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하버드대, 일본 게이오대, 그리고 한국 연세대 등 3개국 주요 사립대 학생들의 실질 등록금을 비교한 바 있습니다. (하단 글 참조 바랍니다) 비교 결과 원화 환산 가치로 하버드대 2000만원, 게이오대 837만원, 연세대 848만원정도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하버드대의 학생 실질등록금이 연세대보다 훨씬 비싼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반론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앞선 글에 나타난 바와 같이, 일견 하버드대의 학생 1인당 실질등록금이 평균 2,000만원으로 연세대의 850만원보다 높습니다. 그러나 이는 비용-수익(cost-benefit)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 아닌 일방적인 양적 비용의 관점에서만 비교한 것에 불과합니다. 하버드대와 연세대의 동일 교수 1인당 서비스에 대한 학생부담 단가의 관점에서 비교해보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지게 됩니다. 이를 간단히 설명해보기로 합시다. 하버드대학은 학생 2만 명에 교수가 1만 명을 넘습니다. 교수도 그냥 교수들이 아니라 4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낸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집단입니다. 더욱이 현역 교수들 가운데에도 노벨상 수상후보로 지목받고 있는 교수들도 많이 있습니다. 교수들의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도 강의교수에서부터 연구교수, 심리상담교수, 각종 교육편의시설 행정보직교수 등 매우 다양합니다. 연구교수들이 직접 강의는 하지 않더라도 심도있는 연구를 통해 하버드의 학문적 성과를 더 높이 끌어 올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다양한 형태로 연구교수들의 연구프로젝트 과정에 참여하거나 연구성과를 간접적으로 배우거나 공유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버드대라고 모든 것이 다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학생등록금에 대한 교수 서비스는 최상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비해, 연세대의 교수 서비스는 하버드에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것은 누구나 부인하기 힘든 사실일 것입니다. 앞선 글에서, 연세대는 학생 35,500명에 교수 4,080명입니다. 그러나 연세대는 시간강사와 비전임교수 수가 전체 전임교수 1,739명보다 훨씬 많은 2,342명에 달하고 있으며, 전체 교수의 57.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시간강사와 비전임교수를 전임교수의 1/2로 간주하면, 전임교수 환산 교수 수는 2,900명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버드대도 시간강사가 있으나 그 숫자는 많지 않으며 그 수준 역시 연세대와는 비할 바가 못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하버드대와 연세대의 교수 서비스당 학생 등록금 단가를 비교해보기로 하겠습니다. 하버드대학의 학생 1인당 실질등록금이 연간 2,000만 원이지만, 2,000만 원에 대한 교수 서비스는 학생 2명에 교수 1명꼴입니다. 이에 비해, 연세대는 학생 1인당 실질등록금 850만원에 대해 교수 서비스는 학생 9명에 교수 1명 꼴입니다. 양 대학 교수들의 평균적 수준 차이를 별도로 하고서라도 말입니다. 이 경우, 하버드대는 교수 1명의 서비스에 대한 학생 등록금 비용이 2명분인 4,000만 원인데 비해, 연세대는 교수 1명의 서비스에 대한 학생 등록금 비용은 9명분 등록금인 7,650만 원에 달하는 셈이 됩니다. 즉 교수 1인당 서비스에 대한 학생등록금 비용은 연세대가 하버드대의 1.9배에 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교수들의 평균 수준 차이까지를 포함하면 몇 배가 더 비싸다고 해야 할지 모를 지경입니다. 예컨대, 비교 불가능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가령 단순히 하버드대 교수 1명의 질적 수준이 연세대 교수 2명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면, 교수 1인당 서비스에 대한 학생등록금 비용은 연세대가 하버드대의 3.8배로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다시 여기에 1인당 국민소득대비 등록금 부담률의 상대적 차이를 감안하면 연세대가 하버드보다 7배 가량 비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교수의 질적 수준 차이와 국민소득 차이를 감안한 교수 1인당 서비스에 대한 학생등록금 비용을 생각하면, 한국의 대학은 한 마디로 고비용 저효율의 거의 경쟁력이 없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낮은 서비스에 비용만 대단히 비싼 그런 사업구조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고비용 저효율의 경쟁력 없는 대학, 서비스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 비용 구조를 어떻게 개혁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고비용에 맞게 서비스 질을 높여 효율을 높이도록 대학을 개혁하든지, 아니면 낮은 서비스 수준에 맞게 등록금을 낮추어 저비용으로 하든지, 또는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추진하든지 하는 것입니다. 당장 하루 아침에 교수들의 평균 수준을 끌어 올리는 것은 솔직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앞으로도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상당기간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열악한 교육서비스에 비해 지나치게 고비용인 구조를 개선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수들의 평균적인 질적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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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월27일자로 블로거뉴스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이 글을 참조해서 위 내용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미국 명문 사립대인 하버드 대학과 일본의 명문 사립대인 게이오대학 그리고 한국의 연세대의 학생 1인당 실질등록금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버드대학> - 학생수(학부+석박사) 20,114명 - 계절학기 및 청강생 5,664명 - 강의교수 2,558명(전임교수 1,984명 + 시간강사 574명) + 연구/보직교수 7,605명 = 총 10,163명 - 2006년 총 수입 " 30억 달러 - 2006년 총수업료(입학금+등록금+실습비+기숙사비) 수입 : 6.3억 달러(총수입의 21%) - 기숙사비 차감 총수업료 : 5억 달러(장학금 지급액 1억 달러 차감한 수치) - 2006년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31,300달러(원화환산 2,993만원)(=총수업료/학생수) - 기숙사비 차감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25,000달러(원화환산 2,388만원) - 계절학기 및 청강생 차감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21,000달러(원화환산 2,000만원) 추정
<게이오대학> - 학생수 : 50,672명 유치원+초중고 : 7,412명 대학 : 43,260명 학부+석박사 : 32,312명 방통대 : 9,903명 외국인학교+어학연수 : 1,045명 - 전임교수 1,750명 + 시간강사 317명 = 2,067명 - 2006년 총수입 : 2558.6억엔 - 2006년 수업료(입학금+등록금+실습비+기타) 수입 : 441.4억엔(총수입의 17.3%) - 2006년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87.2만엔(원화환산 716만원)(=총수업료/학생수) 102만엔(원화환산 837.4만원)(=총수업료/대학생 이상) - 게이오는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수업료와 대학의 수업료가 크게 차이나지 않음
<연세대> - 학생수 : 35,554명 - 전임교수 1,739명 + 비전임 794명 +시간강사 1,548명 = 4,081명 - 2006년 총수입 : 5,424억원(2007년 7,173.5억원) - 2006년 총수업료 : 3,105억원(2007년 3,436억원)(총수입의 57.2%) - 2006년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 : 848만원(2007년 966.4만원)
하버드대학이나 게이오대학 모두 명목등록금은 매우 높습니다만, 장학금이나 면제, 보조금 지급 등을 차감한 학생 1인당 실질수업료는 미국 하버드대학, 한국 연세대, 일본 게이오대학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미일 3국의 소득수준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연세대가 일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교육의 질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연세대가 하버드대학보다도 훨씬 비싸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기 한미일 3국의 주요 사립대학의 학생 1인당 실질등록금 비교결과와 3국간 차이의 원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상기 실질등록금 비교자료를 보시고 한국 대학의 경우 무엇이 문제인지 회원 여러분들의 많은 토론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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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광수경제연구소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kseri
첫댓글 오오오..이거 참 재미있는 비교네요..그나저나 한국대학등록금은 왜이리 비싼지..ㅠㅠ