천인들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 시신에다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공양했습니다.
그러자 하늘의 거룩한 광명이 온 천지에 빛났습니다.
마음이 악한 장자는 어디선가 성스러운 광명이 비치자
그 빛을 따라가 보았더니 바로 노파의 시신이었습니다.
하늘의 천인들이 내려와
보잘것없는 여종의 시신에다 공양을 드리고 있지 않은가?
“아니 천인들이여,
이 미천한 여종의 시체에다
무슨 꽃이며 향으로 공양을 드립니까?
이 노파는 살아서도 천하기 그지없는 종이었을 뿐입니다.”
장자가 이렇게 말하자 천인들은 그의 악행을 나무라며,
노파가 깨끗한 마음으로 닦은 공덕으로 인해
이미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이것이 물 한 그릇 보시한 공덕 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불공이란 단어도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전 우리들의 어머님들,
우리들의 할머님들께서는 절에 가시는 날이면,
머리 위에는 공양미를 이고 가시거나,
향과 초를 갖고 가셨습니다.
그것을 절에 간다고 안 하셨습니다.
“불공을 드리러 간다.”고 하셨습니다.
불과 30년전 까지도 그러셨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시주라는 단어조차도 잘 안 쓰고 있습니다.
옛 우리들의 어머님의 시대에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도 스님이 한 쪽에서 공양하실 때
말없이 주인에게
스님 공양 값을 드리겠다고 하고는 말없이 나가셨습니다.
승도 그런 공양을 받은 적이 많았습니다.
예전에 장기기증을 하고 몸도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소년 법회준비로 시장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호흡이 거칠고 숨이 목까지 차고 올랐지만
시장을 다 보고 식당에 들어가서 앉아서 주문을 하고
공양을 다 마친 후에 계산을 하는데
주인장 왈 “아까 어떤 아주머님하고 아저씨가
스님 밥값을 지불하셨습니다.” 하는 겁니다.
누군지는 모르시냐고 하니 모른다고 하는 겁니다.
요즘은 사찰에서 서나 밖에서나
크고 작음을 떠나 보시할 기회가 적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는
목탁시주를 받는다고 권선을 했습니다.
좋은 목탁을 하는 게 아니라
막 두들겨도 좋은 저렴한 것으로 권선을 올렸습니다.
불과 30분 만에 여러분이 소식 주셨습니다.
승에게는 사실 서 너 개면되거든요.
그런데 금방 일곱 분 정도가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 중에는 돈을 보내겠다는 분고 계셨고,
바로 입금을 하신 분고 계셨고,
‘제가 다 내겠습니다.’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승은 돈을 받는 것 보다는
시주님들께서 조금 번거우시더라도
직접 불교용품점에 들어가서 목탁도 사 보고
직접 우편이나 택배로 발송 하면서
불교용품전도 구경을 가 보고
불교용품들이 뭐가 있는지도 보면서
불교를 하나 더 알아보고 모르던 세계를 보라고 하였습니다.
시주는 간단하게 돈으로 하는 것 보다
시주님들의 정성도 담겨 있어야 만이
시주의 공덕이 더 값질 겁니다.
그것이 참 시주입니다.
참 오랜만에 시주인연을 맺어 보았습니다만
어떤 분들은 스님이 목탁 사달라고 기분 나쁘다고
카페도 탈퇴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목탁 서 너 개 값이 없어서
승이 목탁 시주를 권선 하였겠습니까?
돈을 보낸다고 하시는 분에게는 ‘직접 구입해 달라.’고 하고,
‘내가 전부 내 드리겠습니다.’ 하시는 분에게는
‘시주는 그렇게 하시는 거 아니라,
골고루 공덕을 베풀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하면서
보시의 공덕의 가르침을 드렸습니다.
작은 보시를 하더라도 진짜 정성껏 하시는 겁니다.
보시를 못하더라도 풀이 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보시들이 많지 않습니까?
요즘은 그런 보시의 기회가 많이 없어졌습니다.
그냥 온라인으로 계좌이체를 하면 끝이고,
상가 집 같은 곳도 계좌이체 하면 끝나고,
아기들의 백일이나 돌도 계좌이체 하면 끝입니다.
어찌 보면 시간을 급하게 적절하게 쓰시니 그럴 겁니다.
편리함에 모두가 익숙해져서 왠지 모르게
뭔가 공허할 때도 있으실 겁니다.
물론 곰곰이 지나간 시간을 돌아 볼 때 말입니다.
이번 시주한 목탁이 8개입니다.
그 중에 하나는 소중하게 준비하여 우편으로 보내 주신
울산에 계시는 가비님 것은 너무 정성 들여서
포장도 예쁘게 하시어 시다림용으로 간직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어제 저녁부터 오늘 새벽 기도에서 사용하고 간직합니다.
시다림이나 천도재용만으로 사용할 까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누구 것을 먼저 쓸 것인가에 대한
추첨을 하여 매주 일주일 씩 돌아가면서 사용 할 것입니다.
그래야 공평한 것 아닐까요?
비 피해가 없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024년 07월 13일 오전 06:36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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