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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 나 저기 아니야 앞으로 그렇게 부르지마 "
하며 휙 나가버리는 초딩.
아니 그럼 어떻게 부르라고 알려줘야 할거 아냐, 그냥 나가버리면 어쩌라고.
하여튼 초딩하는짓 하고는..
곧 저녁 시간인데. 약속 있나?
혼자 먹는거니, 대충 컵라면이나 먹어볼까...
아직 몸살기운이 좀 있긴한데..뭐 한끼 정도야..
컵라면을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지루하다.
뒹굴뒹굴
전화기를 가져와서 전화할 사람을 찾아봐도 도통 눈에 띄지 않는다.
몇번 아래 버튼을 누르다보니, 초딩놈 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어 푸후후 웃었다.
빨리 고맙다는 말을 해야하는데..
아마 꽤 무거웠을텐데..
왠일인지 그날이후로 얼굴을 마주칠 기회가 없어 아직도 인사를 못했다.
간혹 마주칠라 치면 아까처럼 한마디 해버리고 집을 나가버리니, 왜 그런지 도통 영문을 모르겠다.
아참, 이상한건 내가 정자에서 발견이 됐다는 것이다.
분명 공중전화까지 걸어간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초딩놈이 정자에서 발견했다니 이것 또한 미스테리다.
" 그냥 아이스크림 사먹으러 갔다가 .. 여튼 출근해 흠흠 "
멍청이, 그래도 양심은 있나보지?
밤새 간호 해준걸 알고 있지만 지은죄가 괘씸해 모르는척 했다.
아이스크림 사먹으러 안나왔으면 , 난 아마 얼어 죽었겠지?
가만.. 남은 밖에서 덜덜 떨고 있는데 아이스크림을 사먹어?
생각해보니 열받네..
앗 컵라면 다됐네?
언능 먹어야지. 후우후우
"이이이잉 이이이이이이 "
앗싸 지원이다
" 우웅 (오물오물)지원앙 "
" 머해? 밥 먹어? "
" 아니 컵라면 으흐 오늘 꼬맹이가 없어서 그냥 간단히 먹을려고 "
" Stop. 걔가 있건 없건 니가 왜 컵라면을 먹니? 홍대쪽으로 나올래? 불닭에 맥주 한잔 하자 "
" 아..."
" 왜 불닭 별로야?? "
" 어....아.. 아니야 으흐흐 사주면 맛있게 먹지요. 그럼 언제까지 나가면 돼? "
" 나 어차피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으니까 나오면서 전화해. 어차피 금방이잖아 망원동이면. 택시 타고 와 추우니까 ."
" 에이 버스타면 금방 가는데 뭐. 언능 나갈게 "
" 택시비 줄테니까 택시타. 미션이다 15분 후까지 와 "
" 으앗 !! 알았어 일단 끊어봐 "
앗. 이게 뭐야
택시를 타고보니 목도리도 안두르고, 장갑도 안챙겨나왔다.
" 멍청이 멍청이 "
택시기사가 흘끔 뒤를 쳐다보자 " 아뇨아뇨 혼잣말이에요 아저씨 "
하고 창밖을 내다봤다.
거울에 비쳐 보이는 얼굴이 그닥 조아보이지 않는다.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하는데..
자기 때문에 괜히 서울와서 고생하는거 아니냐고 말하던 걱정스런 지원의 얼굴이 떠오른다.
바봉이.. 누가 지때문이래? 치..
돈을 지불하고 택시에서 내려 핸드폰을 확인하자, 18분 가량이 지나있다.
윽.. 15분 안에 못왔네..
앗-
" 응 지원아 안그래도 홍대에 도착했어 , 응 5번 출구쪽. 응 커피빈 ? 내가 그쪽으로 갈게 그럼. 아 그럴래? 응 알았어 "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노라니, 한발 한발 또 눈이 날리기 시작한다.
이상히 올해에는 눈이 많이 온다.
" 야 너 목 "
" 응 ? "
어느새 온 지원이 황급히 본인이 하고 있던 목도리를 풀어 내게 감아준다 . 지도 코트 하나 입었구만.
하지만 지원의 이런 모습이, 눈물이 나게 행복해 거절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어깨 동무를 척 하고 걷는 지원의 허리를 손으로 감는다.
지원이 왼손으로 허리를 감은 내 손을 꼭 잡아 쥔다
" 장갑 사줄게 장갑 부터 보자 "
" 에이, 아냐 나 집에 장갑 있어 "
지원은 내게 늘 멀 사주려고 한다.
난 해줄것도 없는데..
미안한 내 마음이 전해 졌는지 한동안 말없이 걷다가 갑자기 내 머리를 흐트러 트린다
" 어어 나 머리 안감았는데 "
슬쩍 놀리자, " 괜찮아 넌 " 하고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심장에 조금의 파동이 일었다가 가라 앉는다.
너가 없는 시간들을 난 또 어떻게 견뎠을까
널 만나면 이렇게 좋은데, 내 존재가 살아 숨쉬는것 같은데
난 어떻게 혼자 밥도 먹고, 티비도 보고, 잠도 잤을까
너를 이렇게 몇주 동안이나 보지 못하고 말야.
갑자기 바빴던 지원이 미워져 물끄러미 쳐다 보다 " 고만봐 닳어 " 하는 말에 휙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 옆에 건물 본거야 " 라고 대꾸 하자
" 그니까 건물이 닳는다고, 왜, 무슨생각 한거야? "
하고 웃어 버린다.
지원의 웃음엔 당당함과 자신감이 서려 있다.
내겐 없는, 자존감 이랄까.
" 다왔다 . 여기 새로 생긴곳인데, 맛있데. 배터지게 먹자. 먹고 노래방도 가고 술도 마시자 "
" 응 그래그래 "
가만, 내가 지갑에 얼마가 있더라..
통장에는.. 가만가만
내일이 15일이니 월세를 내야하고.. 그럼.
" 그동안 연락 많이 못했으니까 오늘은 풀코스로 제가 모시겠습니다요 "
하며 지원이 싱긋 웃는다.
하여튼.. 네 앞에서는 무슨 생각을 못해..
불닭집은, 의외로 분위기가 꽤 좋았다
하긴, 사람 많은걸 싫어하는 내게 같이 가자고 할 집이면, 당연히 분위기도 고려했겠지
지원은 그런 세심한 녀석이니까.
불닭은 묘한 마력이 있다.
술을 멈추지를 못하게 한다.
맥주를 먹으면 안주로 불닭을 먹어야 하고, 불닭을 먹으면 너무 매워서 또 맥주를 먹게 된다.
순식간에 배가 볼록해져 숨도 쉴수 없게 되버린다.
맥주를 몇잔이나 마셨을까.
어쩌면 오랜만에 취하고 싶었던 걸까
" 소주 마실래 "
내 입에서 왜 그말이 튀어나왔는지 나도 잘 모른다.
지원과 오래 있고 싶어서 였을까.
지원은 물끄러미 날 바라보다 소주를 주문한다.
검은옷을 입은, 종업원이 척 소주를 놔두고 사라진다
" 너 얼굴이 너무 빨개. 귀엽다 "
" 우엑.. 나 하나도 안귀여워.. "
" 그래 다른사람 앞에선 이렇게 마시지마. 오늘은 내가 있으니 봐준다 "
지원이 소주를 따서 내 잔을 채워준다.
나도 지원의 잔을 채워주려 하지만, 지원이 간단한 제스춰로 날 저지하고, 본인이 직접 잔을 채운다.
" 요새 힘든일 있어? 그 초딩인가, 먼가 하는놈은 어때? 한번 혼내줘? "
음...
" 아냐. 요샌 꽤 친해졌어. 밥 해주면 설겆이도 막 하고 그래 아하하하 "
"...... 밥을 니가 해줘? "
" 아아.. 아니 그 머냐.. 돌아가면서 하는데 그니까 여튼 예전보다 아주 좋아졌어. 우리 엄청 친해 이제 "
두근두근..
내 표정을 읽힐까 고개를 돌리고 술을 마셨다.
지원도 입에 소주를 털어 넣는다.
" 불러 걔 "
" 뭐 ?"
" 왜, 친해졌다며 , 언니가 홍대에서 맛있는거 먹는데 사주지도 못해? 혹시 너 나한테 거짓말 한거야? "
" 무. 무슨 말이야, 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왜해.. 친해 친해 근데 아마 지금쯤 독..독서실에 "
" 일단 전화나 해봐. 설마 폰번호 없는건 아니지? "
" 아냐아냐 이것봐 이게 걔 번호야 있지 있지? "
" 응 있네. 자 통화키 눌러. 아님 내가 전화할까? "
" 아 아니야.. "
아.. 어지 럽다.
뭐.. 설마 오겠어.. 일단 전화나..
" 여..여보세요? "
- 머야 너? 아파? 목소리 왜그래
" 응 ? 아..아냐.. 그..다름이 아니라.. 친구를 .. 그니까 홍대에서 친구를 만나는데..
- 술마셨냐? 미친거 아냐? 너 감기 나은지 얼마나 됐다고 술을 쳐먹고 지랄이냐?
" 야 ! 내가 술 먹든 말든 니가 무슨 상관이야 !! 이렇게 된게 애초부터 누구 탓인데 !!
- 하아.. 그래 내가 다 잘못했습니다. 거기 어디야? 그만 마셔 데리러 갈게
응? 어라 이게 아닌데..
" 아니.. 일부러 올것 까진... ( 헉 지원이가 보고 있다 )
어어 그래 올래? 응 여기.. 홍대 4번출구....새로생긴 불닭집인데
- 알았어 어딘지 알아 , 나 어차피 지금 홍대야. 바로 출발할게
뚜뚜뚜뚜
어린놈이 전화를 먼저 끊어 확 그냥
오기만 해봐 아주 이빠이 취해서 날 엎어 가게 해줄테다
" 근데 그건 무슨말이야? "
" 응 머가?? "
지원이 왠지 굳은 표정으로 술을 털어 넣는다
" 좀 천천히 마셔. 급하게 마시면 취해 "
" 너 데려다 주고 갈테니까 걱정마. 그보다 이렇게 된게 뭐야? 너 얼굴이 좀 빨갛다 싶긴 했는데. 너 설마 아파? "
" 아니아니. 그보다..약간 얼마 전에 기침 조금 한거 가지고 그러는거야 "
" 흐음.. 그렇게 세심한 애였어? 근데 그게 왜 걔 때문이야? "
" 아.. 그니까.. 응. 그 보일러를 트는걸 깜빡 했거든.. 보일러가 걔방에 있어서.. 아하하 "
" 뭐? 그럼 자기도 보일러를 안틀고 잤단 말이야? "
" 아.. 아..... 그게.. 아.. 그니까 아 그날 안들어왔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보일러를 못튼거야 내가.. 따지고보면 걔탓은.."
" 뭐야? "
아..나은수.. 이 멍청이
그러게 거짓말을 왜해서..
아니 그보다 그 놈을 왜 감싸주고 있는거야.. 에유 이씨..
" 야 너 소주 마시냐? "
어느새 도착한 초딩놈이, 씩씩대며 내 앞에 서있다.
오늘 머리를 잘랐는지, 더 머심애 같다.
" 일단 좀 앉으세요 "
지원이 조용히 말을 꺼낸다.
초딩놈이 약간 쫄았는지 설명을 원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자 지원이 대신 손을 내민다.
" 처음 뵙네요. 원래 진작 알고 지냈어야 하는데. 저 나은수 보호자 성지원이라고 합니다 "
" 보호자요? 그런 얘기 못들었는데 "
" 우리 은수가 댁에게 다 말할 필요는 없었겠죠. 일단 왔으니 술이나 한잔 하시죠 "
내민 손을 거두며, 의자를 빼주는 지원은 왠지 평소와 다르다. 약간 무섭다.
" 보호자라는 분이, 얘 아픈것도 모르고 술을 먹이다니, 이걸 머라 그러드라..직무유기? 뭐 그런 비슷한거 아닙니까? "
" 본인이 원하는걸 해주는게 가장 좋죠. 오늘은 은수가 취하고 싶어 하는것 같아서요. 왜 그럴까요? 원래 안이러는앤데. 그보다. 얘라는 말은 좀 거슬리는군요. 나이가 훨씬 어려보이는데 말이죠 "
" 아..같이 살다보면, 그렇거든요. 너무 친해져서 나이 같은건 전혀 신경 안쓰이게 되죠. 그치 은수야? "
" 뭐? 어? 어.. "
아.. 모르겠다 뭐가 어떻게 되가는거야..
게다가.. 지원이는 그렇다 쳐도, 저 초딩놈은 왜 저리 발끈하는거야.
에휴..젊은 피다 젊은 피야.
술이나 마셔야지..
아 몽롱해..
지원이 긴머리를 쓸어 넘기는게 너무 예쁘다.
이젠 정말 저 멀리 가버렸구나..
나 같은건 옆에 서지도 못하게..
- To be continued -
어라..이런 진행이 아니었는데 -_-..
너무 새벽에 써서 그런가..
오랜만에 써서 그런가.. ㅠㅠ
첫댓글 두근두근합니다. 어라... 이건 감기때문인가? ㅋㅋㅋ 이런거 좋아해요 파바박 신경전 ㅋㅋㅋ채팅신청 안하길 잘했네요 ㅋㅋㅋ
제가 너무 늦게 들어와서 타이레놀님이 없었어요 ! ㅎ 그나저나, 1빠 축하 드립니당
헐.. 6시 18분이면.. 당연히 처음이겠네요 ㅎㅎ
사실은 새벽4시부터 있었지요...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소설쓰시라고~ ㅋㅋㅋ
우왕.. ㅎ 고마워용 ! ㅎㅎ
아 오늘도 출근 하자 마자 잘 보고 갑니다 ^^* ㅎ
^-^ 출근 하자마자 !! ㅋㅋ 저도 한때 회사에서 출근하자 마자 엘문학을 열었을 시절이 있어쭁.. 두근두근 하면서 ㅎ
오랜만에 써서 그런건가요? 내용이 더 흥미진진 하네요.ㅎㅎ;
잘 읽었습니다.^^
팬더님 ! 반가워요 ! 먼가.. 원래 이런 스토리가 아니었거든요? 한 6개월 뒤 시점으로 쓸려 했는데.. 미리 써놓은게 있는거에요..읽어봤는데 나쁘지 않아서 -_- 이렇게 돼버렸네요.. ㅎ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해용
네~소아님 !저도 정말 반가워요.앞으로도 계속 소아님의 작품을 볼수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넵.. ! 그러실수 있을꺼에용 ^-^
잘 읽었습니다~~ㅎ
^-^ 감사합니당
오오 잘 읽고가요^^
ㅎ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엇 바로 올라와서 너무 좋아요 !! 보는 내내 두근두근 두근두근
꺄 ~ 바로 4편 올리려고 햇는데 다른 걸 부탁 받아서 -_-;; 조만간 올릴게요
으잉 천천히 하세요 ! 무리하면 안되잖아요 ~ 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와우 ~_~ 저의 기쁨입니다
오오, 삼각관계가 되는건가요+ㅁ+
헛 글쎄요 !!
소아님만의 매력있는글 잘 읽었구요~.~자주 뵈요^^
꺄악 ㅎㅎ 자주 뵈어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헛.. 깊이있는 지적이에요.. 그쵸?
저도 1 2편 다시 읽어보고 썼으니..오죽하겟어요 ㅠ
자주 뵈요 꼭꼭
아, 역시 빠른 전개~! 좋아 좋아~! 가는거야~~ 달려 달려~~~!!
ㅋㅋㅋ 겨우 19금 마무리햇어요 -_-; 대박 ㅋㅋㅋ 내일 드라마 보시고 웃지나 마세요 저의 판타지는 아닙니다 ㅋㅋㅋ
완전 기대 되는데, 왜 기대하지 말래~?!!!!! 왕창 들떠서 기대 양껏하고 가야지~~ 푸하하하~~~
ㅋ 좀 있다 봐요, 저 찾을수 있겠어요? 음.. 난 오늘 흰 반팔 셔츠 아니면.. 흰 나시를 입고 갈건데 아직 안입어서 모르겠네요 ㅋㅋ
ㅋㅋ*망원동* 소아상님 집 ㅎㅎ^^;;;;;;;;; 앞전이야길 읽고 와야겠군요 ㅋㅋ
앗 ㅋㅋ 네 저희집은 망원동 입니다 >_< 물론 나은수가 저는 아니지요 ㅋㅋㅋ
왜요...이런 진행형 좋아요 ^^
우왕.. 다음 편 빨리 써야겠어용 할일도 없는뎅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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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본격 레즈 격투 드라마로 각색 할까요? ㅋㅋㅋ
ㅎㅎ 삼실에서 읽고 있는데 재밌어요
감사해요 ㅋ 저도 요새 컴터 켜놓고 할일도 없는데 4편 쓸려구요.. ㅎ
본격 레즈 격투 드라마 ㅋㅋㅋㅋㅋ 아..왜 진작 못봤을까요~~ 이리 재밌는걸!ㅋㅋㅋ전 계속 달리러갑니다<야호~
ㅋㅋㅋㅋ 그러게요 본격 레즈 격투 드라마 ㅋㅋ
탐나는데요?
푹푹 자고 다시 정주행 시작합니다 ㅎ
아 , ㅋ 다시 시작 하시나요 ㅋ
격투드라마 해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