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성 취미 23-5 ''오늘부터 여기 단골 되는 겁니까?''
조금은 한산한 분위기이지만, 영화시간에 늦지 않게 재성씨와 함께 CGV에 도착했다.
''재성씨, 오늘은 직원의 도움 전혀 없이 티켓팅을 직접 해 보시죠. 어떠세요?''
''네-'' 직원의 제안에 재성씨가 응했다.
''안녕하세요? 어떤 영화 보실까요?''
''대.외.비..요''
''네, 대외비 말씀이십니까?''
''2시50분 상영인데, 맞으신가요?''
''네-''
''앞쪽 스크린을 보시고 좌석을 선택해주세요!''
''통로 쪽으로..''
''네~ 혹시 D열의 5,6 괜찮으실까요?''
재성씨가 동행한 직원의 얼굴을 스윽 한번 되돌아 본 후, ''네-'' 라고 답변했다.
그 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재성씨가 스스로 티켓팅을 마친다. 그리고 곧 CGV 11번 상영관으로 이동했다.
''재성씨~, 영화 배경이 부산이라서 친근하시죠?''
재성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팝콘과 사랑에 빠져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영화의 빠른 전개와 결론이 못내 아쉬웠다.
이렇게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영화를 마친 재성씨가 직원에게 말을 건넨다.
''달달한 것 좀 먹지 예~''
재성씨와 함께 CGV 길 건너편에 있는 커피숍을 찾았다.
'연'이라는 아담하고 조용한 커피숍.
''재성씨, 오늘은 제가 쏠게요! 매번 제가 얻어먹었잖아요?''
''잘 먹을께~예'' 재성씨가 미소를 띠우며 직원에게 답례했다.
''카.라.멜.마.끼.아.또 주세요~'' 재성씨에게는 제법 어려운 발음이지만, 카운터여직원이 단번에 알아 듣고 재성씨에게 다시 묻는다 ''따뜻하게 해드릴까요?''
''시~.원.한.걸 로.주~.세.요~''
''저는 아메리카노 아이스로 주세요''
카운터에서 마시고 싶은 것을 각자 주문한 후, 창 쪽의 테이블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았다.
''재성씨, 오늘 영화 어땠어요?''
''재미었써예~.''
''그렇죠! 냉혈한 정치인들의 모습을 풍자한 거라 저는 좀 그랬습니다!'' - 직원 -
''저도 예~''
''차라리 개만도 못한 것 같아 예~정치인들..'' 재성씨가 비평했다.
''그래도 모든 정치인들은 아니겠죠, 재성씨~!''
''네-''
커피숍 분위기가 좋았다.
화이트 인테리어, 오렌지색 조명등 아래서 재성씨와 맞대고 앉아 나름 영화평론도 해 본다.
재성씨는 경쾌하지만 조용히 흘러나오는 음악 속에서 이렇게 커피를 마시니깐 너무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재성씨, 왜 자꾸만 얼굴을 돌리십니까?''
''좀 전에 주문하실 때, 상냥하고 친절한 여직원이 맘에 들었나 보네요?''
''네-''
거침없고 번개같이 빠른 재성씨의 답변에 놀랐다.
''사실 저도 살짝 봤는데, 얼굴도 상당히 미인이시더라고요!'' - 직원 -
''네-''
재성씨와 직원, 서로간 대화 중에 틈틈이 카운터 쪽을 바라보면서 은밀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럼, 오늘부터 우리~ 여기 단골 되는 겁니까?''
''네- ㅎㅎㅎ '' 직원의 말에 재성씨의 웃음소리가 주변의 적막을 깨뜨렸다.
그러고 보니 직원의 눈에는 유난히 오늘 재성씨가 다른 때보다 말 수도 많고, 어깨에 자신감도 넘쳐 보인다.
''4월 달에는 '소울메이트'볼까예?''
재성씨가 다음 영화를 또 직원에게 예고한다.
''저는 자립하면 부산보다는 청주에서 하는게 좋아예~!''
''왜요~ 재성씨는 부산이 고향인데요..?
''그냥 맘에 들어요..청주 분위기가 예뻐서~예''
(중략)..
계산을 마치고 커피숍을 나오면서
재성씨와 함께 풀지 못한 문제로 다시 둘만의 이야기를 나눈다.
''과연, 카운터 아가씨는 알바일까요? 사장님일까요?'' - 직원 -
''지금 되돌아가서 물어볼까예?'' 재성씨의 직구에 '하하하~' 길 한복판에 서서 서로간 박장대소 했다!
- 변재성님, 봄날의 즐거운 외출 감사드립니다 -
2023년 3월 22일 유원욱
재성씨가 이제 청주가 정붙이고 살만한 곳이 되겠네요. 대낮에 남자 둘이 커피솝 데이트도 괜찮아 보이네요!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