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남부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 '선 협의, 후 조사' 거제 환경단체 강력 반발
- 낙동강청, 평가업체 ‘거짓작성’으로 경찰 수사 의뢰해 재판 진행
- 시민환경단체 “1심 판결 전 사업자 편에서 협의 완료 서둘러” 지적
- “5~7월 공동생태조사 후 협의 약속 파기” 낙동강청장에 사퇴 요구
경남 지역 최대 규모 관광단지인 ‘거제남부관광단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선 협의, 후 조사’ 방침을 정하자 거제 지역 시민·환경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하며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등 거제 지역 시민·환경단체는 22일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법과 원칙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진행하라”며 “직무 유기와 위법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홍동곤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지난달 환경단체와 단식 농성 중인 어민 등과 만나 거제남부관광단지 예정지 내에 멸종위기종(대흥란, 거제외줄달팽이 등)이 출현하는 시기인 5~7월 중 공동생태조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하겠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이달 말까지 환경영향평가를 협의(사실상 허가)하겠다고 환경단체에 통보했다.
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약속 위반이자 법적으로 보존해야 할 멸종위기종이 서식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업자 편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해주겠다는 것으로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 외압이든 부당한 지시든 직무 유기와 위법한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은 최종 결정권장인 청장에게 있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사업자 봐주기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에 앞서 제출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조작됐다며 평가업체를 ‘거짓 작성’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해 놓고도 다음 달 예상되는 1심 판결 결과가 나오기 직전에 협의 완료를 서두른다는 것이다. 지역 시민·환경단체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이었던 골프장 규모 축소, 골프장 위치 하향, 식생보전등급 재평가, 식생 우수지역 제척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도 않은 환경영향평가서에 동의해 주는 것은 사업자 봐주기 특혜”라고 반박했다.
사업 시행사인 경동건설㈜은 관광단지 지정을 위한 절차인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먼저 제출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23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에 대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서 처리 기간 완료가 다가오고 있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우선 조건부 협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조건부 협의 후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멸종위기종에 대한 공동생태조사를 6월이나 7월 중 실시할 계획으로 ‘선 협의, 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서 협의가 승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조건부 협의 후 약속대로 공동생태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거제남부관광단지 개발사업은 거제시 남부면 가라산·노자산 일대 369만 3875㎡ 부지에 경동건설이 골프장과 체험·레저시설, 호텔, 콘도미니엄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이 개발이 덜 된 남부면 일대는 보존해야 할 자연의 보고라며 자연훼손과 난개발을 이유로 반대한다.
국제신문 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